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3 Dots 

▪ 일본의 번화가 도쿄 시부야는 가장 트렌디한 문화 공간,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문화예술 콘텐츠, 지역 커뮤니티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호텔 및 기업 입점 등 향후 100년을 내다 본 대개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 쇼핑 메카로서 시부야의 전략은 단순 소비를 부추기는 것을 넘어 경험할 가치가 있는 지속가능한 소비, 오랜 친구 같은 롱라이프 브랜드, 신선한 경험 등으로 무장해 소비자를 설득한다. 

▪ 최근 시부야에는 문화예술을 위한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8과 히카리에 홀, 뮤지컬 전용 도큐 씨어터 오브 등 트렌디한 아티스트를 위한 공간 외에도 IT 벤처 및 연예 기업 직장인을 위한 공유 오피스, 거주 공간 등이 신설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 번화가인 도쿄 시부야. 9개의 지하철 노선이 지나다니고 하루에 300만 명 이상이 시부야역을 이용한다. 그 결과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는 자연스레 “일본의 도시”를 상징하는 풍경이 되었다. 태즈메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Tasmania) 건축학 교수 줄리안 워럴(Julian Worrall)의 말처럼 시부야의 풍경은 도쿄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상징과 같다. 실제로 도시 시부야가 가진 힘은 압도적이다. 그 감각은 단순히 커다란 규모에서 오지 않는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쇄신해 나가는 변화, 무한한 콘텐츠 생성이 그 힘을 만들어낸다.

 

“100년 만에 한 번, 시부야 대개조.” 최근 일본 언론에서 시부야를 소개할 때 쓰는 말이다. 2012년 이후 시부야는 천지개벽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대규모 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2012년 시부야 히카리에, 2017년 시부야 캐스트, 2018년 시부야 스트림, 2019년 시부야 소라스타, 시부야 후쿠라스,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2020년 미야시타 파크가 연이어 개장했다. 지하와 지상, 건물과 건물 사이의 이동이 쉽도록 디자인된 어반 코어 형식의 건물이다. 업무 공간과 주거 시설, 쇼핑몰과 문화 시설이 합쳐진 형태다.

 

재개발 초기에는 시부야가 번화한 주요 이유로 이런 건물과 공간의 설계가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건물을 채운 브랜드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새롭고 신선한 것들이 언제까지, 또 어느 범위까지 한 공간에 몰려있을 수 있을까? 한 세기를 풍미한 “시부야 대개조” 프로젝트는 결국 그 실험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시부야를 바꿀 이 도시의 콘텐츠는 무엇일까?

 

사실 시부야는 임대료가 무척 높은 지역이다. 웬만해서는 입점하자마자 이익을 얻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새로운 시도보다는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시부야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도큐 그룹은 임대료까지 낮추며 일부러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 중인 각종 브랜드를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기본적인 수익 구조를 가지되 공간의 매력을 더하고 도시의 삶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 것.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걸 보여줄 것. 그 필수적인 도전 요소가 시부야라는 도시가 지닌 콘텐츠의 힘을 바꿨다.

 

이러한 시부야만의 철학은 2023년 12월 개장한 시부야 사쿠라 스테이지의 입점 규칙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쿠라 스테이지는 일시적인 유행만 좇거나 특별함이 없는 일반 매장은 받지 않는다. 대신 경험할 가치가 있는 브랜드, 새로운 체험이 가능한 매장, 도전적인 IT 계열과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단순한 매장 확장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 시설, 거주 및 의료 시설, 공공시설을 구축하는 일에 힘을 쓴다. 수많은 유동 인구와 관광객을 노린 수익성 장사보다는 도시의 도전적인 콘텐츠를 키우겠다는 야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시부야 교차로 전경 © GO TOKYO

잘 사는(buy) 것보다 잘 사는(live) 것이 중요하다

시부야는 쇼핑의 도시로 유명하다. 먹고 사는(buy) 데 아낌없이 돈을 쓰게 만든다. 시부야 히카리에에는 유명한 신큐 백화점이 있고, 시부야 스트림 저층에는 식당가와 상점이 들어차 있다. 20대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시부야 파르코는 패션, 아트 & 컬쳐, 엔터테인먼트, 푸드, 테크놀로지 등 총 5가지 컨셉으로 층을 나눈다. 닌텐도 도쿄, 포켓몬 센터 시부야 등 일본의 게임과 애니메이션 시설이 모여 있어 서브컬처를 지향하는 젊은 층의 아지트로 각광받고 있다. 시부야 109는 10대의 취향에 완전히 초점을 맞춘 브랜드로 꾸려졌다. 반대로 시부야 후쿠라스는 관광객과 30대 이상의 연령층에게 인기가 높다. 빔즈(BEAMS)를 포함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보여주는 각종 유명 편집숍과 일본 전통 생활용품점 니혼바시 키야(Kiya)가 있기 때문이다. 미야시타 파크에는 일본 전 지역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시부야 요코초가 이목을 끈다.

