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3 Dots

▪ 아크힐즈는 도쿄 도심의 도심공동화 등의 문제를 수직 도시 개념으로 해결해 낸 모리 빌딩의 첫 프로젝트이다.

▪ 가드닝을 매개로 주민 간 연결을 도모하는 힐즈 가드닝 클럽, 양질의 식재료와 대화가 함께하는 힐즈 마르쉐, 유럽의 벼룩시장을 옮겨 온 아카사카 앤틱마켓 등 아크힐즈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사람과 커뮤니티 사이의 다이내믹이 깃든 고유한 문화 공동체를 꿈꾼다.

▪ 직-주-유(職-住-遊)의 공동체를 실천하기 위한 모리 빌딩 기획의 배경에는 건축을 넘어 아크힐즈 안팎을 채운 사람들의 삶과 자연, 공동체 회복과 같은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

 


 

도쿄 중심부, 미나토구 아카사카와 롯폰기 사이에 자리한 아크힐즈(ARK Hills)는 마천루로 가득한 도쿄 도심 속에서 풍요로운 녹지와 사계절을 드러내는 앨리스 토끼 굴 너머의 세상 같은 곳이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신록의 정원, 가을에는 일본 전통 축제, 겨울에는 빛으로 가득한 일루미네이션이 펼쳐진다. 빌딩 숲속 복잡하게 얽힌 도심의 흐름 속에서 아크힐즈는 시곗바늘마저 잠시 늦추듯 다른 시간의 결을 느끼며 한숨 돌릴 만한 공간들을 숨겨 놓았다. 그리고 그 안에 서면 사람과 사람이 스치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온다. 계절 맞춤형 이벤트뿐 아니라 매 주말 열리는 장터 마르쉐,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유럽풍 앤틱마켓을 둘러보며 작은 커뮤니티를 경험한다. 산책 중 광장에서 우연히 아는 음악을 마주치는 등 사람들은 거대한 도시 속에서 아크힐즈를 통해 다시금 느슨하고 열린 리듬을 되찾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겨나는 크고 작은 다이내믹을 경험한다.

 

1960년대 고도 성장기의 도쿄는 도시 규모를 빠르게 외곽으로 확장해 갔다. 이후 도심의 노후화와 주거·업무 공간의 분리, 녹지 부족 등 뒤따르는 도시 문제들에 직면했다. 그 가운데서 1986년 모리 빌딩이 만든 아크힐즈는 일본 최초의 민간 주도형 대규모 복합개발 단지로 당시 주거지의 시외 이동으로 인한 도심공동화 현상, 길어지는 통근 시간으로 인한 삶의 질 하락, 계속되는 건설로 인한 도심 녹지 부족 등의 문제를 수직 도시 개념으로 해결하려 했다. 이들이 내세운 전략은 하나, 높은 건물을 지어 공간의 부족을 해소하고 그로 인해 생긴 여유 공간에는 녹지를 채우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모리 빌딩의 주요 이념인 「버티컬 가든 시티」를 구현한 첫 프로젝트가 바로 이 아크힐즈였고 이 공간은 이후로도 계속된 힐즈 시리즈의 근간이 되었다. (모리 빌딩의 창립자인 모리 다이키치로(Mori Taikichiro)의 성 모리가 한자로 수풀림(森)인 것도 재미있는 연결 고리다.)

 

“직-주-유(職-住-遊)” 일하고, 살고, 즐기는 삶이 과도한 이동 없이 한 동네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큰 기틀로 삼는 모리 빌딩의 힐즈 시리즈는 오피스, 주거, 문화, 교육, 상업, 자연을 하나의 단지 내에 배치해 서로 다른 일상의 결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세심한 부가 요소들을 더한다. 단순히 공간의 완성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가능한 도시를 구현하고자 꾸준히 노력한 결과다. 지역 농부와 창작자를 연결하는 힐즈 마르쉐, 생활 문화와 취향의 교류가 일어나는 앤틱마켓, 지역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계절 행사들까지. 아크힐즈의 다양한 콘텐츠는 도시 생활자들에게 느슨하면서도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준다.

 

지난해 12월, <시티포럼 2024>를 위해 내한한 모리빌딩 야베 토시오(Yabe Toshio) 고문은 선대 회장 모리 다이키치로의 “도시 만들기라는 것은 결국 사람 만들기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도시 계획은 결국 사람을 불러 모으는 일임을 짚었다. 동시에 “미술관을 유치하면 문화가 생길 것이다” 같은 단선적인 생각의 위험성 역시 지적했다. 철학, 공간이 갖는 의미, 사람들의 활동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문화를 꽃피울 수 있기에 기능보다는 연결에 대해서 고심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무형의 “문화”라는 것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사람과 만남이다. 그 만남 속에서 새로운 정보와 트렌드, 시각이 생겨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지역 주민과 도시의 관계를 회복하고 공동체적 감각을 다시 발견하며 힐즈만의 문화를 만들어간 아크힐즈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을까?

