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프라이드 2017
"전 세계와 소통하는 디자인 축제"
2017년 4월,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특별한 디자인 축제가 진행되었다. 전 세계에서 젊고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이 모인 이 축제는 바로 ‘디자인 프라이드 2017’ 이었다. 이 행사는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를 밀라노 초청함으로써 세계화(Globalization)의 긍정적인 면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기업, 대학, 프리랜서 디자이너 간의 대화의 장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된 행사다. 자본을 가진 기업이 더 참신하고 창조적인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플랫폼을 형성하려는 목적도 같이 있다. 더불어 밀라노시에 오래된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는 시의 문화예술 정책이기도 하다.
디자인 프라이드는 2016년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개최던 가구 박람회 ‘살로네 델 모빌’ (SALONE DEL MOBILE)이 그 시초였다. 이 박람회에서 파생된 디자인 프라이드는 밀라노 위크 2017의 행사 중 가장 민주적인 퍼레이드임을 자부한다. 누구든지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모인 것이다. 무려 3천명이 거리행진에 참여했다.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퍼트렸던 ‘디자인 프라이드 2017’
이렇게 독특하게 시작한 디자인 축제는 다양한 계층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의 참여도 돋보인다. 팝아트와 디자인의 커넥션을 지향하는 브랜드 Selletti, 비영리단체 Wunderkamer, 세계 최대 규모의 라이프스타일 온라인숍 Yoox가 함께하여 축제를 빛냈다. 이뿐 아니라 여러 개성 있고 참신한 브랜드도 참여해서 축제의 다양화를 이끌었다. 진보적 디자인으로 유명한 Gufram, 브라질의 상징적인 브랜드 Havaianas, 이탈리아의 라디오 네트워크 Radiodeejay, 글로벌 디자인 라이프 스타일 업체 Wallpaper*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중 진보적 디자인을 추구하는 Gufram의 참여가 단연 눈에 띈다.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가구를 만들고 상상으로만 해왔던 가구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Gufram의 혁신적 디자인은 이 축제의 취지와도 일맥상통한다.
[Photo : deesup]
팝아트와 디자인 커넥션을 지향하는 브랜드 Selletti
Gufram의 독특함을 엿볼 수 있는 가구
거리에서 직접 말하고 행동하는 디자인 축제
디자인 프라이드의 거리행렬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광장 Piazza Castello에서 이루어졌다. 퍼레이드의 시작은 이탈리아의 예술가 Maurizio Cattelan가 이끌었다. 그는 직접 디자인한 조각상과 함께 행렬의 선봉장이 되었다. 그와 함께 참가자들은 이 디자인 혁신의 현장에 몸을 던졌다. 마치 혁명의 한 페이지를 재현한듯한 이 스트릿 퍼레이드는 디자인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호기심을 지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어우러진 행사였다. 디자인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저마다의 아이템을 들고 거리로 터져 나와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행렬에 동참했다.
이탈리아의 아티스트Maurizio Cattelan와 그가 직접 디자인한 조각상
[Photo : vogue]
[Photo : lapress]

[Photo : milano.corriere]
디자인 프라이드의 참가자들은 이탈리아 로컬 아티스트뿐만이 아닌 세계 방방곡곡에서 모인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로 구성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각 나라의 전통이 투영된 디자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노력을 하였다. '디자인 프라이드 2017'에 참여한 스튜디오 목록을 살펴보자.
스튜디오 잡(Studio Job),
Antonio Aricò(이탈리아 아티스트),
BBMDS(인테리어, 건축 스튜디오),
Cristina Celestino(건축가, 가구 디자이너),
CTRLZAK(디자인 스튜디오),
H! FIVE(디자인 스튜디오),
Ilaria Innocenti(생활용품 디자이너),
Gio Tirotto(인테리어 디자이너),
Alessandro Zambelli(그래픽 디자이너),
Zaven (쥬얼리 디자인 스튜디오) 등...