 

이렇듯 어디를 둘러봐도 먹고 싶고 사고 싶은 것 천지다. 쇼핑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게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 역시 시부야의 전략이지만 한층 더 깊이 파고들어 가보면 시부야의 색을 보여줄 브랜드 입점을 위한 노력이 깔려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예로 도큐 그룹이 먼저 입점 제안을 했던 디앤디파트먼트(d&department)를 살펴보자. 디앤디파트먼트는 시부야 히카리에에서 d47뮤지엄, d47쇼쿠도, d47 디자인 트래블 스토어를 운영한다. D는 디자인을, 숫자 47은 일본 47개의 도도부현을 의미한다. d47뮤지엄에서는 각 지역의 개성과 매력을 살린 상품 전시회가 열린다. d47 디자인 트래블 스토어에서는 전시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d47쇼쿠도는 식당으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을 선보인다.

 

디앤드디파트먼트의 대표 나가오카 겐메이(Nagaoka Kenmei)는 롱 라이프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부담 없이 집어 든 물건이 모두 멋진 디자인이고, 꼭 필요했던 것인데 디자인까지 멋있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실용적이면서도 멋스럽고 오래 쓸 수 있는 제품, 세대를 넘어 오래 사랑받는 디자인, 지역 상생과 환경 보호를 기반으로 한 제품과 매장을 운영한다. 유행에 의해 끊임없이 대체되는 상품은 피한다. 언뜻 들으면 수익성이 낮게 들리지만, d47은 그 고유한 컨셉으로 오히려 지속가능하고 무한히 생산되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시부야에 새로 입점한 브랜드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기조다. 잘 팔고 잘 사는(buy) 것도 중요하지만, 잘 사는(live) 것도 중요하다 것.

d47뮤지엄에서 상품을 둘러보는 사람들 © d&department
전시와 판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d47의 큐레이션 제품들 © d&department

가장 새로운 트렌드를 보려면, 시부야로

시부야에 가면 일본의 모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 트렌드는 단순히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시부야에는 트렌드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양한 문화 공간이 있다. 시부야 히카리에만 봐도 색다른 전시가 이루어지는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8, 각종 문화 이벤트가 열리는 히카리에 홀, 뮤지컬을 만날 수 있는 도큐 씨어터 오브가 있다. 특히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8은 시부야만의 개성을 담은 워크숍, 토크, 전시, 쇼룸 등 다양한 기획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간 자체의 분위기도 일반적인 매장과 완전히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섬세한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새롭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8이 선보이는 전시는 그 폭이 굉장히 넓다. 예술계의 최전선에 있는 실험적인 전시, 신진 작가 전시, 지역 특산품과 연계된 제품 전시와 워크숍, 환경 보호 실천을 위한 워크숍과 강연, 문화예술 관련 워크숍과 교육,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초청 강연 등이 열린다. 프로그램에는 대부분 시부야를 거점으로 하거나 시부야와 가치관을 함께 하는 브랜드, 디자이너,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현시점 문화예술과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를 읽고 싶다면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8을 찾으면 된다.

 

시부야에서는 문화예술의 최전선뿐 아니라 최첨단 기술도 만나볼 수 있다. 로봇 카페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부터 시부야에는 인공지능 로봇이 커피 제조와 서빙을 맡는 카페 페퍼 팔러(Pepper Parlor)가 있었다. 점점 더 발전하는 기술과 함께 달라지는 다양한 컨셉과 즐길 거리를 보는 재미도 있다. 2024년 7월 시부야 사쿠라 스테이지의 개관과 함께 새롭게 선보인 니기와이 스테이지에서도 최신 미디어 아트와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시부야 광장의 상징인 미야시타 파크가 도심 속 정원의 모습을 강조했다면 니기와이 스테이지에서는 단연 미디어 아트가 돋보인다. 일본의 크리에이티브그룹 플로우플라토(Flowplateaux)가 공간 연출을 담당해 사람들의 움직임과 날씨 데이터를 이용해 365일 변화하는 독특한 장소를 만들어 냈다.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이용한 미디어 아트도 눈에 띈다.