아크힐즈와 주변 전경 ⒸARK Hills
아크힐즈 내 자리한 도쿄 최초의 콘서트 전용 공연장, 산토리홀 ⒸARK Hills

도심 속 초록을 빚는 힐즈 가드닝 클럽

음악당 산토리홀(Suntory Hall) 옥상 등 부지 내 40,000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고 주변 도로에 약 150그루의 왕벚나무를 심은 아크힐즈는 명실공히 일본 내 벚꽃 명소 중 하나다. 1997년부터는 아크힐즈의 녹지 공간을 활용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아크힐즈 가드닝 클럽(ARK Gardening Club)을 운영하며 월 2~3회 정기적인 가드닝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 클럽에서는 원예 전문가의 지도 아래 식물의 식재, 계절별 관리, 청소 등을 함께하며 다양한 식물 관련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주민들은 정기적인 가드닝 활동을 통해 아크힐즈 내에서 변화하는 사계절을 보다 가까이 느끼는 동시에 활발한 교류를 이룬다. 가드닝을 매개로 지역 사회의 유대감이 강화되고 공동체 의식이 생겨난 셈이다.

 

2008년 봄, 아크힐즈 가드닝 클럽은 롯폰기 힐즈 가드닝 클럽(Roppongi Hills Gardening Club)과 통합해 “힐즈 가드닝 클럽(Hills Gardening Club)”으로 새롭게 출범하며 경계를 넓힌다. 힐즈 가드닝 클럽은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의 교류를 중시하며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정기 가드닝 활동 후에 회원 간 식사 모임을 진행한다. 또한 이 이벤트에는 녹지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학습의 일환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가드닝 클럽이 사용하는 산토리홀 옥상의 <루프 가든>은 1,580제곱미터의 부지를 세 단으로 나누어 상단은 영국 국기의 유니언잭을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다. 약 100종, 5,000주 이상의 풀꽃으로 구성된 정원 위에는 계절에 따라 튤립, 데이지, 유채꽃, 수선화 등 다양한 꽃이 피어난다. 가운데는 사과, 레몬, 블루베리 등의 과수가, 하단에는 장미 중심의 가든이 수를 놓는다. 그 주변에는 아크힐즈의 명물인 벚꽃길이 놓여 봄의 풀꽃과 벚꽃의 하모니도 감상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외부인에게는 비공개이지만 봄, 가을에만 약 40일간 한정 공개되어 “비밀의 화원” 같은 매력을 자랑한다. 

루프 가든에서 가드닝 활동 중인 주민들 ⒸARK Hills
도쿄 내 벚꽃 명소로 알려진 아크힐즈의 봄 ⒸARK Hills

신선한 먹거리로 채운 주말, 힐즈 마르쉐

매주 토요일 아크힐즈 중심에 있는 카라얀 광장에서는 신선한 식재료, 가공품, 베이커리 등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교류하며 거래하는 장터, 힐즈 마르쉐(Hills Marche)가 열린다. “최고의 식재료는 도시에 있다”라는 기치 아래 2009년 9월부터 시작한 마켓은 매주 토요일 10시부터 14시까지 열리며 이 행사만을 위한 페이스북이 따로 운영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음식을 통한 깊이 있는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은 힐즈 마르쉐는 방문객에게 참여 농가 또는 바이어와의 대화를 통한 발견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렇게 지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힐즈 마르쉐가 시작된 배경에는 일본 농림수산성(MAFF)의 마르쉐 재팬(자폰) 프로젝트(Marche Japon Project)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 지역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홍보 보조금을 지원하는 시장(마르셰) 개발 프로젝트로 농부들의 수익 증대, 문화와 정서가 넘치는 도시 내 새로운 공간 조성, 그리고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시작됐다. 프로젝트의 목표에 따라 마르쉐는 시민이 전국 각지에서 공수한 고품질 식재료를 도심 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도시 생활의 가치를 높였다. 또한 힐즈 마르쉐에서는 업계 최고 품질의 제철 농산물뿐 아니라 도쿄 및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꽃과 묘목도 함께 판매한다. 그 외 갓 구운 빵, 가공식품 등 신선하고 다채로운 식품도 찾아볼 수 있다. 

 

방문객은 각지에서 재배한 신선 식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고 고품질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맛보거나 농업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소통을 누린다. 아크힐즈라는 공간이 의식주의 “주” 분야에서 새로운 도심 속 삶을 제안했다면 힐즈 마르쉐는 도시 속 “식” 분야의 다양한 경험을 끌어들여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인 형세다. 

