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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라보 시대 2.0, 서로 다른 업의 공존

    2021-11-10 10분 분량

    

    관련 기사 1: 브랜드,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게 하다 

    관련 기사 2: 브랜드,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 퍼블리셔가 돼야 한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다

    최근 재미있는 협업으로 눈길을 끄는 이색 콜라보 마케팅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MZ세대가 소비의 중심에서 유행을 선도하자 각 브랜드는 이들을 겨냥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MZ세대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이색적인 경험과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다. 가성비보다는 신선하고 독특한 제품에 더 호기심을 보인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기에 브랜드의 색다른 도전에 열광하며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빠르게 공유한다. 이런 MZ세대의 영향력 때문에 각 브랜드는 끊임없이 그들에 관해 연구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Photo : unsplash]

    그러나 브랜드 간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히 특정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기존 제품에 대한 이미지 제고, 제품에 대한 화제성 및 관심도 증폭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결과를 양산한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콜라보 성공 사례로는 곰표가 있다.

    올해로 69년된 밀가루 회사 대한제분의 곰표는 지난해 뉴트로 트렌드에 따라 브랜드 캐릭터인 하얀 곰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밀가루처럼 하얗고 깨끗한 것들을 강렬하게 매치시켰다. 패션, 뷰티, 생활용품, 식품 등 다양한 산업군과의 협업을 통해 파생 제품을 출시했고, 여러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곰표라는 브랜드 단일 이미지를 생성했다.

    콜라보 마케팅 전까지 곰표는 그저 요리하는 이들에게 밀가루 회사 중 하나로 인식될 뿐, 뚜렷한 브랜드 이미지가 없었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아닌 데다 생소한 브랜드에 속했다. 그러나 콜라보 마케팅 후, 곰표는 69년 된 오래된 밀가루 회사 이미지를 버리고 MZ세대의 사랑을 받는 힙한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동네를 기반으로 한 연결, 취향을 중심으로 한 연결

    시장이 다른 두 브랜드, 이 둘의 공존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서로의 소비자를 새롭게 유입시키고, 자연스럽게 제품을 노출시킨다. 비슷한 성격 탓에 거부감없이 소비자들의 삶에 스며들고, 직간접적으로 두 브랜드를 연결한다.

    이처럼 콜라보레이션 시장의 성장세는 가히 콜라보 시대 2.0이라고 명명할 만큼 현재 진행형이다. 콜라보 시대 2.0에서 브랜드는 기성 제품에 단순히 브랜드 캐릭터나 제품 특성을 부가하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패션, 식음료업계에서 활발하게 일어났던 협업 상품 제작에서 한 걸음 더 진화한 형태로 저마다의 변주곡을 써 가고 있다.

    [Photo : unsplash]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H&B스토어(Health & Beauty store) 올리브영동네라는 키워드를 접점으로 협업을 진행했다. 주 활동 무대가 동네인 중고거래시장과 H&B 시장의 만남은 소비자에게 신선한 조합으로 다가왔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영역에 있지만, 소비자의 슬세권(슬리퍼로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주거권역)을 주 무대로 삼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브랜드는 컬러와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와 팝업 존 등을 세워 새로운 경험을 통해 소비자의 일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자 했다.

    당근마켓과 올리브영의 콜라보 마케팅 포스터

    [Photo : 채널 CJ]

    당근마켓과 올리브영의 콜라보 팝업 스토어 전경
     [Photo : 당근마켓

    W컨셉 여기어때도 취향이라는 공통분모를 매개로 협업을 진행했다. 여행 전 체크 리스트에서 의상이 빠질 수 없다. W컨셉과 여기어때는 이 점을 공략해 여행X패션을 콘셉트로 삼는 콜라보레이션 럭키 드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두 브랜드의 강점을 한껏 살린 이번 이벤트에서는 추첨을 통해 호텔 숙박권과 숙소 콘셉트에 맞는 패션 아이템 패키지를 제공했다. 여기어때의 숙박권과 함께 W컨셉의 패션 전문 에디터가 외출복, 라운지 복장, 실내복, 뷰티 키트 등 숙소 콘셉트에 맞는 의류를 준비하여 더욱 특별한 취향 저격 맞춤형 여행을 선사했다. 나만의 취향을 중심으로 새로운 접점을 마련해 서로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 주는 신선한 접근이었다.

    W컨셉과 여기어때의 콜라보 마케팅 포스터

    [Photo : W컨셉



    디테일한 고도의 콜라보레이션 전략

    주류업계도 콜라보 열풍을 피해 가지 못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홈술에 대한 수요가 늘자 주류업계에서는 브랜드 간 색다른 조합이 돋보이는 이색 콜라보 제품들을 쏟아냈다. 흥미로운 점은 콜라보 제품이라고 해서 다 같은 콜라보 제품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주류업계는 제품의 특성과 디테일을 고려한 고도의 콜라보 전략으로 맥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레트로 수제 맥주

    곰표와 유사한 헤리티지를 가진 장수 브랜드들에서도 레트로 수제 맥주를 잇달아 출시했다. 66년 전통의 구두약 제조업 말표의 수제 흑맥주 말표 흑맥주, 75년 역사의 속옷 전문회사 (구)백양, (현)BYC가 만든 양털같이 부드러운 거품의 수제 맥주 백양 BYC 비엔나 라거 등이 그 예다. 고급스럽고 시원함을 강조한 기존의 맥주 시장에서 강렬한 레트로 비주얼은 시각적으로 큰 자극이 되었다. 외래어가 대부분인 주류 제품들 사이에서 한글로 큼지막하게 적힌 브랜드명 곰표, 말표, 백양도 젊은 세대의 궁금증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백양의 경우, 곰표가 인기를 휩쓴 이후임에도 불구하고 사흘 만에 판매율 80%를 넘길 정도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인지도 회복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친근감을 높여 브랜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1972년 출시되어 현존하는 국내 아이스크림 중 가장 오래된 롯데푸드의 아맛나 또한 이런 특수를 노린 레트로 수제 맥주를 개발 중이다.

