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Art x Tech Key: Key-Trend Report>는 예술과 기술 융합의 최전방에서 깊은 통찰과 새로운 상상력으로 경계를 무너트리는 각계 전문가들이 전하는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INTELLIGENCE(지성), CREATIVE(창조), EXPERIMENT(실험) 세 가지 키워드의 큐레이션으로 제안합니다. 12편의 리포트와 함께 생각의 단계를 디벨롭할 수 있는 More Think 콘텐츠를 탐색하며 미래를 앞당기는 관점으로 한발 더 나아가길 바랍니다.


 

마오틱(Maotik)

디지털 아티스트

 

3 Dots

  1. 데이터를 활용한 예술은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다양한 툴을 통한 작품으로의 발전까지 거쳐야 할 작업 단계가 많다. 
  2. 우연히 모인 즉흥적 데이터로 만든 작품은 활짝 열린 문과 같다. 
  3. 무조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기 이전에, 예술가로서의 철학과 작업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EXPERIMENT]

 

디지털 아티스트 마오틱(Maotik)은 다양하게 수집한 데이터를 무작위적으로 취합하여 진행하는 예술 작업을 선보인다. 언뜻 달라보이는 각각의 프로젝트에도 유사성이 있다. 바로 확률의 예술(Art of the probability)이다.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는 저서 『열린 예술작품(The Open Work)』에서 즉흥 작업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수많은 데이터를 다양한 툴로 분석하고 시각화·청각화하는 인터랙티브 작업에서도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작가의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 <Alive(2004)>는 역동적인 시각적 요소와 사운드를 실시간으로 섞은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미생물들이 상호작용하고, 재생산하고, 죽는 과정을 통해 음악을 만들어나간다. <Flow(2016)>는 습도, 날씨, 비, 풍속과 풍향, 온도 등 날씨 데이터를 시각화하여 끊임없이 출렁이는 파도 모양을 만든다. 관객이 작품에 다가가면 파도는 그 움직임에 시시각각 반응한다. <Aeryon(2017)>은 드론으로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 데이터를 수집하여 시각적으로 재창조했다.

<Moments(2017-2018)>는 아르헨티나 작곡가 니콜라스 멜만(Nicolas Melmann)과 협업해 음악을 비주얼 아트로 풀어내는 작업이다.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동안, 음악의 멜로디는 실시간으로 시각화되어 화면에 나타난다. 과학자와 함께한 인터랙티브 설치 작업 <Wavelengths of Light(2019)>는 현미경으로 포착한 원자의 움직임을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비주얼로 풀어냈다. <Hyperform(2017)> 역시 과학자, 수학자, 음악가와 협업한 오디오 비주얼 작업이다. 다양한 차원으로 시각화한 함수의 로직에 청각적 요소를 결합하며 새로운 차원으로 작품을 확장했다.

 

위의 작품들은 모두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필요에 따라 다양한 창작 툴을 조합하여 만들었다. 또한 뮤지션부터 디자이너, 과학자, 수학자까지 장르의 경계 없이 전문가와 교류하고 영감을 받으며 탄생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다각적인 차원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쉽지 않다. 또한, 어렵게 수집한 데이터를 조합하고 구성하는 과정도 상당히 까다롭다. 심지어 대개는 도전적이다.

 

데이터를 다루다보면 자연스럽게 인공지능을 활용한 작업으로 귀결된다. 인공지능은 예술의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이 풍부한 도구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이용하기에 앞서, 예술가로서 하고자 하는 작업과 목적의식을 구체화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복잡한 데이터 시각화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예술가가 개입해야 할 부분이 산재해 있다. 기술의 특성을 완전히 인지한 예술가가 감각과 데이터를 조합한 다양한 골조를 세워갈수록,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미래의 예술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