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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의 텃밭에서 뛰노는 AI 농부들

    2021-11-03 7분 분량


    도시농업 시리즈

    1) 지붕 위의 도시 식량 인큐베이터 

    2) 도시의 텃밭에서 뛰노는 AI 농부들 

    3) 연대를 싹틔우는 힘_도시 정원


    토지를 이용해 생산물을 얻는 모든 활동을 일컫는 농업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다. 사람의 생존과 직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시되었다면, 이미 먹을 것이 풍족해진 현대에서는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며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생산을 위해 중시되고 있다. 이렇듯 간과할 수 없는 중요성과 무게감으로 인해 농업 기술은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최근에는 생명과학의 근간에도 농학이 포함될 정도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Photo : unsplash.com]

    최근 들어 국내 농업계는 큰 변곡점을 맞이했다. 높은 인구 밀도와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농촌 인구 감소, 그리고 줄어드는 농경지로 인해 대부분의 국민 식량이 수입산에 의존 중이다. 게다가 근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아 농경지로 사용할 만한 땅이 부족하다. 이러한 취약점들 탓인지 2021년 국가 식량 자급률은 46%에 그쳤다. 만약 수입 곡물들이 모종의 이유로 수급 사정이 원활해지지 않게 되면 식량 위기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농업계에서는 좁은 땅에서도 농업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으며, 그 결과 농업에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팜이 탄생했다.

    스마트팜을 이용한 농업은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최적의 생산 환경을 유지함으로써 단위 면적당 최고 효율의 생산량을 추구한다. 간단한 원격 온도조절 장치에서부터 시작된 스마트팜 기술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자동 생산을 넘어 작물의 영양 상태까지 자동으로 점검할 수 있는 고도화된 수준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인공적인 환경에서도 작물 재배가 가능해 일정 조건만 갖추면 도시의 빌딩 안에서도 식물 재배를 할 수 있어 향후 농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ICT를 활용하기에 생산량 조절 및 예측이 가능하며 농작물 출하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국내외 스마트팜의 선두 주자들은 과연 어떤 기술력으로 스마트한 농업 시장을 이끌고 있을까?




    [네덜란드 Priva] 통합환경제어와 인공지능을 이용한 스마트팜 시스템

    스마트 농업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네덜란드는 지리적 특성상 농사를 짓기가 어려운 편이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자연조건을 이겨 내기 위한 농업 기술 개발에 몰두했고, 그 결과 농업 분야 세계 최고의 연구 교육기관이라 불리는 와게닝겐UR(University & Research Center)이 탄생했다. 또한 교육기관뿐 아니라 관련 기업들도 대체 농업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몰두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프리바(Priva)다.

    프리바의 주력 사업은 실내환경제어 시스템이다. 스마트팜은 어떤 환경에서도 최적의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기에 실내환경제어 기술은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필수적이다. 원예산업에 필요한 온실용 난방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이었던 프리바는 공조시스템 컴퓨터 개발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실내환경제어 시스템 솔루션 회사로 성장했다.

    프리바 시스템이 적용된 중국의 딸기 농장

    [Photo : Priva 홈페이지]

    프리바의 첨단 실내환경제어 시스템은 스마트팜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적용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작물의 종류와 수확 방법에 따라 기후를 자동화하여 시설 안에서 내부 기후를 관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병충해 피해를 예방하는 최적의 조건에서 작물이 자란다. 또한 작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물의 양을 최적화함으로써 불필요한 자원 소모와 경제적 비용 낭비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스마트팜 시스템이 도입된 농장에서는 전통 온실보다 90% 가까이 물을 아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뿐 아니라 일종의 공장 시스템으로 환경을 제어하게 되므로, 정확한 산출량을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점들로 덕에 도심의 빌딩 안에서도 충분한 공간과 여건만 마련이 되면 환경제어를 통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팜의 시스템은 모두 태블릿으로 간단히 조작할 수 있다

    [Photo : Priva 홈페이지]

    최근 프리바는 통합제어기술에서 진일보하여 클라우드 솔루션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퍼포먼스 관리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각 농가에서 취합된 재배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하여 더 최적의 생산성을 지닐 수 있도록 시스템 스스로 자가발전하고 있다. 그 때문에 프리바의 시스템을 도입한 농가들은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어떤 환경에서 더 나은 생산성이 확보되는지 알 수 있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재배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어떤 방식과 시점에서 필수 노동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하는지를 알게 됨으로써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농장을 경영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 Inaho] 로봇이 일하는 스마트팜

    농산물을 재배하는 데 있어 사람의 노동력은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대다수의 선진국은 도시화로 인한 농촌 인구 감소로 인해 농가의 일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선진국의 농가 인구 부족 현상은 곧 농업의 위기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더 빨리 움직였다. 그 덕에 스마트팜과 관련된 다양한 시도들이 앞서 진행되었으며, 그 대안으로 농산물을 수확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되었다.