특히, 스튜디오 잡 (Studio Job)의 바나나 조형물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스튜디오 잡의 재미있는 바나나 조형물
나이에 상관없이 격식 없이, 차별 없이
디자이너로 모이다
많은 사람이 이 행사에 모인 이유는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디자인 축제를 통해 기업, 대학, 프로, 아마추어 디자이너 사이에 대화의 장을 만들고, 그들이 교류를 할 수 있는 플랫폼 형성을 위해서였다. 이 퍼레이드 덕분에 혁신적 디자인 시제품이 상업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Yoox는 젊고 재능 있는 디자인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후원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Yoox는 어리고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의 순수 미적 가치를 끌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시장가치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디자이너와 자본을 가진 시장을 격없이 연결하다
실제로, 이번 행사 중 몇몇 아마추어 대학생 디자이너 들의 작품이 Yoox.com 을 통해 판매되기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아마추어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실험적 디자인 제품을 시장에 생산해볼 기회를 가졌다. 스트릿 퍼레이드(Design Pride)는 기업의 후원(yoox.com) 을 독려했고, 디자이너와 대학의 혁신적 디자인 시도 (Desingers and universities)는 시장생산 (Compaines and crftmanship)으로 이어졌다.
디자인 프라이드는 기업과 아티스트 간 의사소통의 문턱을 낮추고 즉각적인 만남을 가능하게 했다. 기존 디자인 산업은 자본을 가진 기업의 주도로 이루어진 일방적인 흐름이었다면, 이번 행사에서는 기업뿐만이 아닌 대학, 독립 디자이너 등 다양한 계층의 디자인 아티스트들이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이다. 자기 생각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고 거침없이 표출하고 싶은 욕구를 지닌 아티스트들이 모인 행사는 이렇게 하나의 순환과정(feedback)을 만들어냈다.
디자인 프라이드의 순환과정
디자인 프라이드 2017 Information.pdf
밀라노 시의 도시디자인, 디자인 프라이드 2017
"젊음의 열기 가득한 디자인 프라이드를 개최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이미지로 도약하다."
5vie ART+DESIGN 단체와 도시 공공기관의 협업
이런 피드백을 만들어낸 디자인 프라이드 2017에는 3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가했고, 이탈리아 밀라노는 이 행사로 활기차고 북적이는 젊은 에너지로 가득 채워졌다. 사실 이번 행사는 밀라노 시정부의 도시계획 프로젝트 중 일부였다. 5vie는밀라노의 작은 골목 곳곳을 Design District로 설정하고 문화예술로 도시를 바꿔가는 단체이다. 디자인 프라이드 2017은 시 당국의 후원과 5vie가 관리하는 디자인 구역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5Vie가 설정한 디자인 스트릭트는 밀라노시의 도시계획 프로젝트로서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 도시로 탈바꿈하는데 기점이 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문화, 예술, 디자인 행사와 워크샵을 유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스토어 입점을 통해 디자인 도시로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디자인 프라이드 2017은 밀라노 시 당국의 지원뿐만 아니라 ADI (the Italian Association for Industrial Design)에서도 후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이탈리아의 밀라노는 그간 역사 유적지가 가득한 전통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었다. 어떻게 보면 올드시티라고 불리웠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밀라노 시는 젊은 감각을 더하고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모습을 도시에 담으려 했다.
밀라노가 패션뿐만 아니라 디자인 도시임을 알리는 피켓
디자이너를 위한, 기업을 위한, 도시를 위한
모두를 위한 축제
2017년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거리로 터져 나왔고, 기업은 그 젊은이의 열정에 경제적 후원으로 화답했다. 모두에게 열린 디자인 행사였던 디자인 프라이드 2017은 참가한 사람들에게 재밌는 추억을 선사했다. 발칙하고 기발한 그들의 생각과 열정은 그 자체로 의미 있었다. 이상적이고 진보한 디자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디자인 프라이드를 통해 대화의 장을 만들려 했고, 이러한 노력은 제도화된 디자인 산업에 하나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과정이 되었다.
기업과 아마추어, 프로 디자이너들에게는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고 협력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마추어 디자이너들에게는 시장생산의 기회를 주었고, 기업은 그들의 신선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지켜볼 수 있었다. 또한 역사와 전통 혹은 패션 도시로만 알려졌던 이탈리아 밀라노를 젊고 예술적인 디자인 구역으로 도약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