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인터뷰란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특정인과 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정보나 의견을 내줄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과정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사람과 사람이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그러한 과정을 기록하고 매체에 실어 많은 사람에게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인터뷰의 목적이다.

 

우리는 인터뷰 콘텐츠를 통해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과 간접적으로 대화를 해볼 수 있다.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사고하고 표현하는지를 시간적,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어 알 수 있게 한다. 그러한 인터뷰의 특성을 잘 살려낸 국내외 매거진이 있다. 이 매거진들은 시공간을 초월한 지적인 대화를 각자의 방식으로 멋지게 서술하고 표현해냈다. 지금부터 그 독특한 인터뷰 매거진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1. Nomad interview

 

“책을 통해 대화하고 싶었다.”

 

웹사이트 :https://www.facebook.com/se0studi0

 

노마드 인터뷰는 책과 매거진 사이, 그 무언가를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실제로 노마드 인터뷰를 보면 일반 책에서는 보기 힘든 좋은 퀄리티의 올 컬러 사진이 가득 담겨 있다. 때문에 권당 가격이 4만원이나 되고, 독립출판으로 200부 소량 제작하여 판매한다.

제작기간이 1년이나 걸리는 이 매거진은 일반 서점에서는 살 수 없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전화, 메일 혹은 독자가 작가와 직접 만나야만 거래를 할 수 있다. 노마드 인터뷰는 책과 잡지의 장점을 합쳐놓았다. 감각적으로 선별한 사진과 신중하게 고른 단어들로 만들어진 문장들이 매거진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첫 번째 주제는 ’로컬 씬메이커’였다. 이 매거진의 편집자들은 6개월간 독일 베를린에서 이탈리아 피렌체 골목 구석구석까지 찾아다니며 찾아낸 이야기들을 매거진에 담았다. 시대의 문화현상을 탐구하기 위해, 네오 히피족들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인터뷰한 것이다.

 

노마드 인터뷰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는 건 무엇인가?

우리가 발견하고 싶은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는가?

결국,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출처: 나를 드넓은 세상에 펼쳐 놓는 법 (https://brunch.co.kr/@tjkmix/128)

 

이 책은 로컬 씬 메이커들을 인터뷰하고 독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삶에 대한 본질을 환기시켜주는 계기를 만들며, 인터뷰는 자신을 잃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일하며 살아가는 자들을 소개하고 그들을 통해 우리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기회를 준다.

 

2016년 첫번째 이슈 ‘Local Scene Maker’를 시작으로 2017년 두번째 이슈 ‘What’s yours WACKY? (와키(Wacky) 인 뉴욕)’을 발행했고 ,2019 발행할 3호를 준비하고 있다

NOMAD INTERVIEW Issue no.1

NOMAD INTERVIEW Issue no.2

2. 엣지재단(Edge.org) 시리즈

 

 “세계의 지식을 모으다”

 

웹사이트 : https://www.edge.org

세계의 석학들에게 1년에 1번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다면?

 

이런 상상을 현실로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엣지재단이다. 엣지재단은 매년 특별한 질문 하나씩을 지식인들에게 물어오고 있다. 2018년 올해의 질문은 바로 ‘당신이 생각하는 최후의 질문은?’ 이었다. 엣지재단은 세계의 지식을 한데 모으기 위해 항상 질문을 해왔다. 1988년 존 브록만의 의해 만들어진 이 재단은 온라인 매거진을 통해 과학, 기술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지성을 자극한다. 엣지재단은 The Reality Club의 온라인 버전으로 시작되었다.

 

The Reality Club은 뉴욕을 베이스로 한 지성인들의 모임이었다. 1981년부터 1996년까지 정기적으로 만나서 다양한 토픽으로 대화를 해왔다. 그러던 중, 1997년에 온라인 매거진을 발간하게 되는데, 그 발간을 엣지재단이 도맡아서 한 것이다.

엣지재단의 창립자, 존 브록만

또한 엣지재단은 ‘The Third Culture’ 의 활동을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설립되었다. ‘The Third Culture’는 과학과 인문학의 결합을 시도하는 운동이다. 영국의 과학자 C.P Snow가 처음 제안한 콘셉트다. 이 운동은 열려있는 사고방식을 추구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엣지재단의 웹사이트를 통해 생각을 나눈다. 비전문가도 참여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보다 더 많은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것은 전문가들이 저널 에디터를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엣지재단은 매년 하나의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유명한데, 창립자인 브록만의 인맥으로 인해 세계의 지성을 이끄는 리더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그들의 철학적 과학적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엣지재단은 이 질문의 답변들을 한데 모아 출판을 하기도 한다. 세계적 석학들의 답변이 궁금하다면 웹사이트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3. 인터뷰 매거진(The interview)

 

“앤디워홀과 존 윌콕이 발행한 편집없는 인터뷰”