 

힐즈 마르쉐의 한편에서는 무료 야외 공연이 이뤄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계절과 주제에 맞춰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함께 색다른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2024년에는 힐즈 마르쉐 15주년을 기념하며 나가노현・고부시마치의 다양한 특산품을 판매하는 <신슈 오브세페스 2024>를 진행해 지역 특산물인 포도, 사과, 밤 등 농산물과 전통 과자, 지역 술 등을 선보였다. 또한 밤껍질을 던져 풍선을 터뜨리는 게임도 진행되어 방문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를 방문해 분재를 만드는 체험 행사도 진행됐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마켓을 열며 <크리스마스 트리 프레임> 만들기 워크숍,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등 시즌과 어울리는 다양한 체험 워크숍도 진행했다. 2025년을 기점으로 어느덧 16주년을 맞이한 힐즈 마르쉐는 이처럼 단순한 시장을 넘어 도시와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하며 매주 토요일마다 도심 속에서의 풍요를 누리게 한다.

*아크힐즈 출점자 소개 페이지: https://www.arkhills.com/hillsmarche/20250510.html
매주 토요일에 ARK Karajan Place 에서 개최 중인 힐즈 마르쉐 ⒸARK Hills
출점 업체 중 하나인 토베농원 생산자가 제품을 판매하는 모습 ⒸARK Hills

유럽의 주말 오후로 물들인 아카사카 앤틱마켓

매달 넷째 주 일요일은 주말의 마르쉐와 함께 아카사카 앤틱마켓(Akasaka Antique Market)이 열린다. 마치 유럽의 벼룩시장에 온 듯 활기찬 공간으로 변신한 광장 부스들은 단순한 중고품 판매장이 아닌 고급스러운 마켓으로 변모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유럽풍 고가구, 빈티지 의류, 수공예품, 예술품, 식물, 유기농 식품 등 다양한 상품이 약 70개 부스에서 판매되며 전문 앤틱 딜러부터 트렌디한 의류 브랜드까지 여러 셀러들을 불러 모은다. 마켓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데 사람들은 마켓을 둘러보며 산책하거나 출점자와 대화를 나누며 쇼핑을 즐기고, 라이브 음악 공연을 만끽하며 푸드트럭의 먹거리를 즐기는 등 도시적 라이프 스타일을 한껏 즐긴다. 힐즈 마르쉐와 마찬가지로 출점 업체에 대한 정보를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으며 많은 점포에서 신용카드나 휴대폰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도 특색 중 하나다.

 

지난 4월 27일 열린 133회 마켓에는 11주년을 기념해 총 130여 점포가 참가했다. 「trouver」-찾는다-를 테마로 이뤄진 마켓에는 국내외 인기 숍들이 대집결해 산책 도중 우연히 멈춘 곳에서 자신만의 운명의 보물을 찾게 만들었다. 행사장에는 분위기를 북돋우는 DJ 퍼포먼스와 함께 1일 한정 스페셜 콜라보레이션인 “나가사키현 운젠시”의 인기 상점 팝업도 진행되었다. 이처럼 아크힐즈의 앤틱마켓은 한 달에 한 번, 일요일 산책길에 세련된 분위기의 유럽풍 빈티지 마켓을 체험하며 자신만의 작은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지역 주민, 전문 셀러, 크리에이터, 방문객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열린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단순 중고품 거래가 아닌 일본과 세계의 다양한 문화, 라이프스타일, 창작 활동이 교차하는 도시형 커뮤니티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낭만을 심었지요, 아크힐즈의 사계절

이 외에도 아크힐즈에서는 계절의 변화에 맞춘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진다. 벚꽃 피는 봄에는 야간 조명과 함께 벚꽃길을 감상하는 사쿠라 페스티벌, 겨울에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크리스마스 마르쉐 등 계절감을 살린 이벤트와 발렌타인데이, 핫팟데이(HOT POT DAY) 등 다양한 테마의 기간 한정 이벤트가 진행된다. 힐즈 마르쉐와 아카사카 앤틱마켓 또한 이러한 계절감을 살린 행사의 테마와 결을 같이해 특별 이벤트나 상점 참여, 워크숍 등 풍부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봄마다 열리는 사쿠라 페스티벌 기간에는 전체 길이 약 1km에 이르는 아크힐즈 주변 벚꽃길을 야간 조명으로 밝힌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빛의 연출이 만든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로맨틱한 밤의 꽃놀이가 가능하다. 추수의 계절인 가을에는 아크힐즈 가을 축제가 열린다. 약 150명의 지역 주민과 관계자들이 아크힐즈와 그 주변을 함께 걷는 미코시 행렬과 광장 중앙 야구라(櫓) 주위에서 모두가 함께 춤추는 일본 전통 민속춤인 본오도리, 전통 예능 무대, 어린이 미코시(아이 가마) 등의 볼거리가 계속된다. 이에 더해 전통 공예, 미니 퍼레이드, 지역 크리에이터와의 워크숍 등 커뮤니티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세대와 국적을 넘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을 행사가 되었다.  

