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개의 서울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을 이루는 지역들이 각각의 지역문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N개의 서울>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동네의 문화 자원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과정’, 동네의 문제X이슈를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시도’, 동네를 바꾸는 '움직임'을 통해, 동네 곳곳에서 만드는 새로운 서울X문화를 기대합니다. |
[지역소식] 경희궁 문화길에서 즐기는 예술 산책 (종로구)
'경희궁(慶喜宮)'. '서궐(西闕)'이라 불리던 경희궁은 광해군 때 창건되어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덕수궁'과 어깨를 나란히 한 중요 문화재다. 오랜 역사를 거쳐 대부분이 자취를 잃고 소실된 지금은 옛 전각의 기단과 광활했던 흔적만이 터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그 위로 다양한 건물이 들어서고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면서 역사와 공존하는 문화의 거리로 다시 나아가고 있다.
'경희궁 문화길'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시작해 사직동 일대까지의 거리다. 길을 걷다 보면 선조의 숨결과 문화의 바람을 함께 맞을 수 있는데, 울창한 수림의 풍경이 그 정취를 더한다. 마을 역사를 보존하면서도 오늘의 예술을 아우르며 나아가는 경희궁 문화길. 여전히 오랜 골목길의 감성을 간직하고 있는 고즈넉한 동네의 매력을 함께 느껴보자.
1. 복합문화공간 에무(emu) / 종로구 경희궁1가길 7
2. 서궁 갤러리&카페 / 종로구 새문안로 35-20 3. 커피스트(Coffest) / 종로구 경희궁길 39 4. 라바타운(Larva Town) / 종로구 경희궁1길 1, 투바앤빌딩 5. 성곡미술관 / 종로구 경희궁길 42 6. 테라스 222(Terrace 222) & 갤러리 마리(Gallery Marie) / 종로구 경희궁1길 35 |
1. 복합문화공간 에무(emu)
르네상스 시대의 인본주의 정신을 대표하는 철학자 '에라스무스(Desiderius Erasmus)'의 이름에서 영감을 받은 '복합문화공간 에무(emu)'. 이들은 '오래된 미래'를 현재의 도시 생활에서 진화한 '현재형'으로 즐기는 문화공간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로 공간을 열었다. 지하 2층부터 4층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의 향연이 펼쳐지고, 모든 예술가와 시민에게 열려있는 곳이다.
B2, 에무 갤러리(emu gallery)
가장 아래층에는 다양한 시각 예술작업을 만날 수 있는 '에무 갤러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에무 갤러리는 매년 주제를 정해 표현의 집중을 이루며, 그에 따른 담론을 양산한다. 현시대의 작품을 선보이며 신진작가 공모전, 초대전, 기획전 위주로 전시를 열고 있다.
B1, 팡타 개라지(panta garage)
이곳은 술과 음료를 곁들이며 공연을 즐기는 편안한 공연장이다. 록, 재즈, 퓨전국악, 라이브 어쿠스틱 등 폭넓은 장르의 음악을 다루며, 인디 뮤지션의 공연과 대관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F, 북카페 에무(bookcafe emu)
'북카페 에무'는 방문객의 삶에 새로운 책과의 인연을 잇는 통로를 지향한다. 이곳은 사계절 출판사의 책이 큐레이션 되어있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책을 마음껏 들여다볼 수 있다. 카페에서 직접 엄선한 재료로 만든 갓 구운 빵과 고소한 커피의 향이 공간을 채우고, 간단한 주류와 함께 책을 읽는 즐거움의 공간이다.

