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X NFT: Key-Trend Report>는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는 미술시장의 변화를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함께 사람(People), 기술(Tech), 미래(Future)의 세 가지 키워드로 살펴봅니다.
Charlotte Kent (샬롯 켄트)
몽클레어주립대학교 아트앤디자인 부교수
3 Dots
1. 블록체인의 성장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 문제를 초래했다.
2. 최근 블록체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예술 작업과 기술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3. 우리 모두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예술과 기술, 환경을 모두 하나의 영역으로 고려해야 한다.
블록체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그에 따른 에너지 과다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산업과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도 하지만, 이처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지난 10년간 블록체인이 일으키는 환경 문제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블록체인이 미술계로 들어온 후, 작가들은 블록체인이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에 관한 담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작동 원칙은 작업 증명이다. 암호화폐 채굴자의 컴퓨터가 복잡한 퍼즐을 풀면, 그 보상으로 암호화폐의 일부를 받는 거래가 인증과 함께 이루어진다. 블록체인 기술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채굴자 또는 컴퓨터가 늘어날수록 퍼즐의 난도가 점점 높아지도록 설계되었다. 즉, 에너지 소비도 함께 증가하는 것이다.
암호화폐 채굴자들은 전기료가 저렴한 댐, 풍력 및 석탄 발전소 근처와 같은 지역에 몰려 채굴 타운을 만들며 끊임없이 산업 폐기물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점점 더 큰 규모의 암호화폐 채굴 시설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는 흔히 클라우드 기반 웹 기술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환경과 상관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사실은 그 과정에서 컴퓨터를 돌리고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수많은 자원이 고갈되고, 그에 따른 산업 폐기물도 어마어마하게 방출된다. 비트코인 채굴장이 들어서면 주거 지역이 엉망이 될 뿐 아니라 환경도 심각하게 파괴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을 시각예술,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록하고 알렸다. 블록체인과 관련한 환경 문제가 점점 더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단순한 기록을 넘어 블록체인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대체 에너지와 환경 관련 공약을 제시하는 예술가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프로젝트 역시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비판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예술을 통해 환경에 대한 이슈를 끊임없이 공론화하려는 노력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물론 작가들 중 작업 증명을 통한 크립토 아트 제작을 거부하고 생태 친화적 작품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을 다량으로 보유하면서도 여타 블록체인을 거부하는 컬렉터들도 등장했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하비스트(Harvest)라는 이름의 장치는 암호화폐 채굴에 풍력 에너지를 이용해 채굴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성공했고, 이후 그 판매 수익은 기후 관련 연구 기금으로 사용되었다. 아크텐(Akten)은 NFT제작 시 소비되는 에너지 양에 관한 연구 결과를 웹사이트에 공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는 다른 예술가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졌고, 결국 일부 링크만 남겨놓고 게시글이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연구는 유의미하다. 후발 암호화폐인 알트코인은 작업 증명이 아닌 지분 증명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게 만들어졌다.
개인의 의식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소비량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업의 노력이 현재는 더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간 그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는 힘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고민, 변화를 만드는 실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기술의 기본 원칙은 환경을 포함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