    일본의 스타트업 이나호(Inaho)는 최근 채소를 수확하는 로봇을 개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로봇을 이용한 농산물 수확에는 여러모로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다. 우선 농작물을 감별할 수 있는 카메라와 정밀 센서 기술, 그리고 데이터 처리를 기반으로 농작물의 생육 상태를 파악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작물이 잘 자랐다고 생각되면 별도의 제어 없이 수확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를 구동할 수 있는 로봇 자동 제어 기술도 필요하다. 여러 개의 열매가 함께 열리는 작물의 경우, 수확 대상이 아닌 다른 열매를 건드리지 않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정교한 센서 처리 기술과 함께 로봇 구동 기술이 동반되어야 한다. 현재 이나호에서는 이 두 기술을 모두 상용화하였으며, 작물 한 개당 12초 안에 수확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상용화 초기인 2019년에는 아스파라거스와 오이 수확 로봇이 개발되었고, 최근에는 고추, 가지, 피망 등을 수확할 수 있는 개량 버전의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이나호는 2022년도까지 일본 전역에 1만 대 가량의 로봇을 공급하겠다고 계획하고 있다.

    아스파라거스를 수확하고 있는 이나호 로봇

    [Photo : Inaho 홈페이지]

    농업 현장에서 로봇이 활용될 경우,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노동력 부족 위기를 타개할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이 기술은 더욱더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특히 로봇을 이용한 스마트팜은 탁월한 생산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게 만드는 건설적인 농업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결과적으로 이나호의 수확 로봇 기술은 젊은 세대와 기업들이 농업에 관심을 두게 만드는 계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국 Farm8] 국내 농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농업법인

    팜에이트(Farm8)는 한국의 대표적인 스마트팜 기업이다. 해외 선진 기업들에 비하면 후발 주자로 한발 늦게 스마트팜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2014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발전을 거듭해 최근에는 그 기술력을 세계 10위권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답십리역 메트로팜 전경

    [Photo : 플랜티팜 홈페이지]

    팜에이트는 기존의 외국 시스템들을 개량하여 한국의 환경과 작물을 고려한 맞춤 매뉴얼을 적용했다. 생산 실패의 확률도 크게 줄여 국내에서 수직 농장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존의 비용을 약 1/5로 줄였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컨테이너형 수직농장도 개발했다. 남극 세종기지에 전달되어 화제가 되었던 팜에이트의 컨테이너 수직농장은 생육 과정에 필요한 자동환경제어 시스템을 갖췄을 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한 공간에서 엽채류와 과채류를 동시에 재배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완전 자동 컨테이너형 수직 농장인 오토팜도 개발했는데, 오토팜은 등록된 레시피에 따라 로봇이 파종부터 재배, 수확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생장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싹이 트고 잎이 자라는 모든 과정을 세분화해 컨테이너 선반의 층마다 생장 조건을 다르게 설정한다. 로봇은 작물의 생장이 일정 조건을 충족한 것을 센서로 확인하고 1층에서 2층, 2층에서 3층으로 작물을 옮기며 전반적인 재배를 담당한다.

    팜에이트가 만든 컨테이너형 스마트팜 내부

    [Photo : 플랜티팜 홈페이지]

    팜에이트는 기계 설비뿐 아니라 스마트팜 기술로 재배한 채소를 국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 납품하고 있는 농업법인이다. 그렇기에 팜에이트에게 있어 스마트팜(수직농장) 기술은 채소를 보다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한 대안이 된다. 또한 미래 농업 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팜에이트가 농장에서 재배하고 있는 채소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형 샐러드용 채소인 엽채류들이다. 이처럼 팜에이트는 국내 농가들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미래의 농업을 선도할 수 있는 스마트팜 개발과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ICT 기반의 환경제어시스템이 주를 이루던 1세대 스마트팜을 지나 클라우드 서비스와 인공지능 자동제어까지 가능한 2세대 스마트팜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세대 스마트팜은 환경 제어까지는 자동화가 가능했지만, 그 환경을 설정하는 몫은 사람이 담당해야 했다. 때로는 ICT 기술로 모인 데이터를 사람이 해석하고 시스템을 재설정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기도 했다. 재배 데이터 해석이 미숙하거나 농사 경험이 없는 초보 농사꾼에게는 스마트팜이 오히려 실패를 안겨 주기도 했다.

    그러나 2세대 스마트팜에서는 농사 환경과 작물에 대한 정보만 제대로 입력해 주면 인공지능이 최적의 생산성을 낼 수 있도록 스스로 의사결정을 한다.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최적의 생장 조건에서 농사가 가능하며, 기존의 농업에 비해 월등한 생산력을 갖고 있다. 더 나아가 국내 스마트 농업 기술 전문가들은 3세대 스마트팜 연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세대 스마트팜은 완전 자동화를 이룬 2세대에서 복합 에너지 관리 설비 및 수확 로봇과 같은 농작업 자동화 설비까지 추가로 갖추고 있다. 특히 3세대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수출형 모델로 개량 개발 중이다.

    스마트팜 3세대 모델 개요

    [Photo :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블로그]


     


    스마트팜을 활용한 농업은 시대의 흐름의 필연적인 결과물이다. 아직은 기존 농가를 배려하기 위해 해외 품종 작물 위주로 재배를 하고 있지만, 농촌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질수록 스마트팜은 우리나라 농업 전반을 지켜 주는 대안이 될 것이다. 이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기존의 생산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향상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팜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농업은 결국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에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기에 현대 농업의 위기를 타개해 줄 유력한 후보인 스마트팜은 앞으로도 진화할 것이고 계속해서 발전해 갈 것이다. 농경 사회가 시작된 신석기 시대의 유물들을 살펴보면 더 나은 농작을 위해 노력했던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은 과거에 그랬듯 지금도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해 가지고 있는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