2~3F, 에무 시네마(emu cinema)
'에무 시네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정한 예술영화 전용관이다. 독립예술 영화 개봉작 상영,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 영화 영어자막 상영, 영화제 및 영화 기획전을 상시 진행한다. 인기작은 물론, 쉽게 접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영화를 스크린에서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4F, 가르강 루프탑(gargan rooftop)
팡타 개라지 공연장과 맞닿아있는 '가르강 루프탑'에서는 추운 겨울 시즌을 제외하고 바비큐와 함께 공연이나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도심 속 휴양지와도 같은 곳에서 깊고 다양한 예술을 즐기고 싶다면, 제법 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히는 복합문화예술 공간 에무로 향해보자.
복합문화공간 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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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궁 갤러리&카페
기존 건물을 보수하는 서울형 도시재생 방식으로 마을 전체가 박물관으로 재탄생한 '돈의문박물관마을'. 100년의 세월이 중첩된 마을 한 편에 자신의 역사를 열심히 써 내려가는 조그마한 공간, 갤러리 카페 '서궁'이 있다. 이곳에 30년 이상 자리를 잡아서일까. 서궁의 대표는 역사와 문화예술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광복절에 공간의 문을 여는가 하면, 역사와 예술이 어우러진 세상을 지향하며 카페를 오래도록 운영해왔다.
카페를 가득 채운 매혹적인 그림은 문밖에서 살짝 들여보기만 해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 세운다. 1층부터 3층까지, 많은 그림이 벽면을 채우고 있어 마치 갤러리를 방문한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처럼 층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진 공간들은 더없이 즐거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커피와 음료, 간단한 먹거리까지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장소 서궁! 돈의문박물관마을을 둘러본 후 그 여운을 품고 서궁을 찾아 화가의 숨결을 느끼며 한적한 여유를 즐겨보자. 마을과 오랜 시간 함께한 서궁에서 켜켜이 쌓인 시간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서궁 갤러리&카페
- 주소: 종로구 새문안로 35-20 - 영업시간: 매일 10:00~22:00 - 연락처: 010-6208-9600 - 인스타그램: @seogung_gallerycafe |
3. 커피스트(Coffeest)
커피 애호가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본 적 있는 바로 그곳, 서울 시내에서 손꼽히는 카페 '커피스트(Coffeest)'다. 이곳의 커피를 맛본 사람들이라면 단연 엄지를 치켜들고 황홀하다 외친다. 영국에서 커피를 배운 로스터가 2003년 문을 연 커피스트는 'coffee+est=coffeest', 즉 최고의 커피를 뜻한다. '정직한 커피(coffee+honest)'라는 의미를 함께 지니기도 했다. 만든이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정직하고 맛있는 한 잔의 커피, 시작부터 지금까지 커피스트가 추구하는 가치다. 이러한 다짐처럼 16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은 한결같은 맛과 정성으로 한 잔 한 잔, 진지하게 커피를 내리고 있다.
커피스트의 매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이곳을 찾은 손님은 새빨간 벽과 원목 인테리어에서 따뜻함과 안락함을 느끼고, 아기자기한 소품과 식물, 커피를 담은 예쁜 잔으로 오감을 만족한다. 커피스트는 여유롭고 편안한 공간에서 맛있는 안식을 제공하는 일이 자신의 존재 이유라고 굳게 믿으며, 100년의 역사를 향해 진지하고 순박한 자세로 오늘도 자신만의 커피 향을 피워낸다.
커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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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라바 타운(Larva Town)

광화문 거리를 걷다 보면 저 멀리 건물의 옥상에서 서울을 내려보는 수상한 조형물이 보인다. 시선의 정체는 바로 '투바앤(TUBAn)'의 애니메이션 '라바(Larva)'의 캐릭터 '옐로우(yellow)'와 '레드(red)'다. 이들을 이정표 삼아 발걸음을 움직이면 유쾌한 쉼터, '라바 타운(Larva Town)'의 입구에 다다른다. 아이는 눈높이에 맞는 즐길 거리를 만나 신나게 뛰어놀고, 어른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일상을 벗어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투바앤 뜰
라바 타운의 테마 공간은 총 3개다. 먼저, 라바 타운의 앞마당인 '투바앤 뜰'은 모두에게 무료로 열린 쉼터다. 광화문의 상징인 '수문장'을 모티브로 삼은 익살스러운 라바와 인사를 하고 나면, 뒤편에는 다양한 라바 조형물이 펼쳐진다. 특히, 라바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웅장하게 재현한 조형물은 라바를 덮치려는 거대한 사람 손을 성인 몸집보다 크게 형상화해, 라바 타운의 대표적 인증샷 명소로 자리 잡았다. 기념사진을 남기며 걷다 보면 정육각형의 블록이 쌓여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새로운 공간이 나타난다. 색다르게 가꾸어진 정원은 편히 쉬는 휴식처이자, 마음껏 뛰노는 놀이터이기도 하다. 이곳은 상시 버스킹 공연뿐 아니라 시민이 직접 공연을 꾸릴 수 있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투바앤 굿즈
투바앤 뜰에서 신나게 뛰놀았다면 두 번째 테마 공간인 '투바앤 굿즈' 안으로 들어가 보자. 이곳은 투바 제작사의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굿즈샵이다. 투바앤의 대표 캐릭터 라바부터, 4-7세 남아들이 좋아하는 '다이노코어(Dinocore)', 10-30대 여성 취향의 '윙클 베어(Wingcle bear)' 굿즈까지 한자리에 모았다. 소장 욕구를 불태우는 다양한 상품을 찬찬히 살펴보며 재기 발랄한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즐겨보자.