 

웹사이트 : https://www.interviewmagazine.com

© The Guardian

The Interview는 1969년에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영국의 저널리스트 존 윌콕이 발간한 미국의 잡지이다. 세계의 다양한 셀럽, 아티스트, 뮤지션, 크리에이터 들과 인터뷰를 한다. 인터뷰는 보통 편집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

인터뷰 매거진은 “the Crystal Ball of Pop”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렸다. 전 세계 예술과 트렌드를 이끄는 아방가르드 슈퍼스타, 명사들을 앤디 워홀이 직접 인터뷰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인터뷰 내용은 지극히 일상적인 것을 묻는 것으로 유명한데, 슈퍼스타들의 하루 일과에 대해 묻는다. 오늘 아침은 무엇을 먹었는지를 등 지극히 평범하고 인간적인 것들을 물어본다. 이 매거진은 또한 앤디 워홀의 아트-비즈니스 시도에 의의를 갖는다. 워홀은 일부러 매거진 커버에 성공한 비즈니스맨과 그의 패셔너블한 부인 혹은 여자친구를 담았다. 그로 인해 그 비즈니스맨의 주변인들이 그 잡지를 사게끔 유도한 것이다.

 

인터뷰 매거진은 유명인이 유명인을 인터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터뷰 매거진의 유명한 콘텐츠 중 하나는 전설적 가수 엘튼 존이 래퍼 에미넴을 인터뷰 한 것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대화가 궁금하다면 웹사이트를 통해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인터뷰 링크

 

https://www.interviewmagazine.com/music/eminem-elton-john-december-2017-interview

 

앤디 워홀로 시작된 인터뷰 매거진은 이후 백만장자이자 예술품 컬렉터인 피터 브랜트가 2018년 8월까지 운영을 해왔지만, 결국 파산을 했다. 뉴욕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런 인터뷰 매거진이 2018년 9월 다시 돌아왔다. 미국 파산법 개정에 따라 새로운 투자자를 들여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뷰 매거진의 명맥은 그렇게 다시 이어지고 있다.

4. 더 토크 (The talks)

 

“분야를 나누지 않은 폭넓은 인터뷰이의 향연”

 

웹사이트 : http://the-talks.com

2011년 Sven Schumann and Johannes Bonke에 의해 창간된 The Talks는 매주 업데이트되는 온라인 인터뷰 매거진이다. 매주 ‘The Talks’는 새로운 명사를 만나 인터뷰를 담아낸다. 그간 ‘The Talks’는 전 세계의 예술, 영화, 패션, 음악, 스포츠를 이끄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 해왔다. 300명이 넘는 다양한 유명인 들의 인터뷰를 그들의 웹사이트에 가면 볼 수 있다. 인터뷰이들의 면면을 보면 화려하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알 파치노(영화배우), 제임스 카메론 (영화감독), 켈빈 클라인 (패션 디자이너), 저스틴 팀버레이크 (가수) 등이 대표적이다.

 

‘The Talks’ 에서는 식상한 질문 대신에 삶의 본질을 묻는 질문, 어느 인터뷰 에서도 할 수 없는 신선한 질문을 던진다. ‘The Talks’는 패션디자이너 톰 브라운에게

 

Where do you think that people dress the worst? Airports? Banks? Hollywood?

 

“사람들이 가장 옷을 못입는 장소가 어디라고 생각하나요? 공항? 은행? 할리우드?” 라는 질문을 했다. 톰 브라운은 이런 질문을 난생처음 받아봤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항상 패션 디자이너에게 항상 옷 ‘잘’입는 방법만 물었을 것이다. 이런 기발하고 예상치 못한 질문이 The Talks의 매력이다.

 

아방 가르드 패션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릭 오웬스에게는 이런 질문을 했다. “당신은 누군가와 같이 살기에 적합한 사람 입니까?” 자칫 실례일수도 있는 이런 질문도 ‘The Talks’에서는 묻는다. 명사들의 대답이 궁금하다면 웹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생과 인생이 만나는 대화

 

지금까지 의미 있는 인터뷰 매거진 콘텐츠들을 살펴봤다. 커뮤니케이션은 우리 인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일상생활에서 두 사람이 모여 말로 생각한 느낌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활동을 우리는 꾸준히 해왔다. 대화는 인생과 인생이 만나는 순간의 접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창조성을 발전시켜왔고, 서로 다른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발전해왔다.

 

내 인생에 다른 사람의 인생이 온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늘 나누는 사소한 대화에도 그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위 인터뷰 매거진 들은 그 어마어마한 일들을 소박하게 담아냈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대화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독자들에게 준 것이다.

 

매일 지나치는 사소한 대화에도 우리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는다. 내가 가진 생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해서 가치관이 발전되기도 한다. 나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먼 거리에 있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켜보는 것도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