 

아크힐즈 뮤직 페스티벌 또한 가을 축제의 백미 중 하나다. 2011년 마을 음악회라는 콘셉트로 시작된 이후 아크힐즈와 산토리홀을 중심으로 가을마다 약 10일간 펼쳐지는 이 축제는 도시 한복판에서 세계적 수준의 음악을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이자 음악가와 시민, 지역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열린 음악 축제다. 클래식·재즈·팝·브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콘서트와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와 음악, 사람과 문화를 연결한다. 점심시간 콘서트, 어린이·청소년 무료 초청 공연, 야외 대형 스크린 라이브 뷰잉 등 신선한 포맷의 공연과 함께 악기 체험, 워크숍, 음악가와의 토크 등 시민 참여형 콘텐츠도 다수 진행된다. 올해 처음 등장한 “스트리트 피아노”는 행사 구역 일대 6개소에 피아노를 설치,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음악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 이목을 끌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인 겨울에는 일루미네이션을 기다리게 된다. 겨울 도심을 따뜻하게 밝히는 연말 대표 이벤트, 아크힐즈 크리스마스는 아크 카라얀 광장에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일루미네이션을 설치해 환상적인 조명과 함께 크리스마스 포토존으로 인기를 끈다. 광장 및 주변 상업시설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연출돼 가족, 연인, 친구들과 따스한 연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특집 힐즈 마르쉐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워크숍과 크리스마스 잡화, 과자, 제철 식재료 등을 즐길 수 있고 캔디 부츠, 화환 만들기 등 체험형 워크숍이 열린다. 

 

2020년부터는 “숲과의 연결”을 테마로 간벌재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을 실시했다. 이 외에도 2022년에는 “식림(植林), 간벌(間伐)”을 키워드로 한 일루미네이션이나 워크숍, 이벤트를 진행하고 2024년에는 키워드 “활용”에 맞춰 간벌재 외에도 트리의 오너먼트나 주변의 벤치, 작년의 트리 삼나무를 재사용하는 등 자연이나 자원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친환경적인 행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가을마다 아크힐즈와 산토리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크힐즈 뮤직 페스티벌 ⒸARK Hills
크리스마스 시즌에 펼쳐지는 일루미네이션 ⒸARK Hills

이처럼 아크힐즈는 단순한 건물 집합체가 아니라 도심 속 “살아있는 커뮤니티”를 실현했다. 개발 초기부터 기존 지역 주민과의 충분한 소통과 합의를 바탕으로 주민, 직장인, 방문객이 모두 어울릴 수 있는 열린 구조를 지향한 결과다. 특히 7개의 정원과 광장, 산토리홀 등 다양한 공공 공간은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모이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되었다. 마르쉐, 앤틱마켓 등의 행사는 입주민뿐 아니라 지역 주민 및 관광객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해 아크힐즈가 특정인만의 고립된 섬이 아닌, 일본 전역의 맛과 멋 때로는 세계의 문화까지 초대해 커뮤니티를 건실하게 세워가도록 만드는 만남의 장이 되었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10년 넘도록 지속되는 행사를 통해 지역 생산자와 예술가, 시민들이 만남을 이어가며 일상적인 교류를 지속하는 살아있는 장터가 된 셈이다. 당연히 이 배경에는 힐즈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는 모리 빌딩이 도시 개발과 건축에 앞서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과 더 나아가 도시 단위 사람의 삶까지 고민하며 기획한 시간이 있다.

 

이 외에도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키즈 커뮤니티 프로그램>, 도시 생활, 문화, 예술, 트렌드, 커뮤니티 소식 등을 담은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힐즈 매거진>,  힐즈 단지의 생활·문화·커뮤니티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통합 모바일 <힐즈앱>, 시시때때로 펼쳐지는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까지 도시에서 일하고, 살고, 즐기기는 삶을 위한 다양한 정보와 교류의 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를 통해 아크힐즈와 주변 지역 주민들은 커뮤니티에 소속감을 느끼며 도심 속에서 느슨하면서도 따뜻하고 활기찬 공동체 문화를 만든다. 도심하면 떠오르는 삭막함 속에서 잃어가고 있던 계절감, 사람 간의 따스함을 되살리게 만든 모리빌딩의 섬세한 기획은 “마을 세우기”에 대해 논할 때 우리가 잊고 있던 진정한 마을, 커뮤니티의 의미를 되살려낸다. 결국 사람은 그 어느 곳에 살고 있어도 자연과 사람 속에 있어야 가장 자연스럽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