카페 윙클
마지막 테마 공간은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쉬어갈 수 있는 '카페 윙클'이다. 이 카페의 모티브는 투바앤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카페 윙클이다. 눈으로 한 번, 맛으로 두 번, 귀로 세 번 즐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공간으로, 공간 가득 자리 잡은 윙클 캐릭터를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기분전환이 되는 '캐릭터 테라피' 장소다. 더불어 클래식 피아노 미니 공연도 무료로 열린다고 하니, 아름다운 음악 선율에 몸을 맡기며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라바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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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성곡미술관
서울 시민들이 미술관을 가기 위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은 종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대림미술관', '일민미술관' 등 모두가 아는 미술관이 밀집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인 '성곡미술관'은 유서 깊은 경희궁길에 1995년 문을 열었다. '쌍용그룹'의 창업자인 '(故)성곡 김성곤' 선생의 신념이었던 '인재 양성이 나라 발전의 밑거름'이란 뜻에 따라, '성곡미술문화재단'이 젊은 작가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미술관 내에서 운영 중이다.

성곡미술관은 삶과 일상을 풍요롭게 채우는 현대미술의 이해와 대중화를 목표로, 창의적인 국내외 예술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기획전을 진행한다. 상설 전시가 이루어지는 1관과 맞은 편의 2관 사이의 낮은 언덕을 지나면, 녹음이 우거진 아름다운 조각 정원이 나타난다. 복잡한 서울 한복판과는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듯한 조각 정원을 거닐다 보면 한가운데 위치한 소담한 카페를 발견할 수 있다. 산책이 힘든 매서운 겨울에는 잠시 문을 닫지만,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 말이면 다시 문을 열고 푸른 봄의 정원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종로의 여타 미술관보다 남달리 차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가진 성곡미술관에서 전시를 본 뒤, 정원과 카페에서 예술적 여운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선물 같은 봄의 순간이 될 것이다.
성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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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테라스 222(Terrace 222) & 갤러리 마리 (Gallery Marie)
평화로운 경희궁 문화길에는 옛 경희궁 터에 자리한 '아트 애비뉴 M 빌딩'이 있다. 이 건물의 2층과 3, 5층에는 유러피언 레스토랑 '테라스 222(Terrace 222)'와 '갤러리 마리(Gallery Marie)'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특별한 전시 관람과 함께 근사한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세련되고 아름다운 두 곳을 방문해보자.

2F, 테라스 222
테라스 222는 건물의 한쪽 벽을 따라 넓은 테라스가 펼쳐져 있다. 따사로운 햇살이 끼얹듯 내리쬐는 테라스는 마치 유럽의 레스토랑을 그대로 옮긴 듯한 낭만이 가득하다. 테라스 222의 요리사들은 엄격하게 선별한 신선한 재료로 주문과 동시에 요리를 시작해 정성스러운 식사를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뉴별로 어울리는 수제 맥주와 와인 리스트를 갖춰 최상의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곳은 손님들의 일상적인 식사를 특별한 순간의 즐거움으로 탈바꿈한다. 테라스 222가 추구하는 새롭고 창의적인 맛과 멋을 탐미하는 것은 어떨까.

3 & 5F, 갤러리 마리
갤러리 마리는 현재를 담아내고 미래를 내다보는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오늘의 예술적 담론을 바탕으로 국내외 다양한 전시를 열며, 우리 문화와 타문화를 교류해 국제적인 예술문화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새로운 비전의 구체화를 시도하는 갤러리다. 또한, 전에 없던 미술시장과 그에 따른 방법론을 제시하는 프로젝트의 연구 및 구현에 힘쓰고 있다. 현대미술의 흐름이 녹아있는 갤러리 마리를 찾는다면 흥미로운 작업과 마주하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테라스 222
- 주소: 종로구 경희궁1길 35, 2층 - 영업시간: 월~토요일 11:30~23:00(Break time 15:00~17:00), 일요일 11:30~21:00(Break time 없음) - 문의: 02-730-7300 - 인스타그램: @terrace222 |
갤러리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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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하면서도 트렌디한 분위기를 모두 가진 두 얼굴의 경희궁 문화길. 앞서 소개한 공간뿐 아니라, 고즈넉한 길을 따라 산책하다보면 예상치 못했던 동네의 면면을 느낄 수 있다. 쳇바퀴 같은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경희궁 문화길은 마치 여행지 같은 비일상적인 시간을 안겨줄 것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고요하고 아늑한 겨울 산책을 즐기며 경희궁 문화길을 거닐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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