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일상적 소재에서 화제에 서기까지: 푸드 테크
“살기 위해 먹을까, 아니면 먹기 위해 살까?”라는 말이 있듯, 음식은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존재이기도 하면서, 기쁨을 주는 존재기도 하다. “우리가 인생에서 느끼는 행복의 총량을 측정할 수 있다면, 먹는 즐거움이 그 중 절반을 차지할 정도”라고 누군가 말했을 정도로 ‘식도락’이 주는 행복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점심 메뉴 선정을 위해 오전 시간의 많은 부분을 검색에 할애하는 사람들도 있을만큼 먹는 기쁨은 포기할 수 없으며, ‘맛집 지도’등을 통해 여행 전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고 떠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러한 ‘미식’ 트렌드는 2010년대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데, 대중매체를 통해 음식 관련 드라마와 예능이 많이 편성되고, 예전에는 ‘주방장’ 정도로만 여겨졌던 요리사들이 ‘셰프’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여 새로운 부류의 셀러브리티로 각광받게 되었다.
가장 원초적인 미식, 일상에서 취향으로 넘어가다
사실, 맛있고 보기 좋은 음식에 대한 열망은 모든 세대에 걸쳐 존재해 왔다. ‘미식’은 가장 원초적이면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주제이고, 인간은 본능에 따라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다만, 음식은 너무나 일상적이기 때문에 그동안 미디어에 즐겨 선택받는 주제는 아니었다. 실제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은 길고 지루하여 긴장감이 없으며, 음식이 주는 풍미와 색감을 기존의 대중 매체에서는 효과적으로 담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음식은 요리 잡지와 같은 전문 매체나, EBS처럼 교육 채널 등에서 잠깐잠깐 등장하며 다소 ‘교육’적인 색을 띠곤 했다.
모두가 좋아하지만, ‘엣지’ 있는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화제를 몰지 못했던 ‘음식’이라는 주제가 최근 대중 매체를 비롯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은 사회 변화와 관련이 깊다.
첫째, 정보의 디지털화와 개인 미디어의 등장, 기술 발달로 사진의 일상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이러한 현상은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SNS와 휴대용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으로 시작되었다. 개인 미디어에 실을 수 있는 컨텐츠가 충분하지 않던 시절, 사람들은 방문한 레스토랑과 디저트 가게에서 촬영한 사진을 손쉽게 업로드하고 확산시켰다. 한정된 장수의 필름 안에 꼭 필요한 장면만 실수 없이 담아야 하는 필름카메라 대신, 쉽게 무한정 촬영하고 지울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일상’의 의미를 새롭게 부상시켰다.
과거에는 필름에 담기에는 아까운 자기 얼굴이나(셀카), 풍경 사진들도 재해석 되고, 너무 평범해서 특별한 의미가 없었던 ‘음식’ 역시 ‘자랑’할 수 있는 인증샷 아이템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 상에 ‘맛집’이라는 키워드로 공유되기 시작하였고, 입소문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그렇게 외식 반경이 주로 일터와 집 주변으로 한정되었던 과거와 달리,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맛집을 찾아 먼 길 떠나는 것 역시 더 이상 수고스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둘째, 몸에 대한 관심 증대
비슷한 시기, ‘웰빙’ 열풍이 일어났고, 이 열기는 십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명실상부한 메가트렌드라 일컬어지고 있다. 이 웰빙은 단순히 외형적 몸을 가꾸는 ‘몸짱’을 넘어 Inner beauty를 추구하며 ‘잘 사는 방법’으로까지 의미가 확장되었다. 사람들의 식습관 역시 ‘맛있는 것’을 넘어 ‘맛있고 몸에 좋은 것’을 찾는 것으로 변화하였다. 사실 이러한 것들은 보고, 맛보는 소위 감각적인 영역을 넘어서는 것으로,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발시키기도 했는데, 유기농 농산품과 가공식품 시장의 확대와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법’과 같은 전문적인 미디어 컨텐츠들을 등장시켰다.
