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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LLIGENCE] AI는 ‘험한 창작에 다리가 되기’를 꿈꿀 수 있을까?

    <Art x Tech: Key-Trend Report>는 예술과 기술 융합의 최전방에서 깊은 통찰과 새로운 상상력으로 경계를 무너트리는 각계 전문가들이 전하는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INTELLIGENCE(지성), CREATIVE(창조), EXPERIMENT(실험) 세 가지 키워드의 큐레이션으로 제안합니다. 12편의 리포트와 함께 생각의 단계를 디벨롭할 수 있는 More Think 콘텐츠를 탐색하며 미래를 앞당기는 관점으로 한발 더 나아가길 바랍니다. 



     Key-point 

    1. 인공지능의 기본 원리와 시스템에 창의적 사고를 적용하면 창작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의 가능성이 보인다. 
    2. 단순한 규칙 학습을 넘어 과학과 인문학, 지식과 감정을 융합한 창의적 분야를 인공지능에 적용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3. 인공지능은 과학과 예술 분야에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중요한 다리다. 


    [INTELLIGENCE]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면 새로운 차원의 창의적 융합 예술의 장이 열린다. 총 3층 구조의 건물에 올라가는 과정으로 표현할 수 있다. 1층은 인공지능의 학습과 작동 원리를, 2층은 예술과 관련된 창의적인 생각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3층은 두 층의 주제를 결합하여 예술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어렵고 험난한 창작으로 건너갈 튼튼한 다리가 될 수 있을지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먼저 1층에서 인공지능의 기초 원리를 탐색해본다. 수학자∙암호학자∙논리학자였던 앨런 튜링(Alan Turing)은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었다. 그는 기계도 인간의 학습 방법과 유사하게 배울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1945년 튜링 머신(Turing machine)을 고안했다. 튜링 머신의 작동원리는 현대 기계 학습의 시초다. 그 연장선인 튜링 테스트(Turing test)는 인간의 지능과 구별하기 어려운 기계의 지능적인 행동에 관한 실험이다. 기계가 제시하는 답이 인간다울수록, 평가자는 대화 상대가 기계인지 인간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특정 규칙을 학습한 기계는 규칙의 불완전성이 만드는 오류와 직면한다. 이를 위해 인간 뉴런의 작동 방식에서 영감을 얻은 수학 모델의 정보처리방식이 도입되었고, 컴퓨터는 인공 신경망(ANN: Artificial Neural Network)으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을 내리게 됐다. 바로 딥 러닝(deep learning)이다. 인공지능은 딥 러닝으로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미학습된 데이터의 처리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를 보완한 적응 학습(contextual adaptation) 능력을 키우는 것이 차세대 인공지능의 숙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도록 하는 유용한 존재다. 이제 2층으로 올라가 창의성을 살펴본다. 인간의 본성을 연구한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은 창의성이 독창을 향한 내면적 추구이며, 궁극적 목표는 자기 이해라고 주장했다. 창의적인 인간은 독창성과 새로움을 좇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놀라움을 즐긴다는 뜻이다. 창의성은 과학과 인문학, 지식과 감정이 융합되어 혁신을 추구하고 탐색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발현된다. 


    미셸과 로버트 루트번스타인(Michele & Robert Root-Bernstein)은 저서 『생각의 탄생(Sparks of Genius)』에서 창의적인 생각의 13단계를 소개했다. 앞부분인 인식∙학습∙추상화∙추론 과정은 1층의 인공지능 사고와 매우 유사하다. 인공지능이 뒷부분의 감정 이입, 차원적 사고 등 감정적인 단계까지 나아간다면 인공지능 역시 지식과 감정을 융합한 생각의 단계를 밟게 된다. 인간의 감성을 기계에 적용하면 정보가 된다. 감성의 인지∙해석∙처리 시스템을 연구하는 분야가 감성 컴퓨팅(affective computing)이다. 현재 상용화된 감정 인식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은 약 4만 차원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인식 기능의 정확도가 90%에 육박할 정도로 뛰어난 편이다. 지식과 감정을 융합해 창의적인 생각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그 시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 3층인 융합의 방에 들어서기 전에 4가지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훈련된 데이터로 명확한 값을 추측하는 교사 학습(supervised learning), 입력값의 목표치가 없는 비교사 학습(unsupervised learning), 데이터를 구별하는 판별 모델(discriminative model), 새로운 데이터를 만드는 생성 모델(generative model)이다. 이 개념들의 교차 지점에서 인식, 분류, 흉내, 융합 등 인공지능의 기능을 담은 분야가 만들어진다. 


    특히 교사 학습과 생성 모델이 합쳐진 인공지능 모델은 현재 최고의 인공지능 모델인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이 활용되는 분야다. 고흐의 그림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고유한 스타일을 모방해 그린 작품이 이 부분에 속한다. 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모델은 비교사 학습과 생성 모델의 융합이다. 정해지지 않는 값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창조하기에, 가장 순수한 융합이 이뤄질 분야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두 거장이 함께 그린 그림을 만날 수도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무한한 실험을 통해 발전하는 중이다.


    과학, 인문학, 예술은 서로를 자극하는 동시에 통합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과학자와 예술가 모두 상상과 실제 사이에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인공지능이 다리의 역할을 한다면, 우리는 그 창조적인 다리를 거닐며 더 큰 상상을 더 많이 실현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창작 활동을 위한 새로운 도구로써 또 다른 가능성을 우리에게 열어준다. 거기에 더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 산업 분야, 저작권∙창작물의 권리와 관련된 규제 등 인공지능을 이용한 창작 활동에 관한 다각적인 사회 구조적 토대가 마련된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빨리 실현될 것이다.




      More Think 


    1. TED 강연, 엘 칼리우비(Rana El Kaliouby) “This app knows how you feel - from the look on your face”



    2. TED x HanyangU 강연, 박외진 “감성, 공감, 그리고 인공지능”



    3.  로봇에게 감정을 가르치면 안전한 인공지능 될까?



    


    박외진 | ㈜아크릴 대표이사
    2021.2.24(수) 16:00-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