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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22


    Seoul Player _ PLAY : 을지공간

    OFF 대학로, ON 을지로


    interviewee 을지공간(김태형)

    hoempage euljispace.com

    SNS @euljispace

    YouTube 을지공간-소극장 공연을 집에서


    철공소들이 모여 있는 을지로 어느 골목의 건물 4층에서 연극 공연이 펼쳐지는 을지공간. 대학로를 벗어나서 예술 공간이 없던 지역에 새로운 공간과 팀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을지로에 있기 때문에 다양한 변화들을 보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고, 을지로를 오가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예술적 거점이 되기도 합니다. 을지공간의 예술적 울림이 을지로에 퍼지고 있습니다.


    을지공간과 본인의 소개를 부탁드려요.

    을지공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프-대학로, 을지로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극공연을 하는 소극장이에요. 더 나아가,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공간뿐 아니라 연극인∙창작예술가들의 터전이자 집합체이며, 예술 창작 활동과 작품이 생성되는 공간이고, 소통의 공간이기도 해요. 저는 2018년도에 을지공간을 오픈한 후 현재 운영팀의 일원으로 활동 중인 김태형입니다.

    을지공간의 김태형 님


    을지공간에서 진행되는 공연이나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을지공간은 올해 초까지는 주로 대관 및 공동기획의 방식으로 운영되었어요. 그러다 현재 운영팀이자 상임연출을 맡고 있는 장정인 연출과 함께 예술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신나는 연극집단∙극장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하게 되었죠. 그리하여 을지공간의 공연 프로그램을 갖춰서 진행하고 있어요. 올해는 저희가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한 <모파상에 대한 고백>이라는 작품을 공연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온라인 극장으로도 공연을 보실 수 있도록 영상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서울시 공연업 회생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서 <낙원의 사람들>이라는 작품도 준비하고 있어요. 10월에는 단막극제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했고, 여성 영화감독들의 영화 상영회도 했어요. 그 외에도 올해에만 몇 개의 공동기획 및 초대공연을 진행했어요.

    을지공간 공연 포스터


    을지공간을 운영하시면 연출, 제작, 연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하시는데, 본인에게 가장 어울리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모든 역할이 연극을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연극을 늦게 시작한 편이라 어느 부분에서 전문성이 있다고 말씀드리기가 아직은 부족해요. 을지공간에 필요한 역할을 상황에 맞춰서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


    공연 무대가 펼쳐지는 공간을 대학로가 아닌 을지로에 만드신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요.

    을지로는 흥미롭고 다양한 재미와 매력이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해요. 지리적으로는 서울 중구에 있는 중심부이지만, 한편으로는 변두리라는 생각도 들고요. 과거의 모습이 유지돼 있으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새로운 공간이기도 해요. 20-30대가 관심을 갖고 유입되면서 변화하는 을지로 풍경도 재미있어요. 을지로의 변화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예술적인 영감을 얻을 것 같았구요. 대학로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기존의 공연 시스템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과 단체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런 면에서 대학로와 거리를 둔 것은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예술 공간이 없는 지역에서 시작하고 싶었죠. 을지공간 근처에는 가게나 철공소를 운영하면서 생업을 이어가는 분들도 있고, 직장인도 많아요.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예술적인 거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모파상에 대한 고백> 공연 무대


    을지로는 1가부터 6가까지 굉장히 넓은데, 4가를 선택하신 이유도 궁금해요.

    을지로 입구는 명동에 가깝고, 2가부터 3가까지는 상당히 많은 개발이 진행됐어요. 방산시장을 넘어 5가, 6가는 동대문에 가까워서 멀어진다는 느낌이 있죠. 딱 4가 정도가 을지로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는 접근성 좋은 위치라고 생각해요. 4가도 새로운 공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서 다양한 팀들의 개척 정신도 느껴지고요. '접근성과 개척 정신의 접합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가장 을지로다운 4가 골목에 들어선 을지공간


    을지공간에서 공연을 진행하실 때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부분은요?

    올해는 당연한 얘기지만 코로나-19 방역이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소극장이지만 로비 공간이 있어서 관객들과 같이 교류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 제약이 있어요. 어느 정도 선까지 진행해도 될지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코로나-19가 아니라면 저희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선, 관객과 예술가의 경계선을 해체하거나, 그 관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하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공연을 진행하실 때 홍보 활동은 주로 어떻게 하세요?

    주로 온라인이나 SNS 홍보를 많이 해요. 그리고 을지공간의 공연이나 이벤트에 오셨던 분들 중 뉴스레터 수신을 동의하신 분에 한해서 새로운 공연 소식을 보내드리고 있어요. 물론 여전히 발로 열심히 뛰고, 포스터도 붙이면서 을지로 지역을 활보하고 있죠.


    을지공간에서 기획∙제작한 공연 <모파상에 대한 고백>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남성과 여성 버전으로 나눠서 공연을 진행하신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연출은 아닙니다만 창작집단 일원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19세기 후반 프랑스 작가인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의 환상 단편 소설 「르 오를라(Le Horla)」라는 작품을 기반으로 한 공연이에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말년의 작가 모파상과 그를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정신과 의사 앙리 르네(Henri René) 두 사람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인데, 마지막에 반전이 있죠. 그 반전은 공연을 보시면 알 수 있어요.(웃음) 남녀 크로스 젠더 캐스팅을 한 거는 모파상이라는 작가와 작품 자체가 인간 사회의 자산이고, 하나의 젠더로만 한정 짓고 싶지는 않아서 남성과 여성 버전으로 나눠서 연출하고 표현해 봤어요.