셋째, 사회,경제 분위기 위축으로, 일상의 즐거움인 음식이 주는 즐거움이 상대적으로 커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체감 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요즘,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미래의 큰 즐거움을 위해 현재의 기쁨을 포기하는 것을 멈추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부엌에서도 할 수 있고, 단돈 만 몇 천원만 있어도 찾을 수 있는 ‘먹는 즐거움’은 확실하지만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이 ‘소확행’ 트렌드와 가장 부합하는 즐거움이다. 더군다나 2010년 이후 ‘경리단길’, ‘샤로수길’, ‘익선동길’ 등 ‘핫’하고 ‘잇’한 먹거리 골목들이 들어서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도심 맛 기행이 가능해져 이국의 레스토랑을 찾지 않고도 소소하고 색다른 미식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자체 설문조사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은 외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심비` 좋은 씀씀이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수요에 따라 외식업계는 음식 자체도 중요하지만 요리의 비주얼, 음식을 담는 플레이팅, 가게 인테리어 같은 곳에 투자 많은 투자를 하게 되는데, 앞서 밝힌 ‘핫플레이스’들은 사람들의 이러한 선호에 걸맞는 외형과 서비스를 훌륭하게 구축하여 손님들을 맞고 있다.
넷째, DIY(Do it yourself) 코드의 유행
2014년 한국에 진출한 스웨덴의 가구공룡 ‘이케아’는 한국 DIY의 역사를 새로 썼다. 가구는 완제품으로 구매하는 것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에게 ‘스스로 조립하여 만드는’ 기쁨을 선사해준 것이다. 이러한 DIY 코드는 음식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동안 ‘집밥’과 ‘외식’의 경계는 비교적 분명하였다. 마트 등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어렵지 않은 레시피로 구현이 가능한 음식들은 ‘집밥’의 범주에 속해 있었고, 소위 특별한 날 먹을 수 있는 ‘고급진 요리’들은 전문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해야 했다.
하지만, DIY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직접 집에서 이러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손질된 재료와 요리법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수동적으로 음식을 음미하는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생산자’의 범주로 끌어들여 음식과 관련된 담론의 외연은 더욱 넓어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 위에 언급된 현상이 시너지를 발휘하여 폭발했다.
플랫폼의 등장은 요식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플랫폼은 데이팅 앱이나 부동산 중개 앱과 같이 넓은 지역에 개별로 존재하던 공급-수요를 한데 모아줌으로서 그 편익을 극대화하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껏해야 지역 단위 생활정보지에서나 구할 수 있는 맛집, 배달 서비스들을 하나로 모아 큐레이션해줌으로써 음식 관련 정보와 편의는 디지털 플랫폼과 함께 더욱더 강력한 힘을 갖게 되었고, 요식 업계의 활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부터는 이러한 디지털 시대에 위에 언급한 미식 트렌드들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를 일컬어 ‘푸드 테크’라고 부른다.
푸드 테크
“식품 + 큐레이션, 이커머스, O2O…”
‘푸드 테크’는 본래 농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판매 등 식품과 관련된 밸류 체인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기술을 일컫는 말이었다. 예전에는 재배 및 수확의 생산성을 높이고, 더 효율적인 유통을 실현하는 쪽에 무게가 실렸지만, 최근 스마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생산, 유통, 서비스 업자들과 소비자와의 관계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위치 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식품과 관련된 큐레이션, 이커머스, O2O 관련 산업이 현 시점에서 크게 각광받고 있다.
1) 가장 기본적인 큐레이션 플랫폼: 맛집 찾기
인터넷을 마케팅에 적용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음식 관련 컨텐츠들이 유통되기 시작하였다. 초기의 컨텐츠는 주로 생산자 주도로 제작되었고, 따라서 객관적인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블로그의 시대가 열리면서 처음에는 블로거들의 주관에 의해 믿을만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가 싶더니, 곧 파워 블로그 역시 자본에 조금씩 흡수되면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되었다.
