<Art X NFT: Key-Trend Report>는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는 미술시장의 변화를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함께 사람(People), 기술(Tech), 미래(Future)의 세 가지 키워드로 살펴봅니다.
Melanie Gerlis (멜라니 게랄리스)
파이낸셜 타임즈 미술시장 전문 기자
3 Dots
1. 팬데믹 이후 온라인 미술 시장이 성장한 배경에는 새롭게 등장한 고객층인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2.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NFT 시장의 새로운 컬렉터들은 갤러리 중심의 기존 미술시장의 법칙을 깨고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 강력한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3. 컬렉터 트렌드 2.0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법 제정, NFT 관련 교육 기관과 플랫폼의 성장 등 다양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미술시장은 빠르게 변화했고, 새로운 미술 작품과 구매자가 유입되었다. 이 현상이 바로 ‘컬렉터 트렌드 2.0’이다. 팬데믹 가운데에서도 미술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부익부 현상이다. 23-38세의 밀레니얼 세대, 여성, 그리고 아시아 부유층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이들의 새로운 취미는 바로 미술품 구매였다. 자연스럽게 시장은 이들에 맞춰 변화했다.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온라인 미술시장의 고객은 소수가 아닌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이 되었다.
온라인 미술 시장의 가장 큰 새로운 고객인 밀레니얼 세대는 분명 이전 고객에 비해 젊지만 아주 어리지는 않은, 고소득 직업과 경제력을 갖춘 세대다. 이들은 대부분이 자수성가했으며, 분명한 취향이 있고, 스스로 선택하는 것에 익숙하다. 또한 굳이 갤러리나 아트페어를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암호화폐를 통해 작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전에는 고객들이 갤러리의 문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두드려야 했다면, 이제는 미술 작품을 판매하기 위해 딜러들이 고객들을 끊임없이 더 창의적인 방법을 동원해 설득해야 한다. 새로운 온라인 미술시장의 큰손들은 이전처럼 비밀스럽게 움직이는 것이 아닌, 트위터나 디스코드 등의 플랫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본인을 드러낸다. 이때 온라인 플랫폼의 익명성은 갤러리에서 암묵적으로 유지되었던 구매자에 대한 평가와 배제를 어렵게 만든다. 기존 미술시장의 법칙은 이렇게 새로운 유입된 구매자들로 인해 하나씩 깨져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굳어있던 기존 질서를 깨고 NFT 시장도 커졌다. 젊고 발 빠른 소비자들은 온라인 거래로 미술품을 구매했고, 자연스럽게 온라인 시장을 위한 최신 기술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플랫폼의 전성기가 함께 찾아오면서 NFT에 편승한 예술은 더욱더 빠르게 성장했다. 디지털 작품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매력적인 NFT 기반 작품은 진입장벽이 낮아진 미술 시장으로 수많은 새로운 구매자들을 끌어들였다. 새로 유입된 컬렉터들뿐 아니라 기존의 컬렉터들 역시 빠르게 디지털과 NFT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구매의 증가와 NFT 시장의 성장을 너무 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음악, 게임, 스포츠, 경제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는 NFT의 세계에서 미술이라는 분야는 아주 작다. 그렇기 때문에 요동치는 가상화폐의 가격과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게 찾아오는 수많은 변화 사이에서 휩쓸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소한의 거래에 관한 보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NFT 시장의 성장으로 오랫동안 비주류였던 아티스트들이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서구 미술 시장과 백인 남성의 지배가 아직은 크게 작용한다는 점도 여전히 지적받고 있다.
그렇다면 컬렉터 트렌드 2.0이 가져온, 그리고 가져올 변화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글로벌한 온라인 판매가 이루어지면서 각 지역의 법을 존중하면서도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규칙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생겼다. 또한 유닛 런던(Unit London)처럼 NFT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는 갤러리와 교육 기관들도 많이 생겨났으며, 새로운 플랫폼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수에게 다소 생소한 개념일 수 있는 NFT가 더욱더 넓게 알려질 수 있고, 그에 따른 또 다른 새로운 변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
아직 NFT 시장의 미래를 말하기에는 변수가 너무나 많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팬데믹 이후 미술시장의 진입 장벽이 확실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예술의 세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넓고,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