    <모파상에 대한 고백> 남성팀과 여성팀


    최근에 을지공간 제1회 가을 단막극제 <공존>을 어려운 시기에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셨는데, 반응은 어땠나요?

    단막극제는 처음부터 온라인 공연을 기획했어요. 코로나-19 시대에 우리와 다른 극단들이 창작과 공연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같이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아이디어를 모아서 시작했거든요. 온라인 공연을 진행하면서 오프라인도 각 공연별로 한 번씩은 진행했죠. 단막극제를 통해서 라이브로 온라인 공연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카메라, 음향 등의 장비와 기술자에 대한 역량도 갖추게 되었죠. 오프라인 공연은 거리 두기 때문에 많은 관객을 모객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오프라인 공연은 만석이었어요.

    을지공간 뉴스레터 1호 - 제1회 가을 단막극제 참여 작품


    단막극제 온라인 공연의 반응은요?

    사실 온라인 공연은 관객과 같은 공간에 있지 않기 때문에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기 어려워요. 더구나 단막극제 온라인 공연은 무료로 진행했기 때문에 반응을 알기가 더 어려웠어요.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을 때 관객의 반응과 피드백을 알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앞으로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어떤 공연을 준비하고 계시나요?

    <모파상에 대한 고백> 공연 영상 촬영을 진행해서 을지공간 웹사이트와 다른 온라인 채널에 온라인 가상 극장을 만들 예정이에요. 공연을 보러 극장을 가는 게 아니라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관람하는 거죠. 온라인이라는 특성을 살려서 오프라인 공연과는 다르게 인터랙티브한 요소도 추가돼요. 예를 들면 화면의 앵글을 다양하게 볼 수 있고, 관객의 선택에 의해서 스토리도 다양하게 전개돼요. 12월에는 창작 작품인 <낙원의 사람들>이라는 연극 공연과 <여성 영화감독 시리즈>의 영화도 상영할 계획이에요.


    지금까지 을지공간에서 진행하셨던 다양한 공연이나 행사 중 어떤 것이 가장 반응이 좋았나요?

    <모파상에 대한 고백>이요. 남녀 더블 캐스팅을 해서 2가지 버전으로 진행했던 공연을 다 보신 분도 많이 계시고, 2번 이상을 보신 분도 있어요. 10주 공연을 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관객 수도 증가했어요. 코로나-19로 악화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반응과 좋은 평가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창작 작품으로써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자부해요. 앞으로 을지공간의 색채와 창작의 노력이 담긴 작품을 계속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공연 진행 중을 알리는 사인


    을지공간을 운영하시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도 있으실 것 같아요.

    대학로였으면 겪지 않았을 일인데, 을지로이기 때문에 경험한 것들이 종종 있어요. 온라인이나 SNS에서 공연 정보를 보고 찾아왔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지역과 건물 4층에 공연장이 있다는 것에 많이들 신기해하세요. 4층까지 올라오시면서 여기가 맞는지 전화 문의를 주시기도 하고, 도착하셨을 때는 정말 극장이 있고 조명도 있어서 놀라시는 분들도 많아요.(웃음)

    을지공간 올라가는 계단의 다홍빛이 눈에 들어온다


    코로나-19로 공연 업계가 많이 힘들죠. 지금의 상황을 버티고 이겨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온라인 공연 진행이랑 관객 수를 제한하더라도 계속 오프라인 공연을 이어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코로나-19 시대이지만 꿋꿋이 계속해 나가는 게 중요하고 최선의 노력인 거 같아요.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견뎌내면서 해야 할 것들을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방법이죠. 다행히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예술 지원 프로그램들이 많아졌어요. 저희도 지원 프로그램들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이런 지원 제도는 많은 극단과 예술가들에게 큰 도움이 돼요.


    을지공간 위층에서 운영하고 계시는 와인바 온 더 무브(On the move)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5층과 루프트 탑을 사용하는 공간인데, 가격적으로 부담이 없고 접근성이 좋은 와인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와인 바예요. 오시는 분들이 뷰가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고,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가 되기도 해요. 을지공간과 온 더 무브는 서로 시너지를 이뤄내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을지공간의 운영과 창작에 필요한 비용을 온 더 무브를 통해서 조성하기도 하죠. 예술가나 배우, 스텝들이 온 더 무브에서 일하면서 일정 수익을 창출하기도 해요. 서로의 시너지를 통해서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저희의 목표 중에 하나가 을지공간에 참여한 예술가들과 같이 생업을 할 수 있는시스템을 갖춰서 예술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단체가 되는 거예요. 그게 온 더 무브의 역할이고, 앞으로 더 잘 되어야 하는 이유죠.

    온 더 무브

    I. @bar_on_the_move

    A. 중구 창경궁로5길 5, 5층

    T. 010-9194-0477

    O. 월-토요일 18:00-01:00, 일요일 휴무


    와인 바, 온 더 무브


    앞으로 을지공간의 계획에 대해서 들려주세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모파상에 대한 고백> 온라인 작업과 <낙원의 사람들> 작품으로 올해 말까지는 바쁜 일정을 보낼 예정이에요. 그리고 을지공간의 작품들을 같이 고민하고 창작해서 만들어 나갈 고정 구성원들을 모아서 2021년의 시즌을 기획해 보려고 해요.

    을지공간 김태형 님(좌) 인터뷰


    Local to Seoul

    서울문화재단의 Local to Seoul 프로젝트는 서울 각각의 지역에 존재하는 문화와 정체성을 발굴하고, 새롭게 발견한 '로컬'을 바탕으로 '서울'의 정체성을 확장하려는 시도입니다. 동네 곳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서울 X 문화]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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