다양한 사용자의 데이터가 모여, 맛집 큐레이션 정확도를 높이다
이제는 플랫폼의 시대다. 앞선 시대와 차별화되는 것은 ‘집단 지성’에 의한 빅데이터의 힘이다. 초기 인터넷 시대의 콘텐츠 노출은 이전 매스 미디어 시대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영향력이 있는 웹사이트에 광고를 집행함으로써 원하는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었고, 블로그의 시대에도 파워블로거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고 하나의 주제에 관심있는 무수한 사용자가 플랫폼에 집결하면서, 보이지 않는 힘의 통제가 약해지고 실시간으로 교환되는 모든 메시지가 노출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간 인터랙션이 활발해졌다.
대표적인 맛집 찾기 플랫폼으로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앱 ‘Yelp’와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망고플레이트’를 꼽을 수 있다. 둘 모두 여행 필수앱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수집된 다양한 리뷰가 있기 때문에 이 앱들은 유용하다. 이 앱들의 핵심 기술은 바로 빅데이터와 GPS다. 하루에도 수 십만 건에 이르는 새로운 리뷰들이 레스토랑 별로 큐레이션되며, 위치 기반 서비스를 통해 접속하고 있는 지역의 추천 맛집은 물론, 음식 카테고리와 가격대, 주차 가능 여부 등 원하는 조건을 검색하여 최적의 레스토랑을 추천해주기 때문에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
온라인 큐레이션 플랫폼에서 오프라인 스토어로 확장
최근 레스토랑 가이드 플랫폼 ‘포잉(Poing)’ 앱은 가로수길에 <바이 포잉 팝업 스토어>를 개장하며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맛집이 사라지고 있는 가로수길에서 미식가들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 기존 인지도가 있는 레스토랑 셰프들과 머리를 맞대고 가로수길에서 볼 수 없었던 메뉴를 선보였다.
2) 큐레이션에 커머스를 더하다: 딜리버리 어플리케이션
맛집 소개 큐레이션 앱들은 사용자들에게 집단 지성에 의해 생성된 레스토랑의 후기를 공유하고 맛과 서비스에 대해 평가를 열람하여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직접 레스토랑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기능은 부족하다. 반면, 음식 배달앱은 사이트 내에 직접적 매출을 일으키고 ‘중개’해주는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 기존의 맛집 추천보다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요기요’, ‘배달통’, ‘배달의 민족’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주문한 고객들만 후기를 남길 수 있도록 하여 후기의 신용도를 보장하는 한편, 고객들이 모바일로 편하게 주문-배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그 중 ‘배달의 민족’의 행보는 유독 돋보인다.
‘배달의 민족’ TV 광고 중 캡쳐
‘배달의 민족’은 딜리버리 서비스를 하지않는 레스토랑들도 플랫폼 안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민 라이더스’라는 전용 배달 서비스를 런칭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배달 음식’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폭 넓은 메뉴도 고객들은 편하게 집에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TV를 통해 집행하는 “OOO도 우리 민족이었어” 광고 시리즈에는 활어회부터 똠얌꿍까지 기존 배달음식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메뉴들이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배달의 민족’은 푸드 O2O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3) 다양하게 분화하는 고객의 입맛: 니치(niche) 시장을 찾아서, 틈새시장
‘배달의 민족’ 등 각종 딜리버리 앱들이 범용적이고 대중적인 음식들을 대상으로 성공했기에, 이제는 소비자들의 니치한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온라인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셰프가 만든 음식을 배달합니다
‘플레이팅’은 “셰프의 요리를 집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푸드 스타트업이다. 주로 대중적인 음식들을 다루는 기존의 배달 서비스와는 달리, 셰프들이 직접 조리한 음식들을 배달해주는 ‘프리미엄 음식 딜리버리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초기 메뉴들은 이탈리안 요리들이 주류를 이뤘으나 점차 멕시칸, 인도 요리 등 세계 각지의 특화 요리들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엄선된 식재료를 사용하며, 매주 새로운 메뉴를 부지런히 개발하여 업데이트 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배달의 민족’ 등과 같이 광역 배달망을 갖추고 있지 않아 서울 강남일대 위주로 서비스 지역이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 이 스타트업이 몇 년째 건강히 유지될 수 있을 정도로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셰프온’, ‘셰프리’ 등의 후발 주자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이 스타트업들은 기존의 우버, 에어비앤비, 직방, 그리고 앞서 살펴본 딜리버리 어플리케이션처럼 생산자와 고객을 중개해주는 채널 스루(channel through) 형태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 아닌, 니치 마켓의 니즈에 착안하여 아이템 개발부터 브랜딩까지 모든 것을 진행하는 이커머스 사이트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아직까지는 고객 입장에서 선택지가 적어 고객증모나 입소문 측면에서 폭발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후발 주자들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시장성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미래에 이 시장을 통합할 플랫폼의 등장이 기대가 되는 분야이다.