    레트로 콘셉트로 제작된 곰표, 말표, 백양 수제 맥주 패키지

    [Photo : BGF리테일]


    제품의 특성을 살린 독특한 맛

    소비자 반응조사기관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가 콜라보레이션 술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맛을 경험해 보고 싶어서(46.1%)라고 한다. 기존 주류시장에는 없었던 독특한 이 젊은 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다양하고 품질 좋은 수제 맥주들이 등장하며 국내 주류 시장이 점점 더 발전해 가고 있다.

    맥주는 맛과 향, 발효 공법에 따라 필스너, 에일, IPA, 라거 등으로 구분된다. 국내에서는 라거가 시원함, 청량감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높은 판매량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혼맥 열풍이 불며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기려는 수제 맥주를 애호가들이 늘어났다. 이에 기업들은 제품의 특성을 살린 독특한 맛의 콜라보 맥주를 속속 출시하며 K-수제 맥주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경남제약의 비타민 브랜드 레모나와 손잡고 이슬톡톡의 청량감에 상큼한 레모나의 맛을 더한 이슬톡톡 레모나를 출시했고, 농심은 배 퓌레를 첨가해 은은한 배향과 달콤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배홍동 맥주를 출시했다. 또한 롯데제과는 쥬시후레쉬 껌 원액을 넣어 제품 본연의 과일 향과 맥주의 청량감을 살린 쥬시후레쉬 맥주를 만들었다. 이 외에도 민트초코맛, 아이셔맛, 샤인머스캣맛, 빠삐코맛 등 다양한 소주 이색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Photo : (좌)세븐일레븐(우)하이트진로]


    맥주와 잘 어울리는 푸드 페어링 전략

    맥주와 조화를 이루는 안주 브랜드에서도 푸드 페어링 콘셉트로 맥주 시장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골뱅이 가공업체 유동골뱅이는 골뱅이무침이 맥주 안주로 인기가 높은 점에 착안해 자연산 골뱅이에는 맥주를 개발했다. 달고 고소한 맛을 강조한 비엔나 라거가 골뱅이의 매운맛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오뚜기의 진라면도 라면과 함께 페어링해 먹는 진라거를 출시했다. 개발 과정에서부터 라면과의 조화를 고려해 합성 착향료 사용을 배제했고, 카라뮈닉 몰트를 이용해 라면과 어울리는 구수하고 깊은 맛을 구현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은 치맥하기 좋은 수제 맥주, 교촌치맥을 선보였다. 치킨의 기름진 맛을 잡아줄 수 있도록 탄산감을 높여 청량한 맛을 연출하고, (치킨+맥주)에 딱 맞는 조합으로 시장에서 차별화를 주고자 했다.

    [Photo : (좌)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 (우)세븐일레븐]


    재미를 통한 소비자와의 소통 강화

    MZ세대는 맛을 넘어 흥미롭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 배달의민족은 이를 이용해 브랜드 특유의 재밌는 B급 마케팅을 맥주에 접목시켰다. 맥주를 마실 때 내는 소리, 를 제품명으로 내세워 제품의 특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위트 있는 작명 센스와 어울리는 음식 제안으로 단기간에 인기를 얻을 뿐 아니라 패키지에 기업 서체를 활용해 브랜드 또한 아이덴티티 또한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마트 프로야구단 SSG랜더스는 야구 마케팅의 일환으로 야구 맥주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SSG랜더스라거슈퍼스타즈 페일에일, 최신맥주 골든에일 등 유쾌한 제품 디자인과 구단을 연상시키는 패키지로 야구팬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 특히 최신맥주는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SSG랜더스의 강타선인 정-추수-제이미로-최환을 칭하는 말을 제품명으로 삼은 케이스로, 야구선수 4인의 이름을 조합해 팬들과의 소통을 도모했다.

                         

    [Photo : (좌)세븐일레븐 / (우)이마트24]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산업 간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 제품으로 업종 간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융화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기에 그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고유의 영역과 경계를 허물어가며 흥미 거리와 함께 독특한 시너지를 만든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소비자의 제품 구매 기준도 쉽게 달라지는 세상이다. 그렇기에 브랜드는 업계의 커뮤니케이션만을 따라가기보다 틀에서 벗어나 소비자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의 관심사와 소비 패턴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그에 맞춰 움직일 필요가 있다. 정형화되지 않은 독특하고 신선한 마케팅만이 소비자와의 소통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색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와 이를 겨냥한 브랜드 사이에서 앞으로 또 어떤 매력적인 결합이 탄생하게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