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x Tech: Key-Trend Report>는 예술과 기술 융합의 최전방에서 깊은 통찰과 새로운 상상력으로 경계를 무너트리는 각계 전문가들이 전하는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INTELLIGENCE(지성), CREATIVE(창조), EXPERIMENT(실험) 세 가지 키워드의 큐레이션으로 제안합니다. 12편의 리포트와 함께 생각의 단계를 디벨롭할 수 있는 More Think 콘텐츠를 탐색하며 미래를 앞당기는 관점으로 한발 더 나아가길 바랍니다.
민세희
데이터 시각화 아티스트
3 Dots
- 서로 맞닿은 인공지능 환경과 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때 창작의 영역은 넓고 깊어진다.
- 획일적인 변화와 다양성의 부족으로 높아진 인공지능 기술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창작자는 끊임없이 문제를 드러내 사회 문제를 직시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 기술의 고도화로 인한 창작자의 기술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누구나 기술을 향유하고 작업에 적용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
[INTELLIGENCE]
데이터는 객관적이다. 데이터로 세상을 바라볼 때 편향성을 배제한 사고를 할 수 있다. 민세희 작가는 2008년부터 데이터 시각화를 시작하면서 우리 삶 주변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마주했다. 이는 다각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길러주었고, 많은 이들과 경험을 나누는 기폭제가 되었다.
2010년, 작가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서울시가 하루 동안 어떤 사업에 얼마만큼의 예산을 사용했는지를 시각화했다. 한눈에 정보를 이해하게 되면서 한 도시가 관심 두는 사업,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이 일상에서 공공 데이터를 접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개인이 살고 있는 환경과 도시에 관한 생각을 대중적인 인식으로 끌어내는 움직임이었다.
인공지능 환경과 데이터는 서로 밀접한 영향을 가진다. 인공지능 환경은 처음 학습시킨 데이터의 성격을 그대로 담은 데이터 종속성과 반복되는 정보를 중시하는 특성이 나타난다. 심하게 편향된 데이터나 오차가 있다면 제대로 반응하기 어렵다. 데이터 내부의 편향성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며, 데이터의 범주를 정하고 만드는 끊임없는 논의가 필요하다. 다양한 소수의 의견과 집단이 보여지도록 보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창작의 영역은 크게 두 가지 분야로 넓고 깊어진다. 첫째는 데이터의 특징을 찾아내고 학습 시켜 특정한 시각적 결과물을 내는 것이다. 둘째는 인공지능에 어떤 데이터의 특징을 기억 시켜 이와 매우 유사한 원본 같은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 모델이다. 사람과 기계 환경이 창작의 영역 안에서 어우러져 서로 필요한 것들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서울라이트(SEOULIGHT)>는 추출된 데이터 특성을 기반으로 전이 효과를 만든 미디어 작업을 선보였고, 구글의 <페어(PAIR, People + AI Research Initiative)> 프로젝트는 기계와 인간이 짝을 이뤄 양질의 창작품을 만드는 움직임을 보인다.
기술의 고도화로 창작의 영역이 넓어졌다. 그런데 그 환경은 물론, 기술 자체의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이는 사회에 획일적인 변화와 다양성의 부족을 가져왔고, 다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접근이 어렵다. 창작자로서 격차를 줄이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 창작으로의 사회적 문제 해결은 쉽지 않지만, 그런데도 창작자는 끊임없이 문제를 드러내고 이야기를 만들어 문제를 직시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기술을 향유하고 각자의 업에 적용하며, 우리의 문화예술 환경 역시 풍부해지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