좋은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전달합니다
배달음식이 아닌 식자재 판매 분야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안심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요즘, 좋은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공략한 ‘마켓 컬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켓 컬리’는 건강하고 좋은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앞서 살펴본 ‘플레이팅’과 마찬가지로 MD들이 직접 좋은 상품을 엄선, 발굴하여 판매하는 오가닉 식재료 전문 모바일 이커머스다.
이들이 다루는 상품군은 채소, 곡류, 과일, 어패류 등의 농수산품부터 베이커리, 반찬, 향신료, 건강제품 등 반/완제품까지 다양하지만 엄격한 파트너쉽 선정 기준 때문에 대형 마트나 유통사 온라인몰만큼 다양한 구색의 상품들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만큼 믿을만한 생산자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엄선된 재료들만 판매한다는 점에서 더욱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마켓 컬리’는 상품 스펙트럼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플리케이션 내에 자신들의 상품으로 조리할 수 있는 레시피들을 꾸준히 개발, 공유하고 있다. 먼저 레시피를 노출하고, 사용된 상품들을 어필하는 방식으로 ‘마켓 컬리의 식자재로 건강하게 먹는 법’을 고객들과 영리하게 소통하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 혁명이 가져온 음식의 재발견
이렇게 먹거리에 대한 니즈는 맛집 추천, 배달 음식, 좋은 재료와 레시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모바일 혁명이 촉발한 디지털과 플랫폼 비즈니스의 확산은 전 산업에 걸쳐 정보의 문턱을 낮추어 무엇이 좋고 나쁜지 손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것이 직접 우리의 혀에 닿고 몸에 들어가는 음식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스타그램에는 해쉬태그를 단 음식명과 레스토랑 이름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음식에 열광하는 지금의 이 트랜드도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는 심리와 맞닿아 있다. 나만 아는 독특한 여행지를 꿈꾸지만 남들 다 가 본 데에는 꼭 가보고 싶은 것처럼,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뽐내고 싶어하지만, 한 편으로는 남들이 다 가본 공인된 맛집에서 대표 메뉴를 맛보며 인증을 하고 싶어한다. 이러한 심리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와 싸이월드가 시작된 2000년대 이후 평범하던 음식의 지위는 꾸준히 상승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이제 플랫폼과 모바일에 힘입어, 이러한 니즈는 더욱 쉽고 재미있게 실현될 수 있는 길들이 열렸다. 아직은 집단 지성에 의한 빅데이터와 플랫폼에 기반한 대규모 B2C 매칭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앞으로의 푸드 테크는 더욱더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식자재 발주, 주문, 배달, 쿠폰, POS 시스템 등 이러한 식품, 외식 밸류 체인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메가 플랫폼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공교롭게도 ‘푸드테크’라는 이름을 가진 스타트업이 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고, ‘네이버’와 ‘배달의 민족’ 모회사인 ‘우아한 형제’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그만큼 이 시장이 아직도 더 연결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 시대의 한 단면이다. 아이디어에 따라 수 없이 많은 레시피가 나올 수 있는 음식의 세계만큼, 앞으로 모바일, 플랫폼 혁명으로 인해 불어올 새로운 ‘푸드 테크’도 많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