 

이처럼 시부야에는 새롭고 다양한 체험이 끊이지 않는다. 고유한 색을 가진 브랜드와 디자이너들과 함께 문화예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은 물론,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미디어 아트와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시부야에 IT 벤처 기업이 많이 진출한 만큼 이들의 다양한 시도를 선보일 장을 만드는 것이 시부야의 새로운 목표 중 하나다. 가장 새로운 문화의 흐름을 보려면 시부야로 가라는 말은 여전히 불변의 진리다.

카페 페퍼 팔러 © PepperParlor
플루플라토가 공간 연출을 맡은 니기와이 스테이지 © Shibuya Sakura Stage

일과 삶의 균형 사이 – 오피스, 호텔, 그리고 주택

사실 시부야에는 쇼핑몰만큼이나 오피스와 공유 업무 공간이 많다. 거대 상권과 관광지인 동시에 규모가 큰 업무 지구이기 때문이다. 한 건물 안에 사무실과 문화 공간, 레스토랑, 쇼핑몰까지 있어 기업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그래서인지 시부야의 호텔은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된다. 관광의 질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시부야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잘 맞춰 나가는 공간이 많다. 초반 시부야 재개발이 주로 쇼핑과 문화예술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일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일과 일상에 초점을 맞춰 전반적인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개발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사무 공간을 살펴보자. 특히 최근에는 IT 벤처 기업과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입주가 압도적으로 늘었다. 2024년에 개장한 사쿠라 스테이지는 입주 기업을 모집할 때부터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유치했다. 최신 기술과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시부야에서 펼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시부야에 기업 입주가 늘어나면서 2024년 공유 오피스와 라운지를 겸하는 셰어 라운지(SHARE LOUNGE)와 츠타야 서점으로 널리 알려진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이 새롭게 만든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서치(re-search)가 문을 열었다. 이곳들 역시 열린 공간을 통해 사람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실현하며 협업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시부야에서는 주목할 만한 호텔들 역시 많다. 그중 미야시타 파크와 연결된 시퀀스 호텔(Hotel Sequence)은 오픈, 스마트, 컬쳐(Open, Smart, Culture) 세 가지를 키워드로 그 이름처럼 진심 어린 연결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미야시타 파크와 연결된 로비 라운지 카페는 시부야에 방문한 모두에게 열려있다.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되고 일과 휴식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오픈된 공간이다. 최신 기술을 활용한 영리한 호텔 시스템은 체크인과 체크아웃뿐 아니라 호텔의 다양한 시설을 이용하는 데 편리함을 준다. 여기에 더해 호텔에서 다양한 지역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사람들을 연결하고 문화를 창조하는 일 또한 해 나가고 있다.

 

일본 최초의 소셜라이징 호텔인 트렁크 호텔(Trunk Hotel)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트렁크 호텔은 사회적인 실천으로 지역 가치를 되살리는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시부야에 근거를 둔 제품을 선보이고 지역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한다. 이처럼 지역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트렁크 호텔이지만 그와 동시에 늘 새로운 문물이 오가는 거점이었던 시부야의 역사성을 계승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는 오픈된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더욱더 새로운 걸 발견하게 만드는 경험을 디자인한다.

 

여기까지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시부야의 재개발 계획이었다면 뚜렷하게 달라지는 점도 있다. 2024년부터는 숙박 시설이 아닌 거주용 주택이 많이 들어서고 있단 사실이다. 브란즈 시부야 사쿠라오카는 총 155세대로, 언덕 위에 뻗은 거대한 나무를 컨셉으로 친환경적으로 설계되었다. 시부야 재개발 이후 처음 지어진 주택이다. 하얏트 하우스 도쿄 시부야는 주로 시부야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의 거주 공간으로,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라운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시부야에는 거주자를 위한 주거 지역이 늘어나는 동시에 육아 지원 시설, 의료 시설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앞으로 시부야의 재개발이 계속될수록 이러한 미래형 주택 관련 시설은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야시타 파크 전경 © Miyashita Park
시부야 트렁크 호텔

더 나은 도시의 삶을 위해

시부야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프로젝트 중에는 공공시설 관련 프로젝트도 있다.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THE TOKYO TOILET)는 시부야의 공공 화장실을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다. 디자인의 다양성, 편의성과 접근성, 유지관리, 예술성 모두를 충족하는 공공 화장실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되었다. 기존의 공공 화장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고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자는 게 목표였다. 

 

프로젝트에는 안도 다다오, 쿠마 켄고, 반 시게루 등 유명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투명한 유리 화장실로 화제가 되었던 반 시게루의 작품, 삼나무 판자를 이용해 화장실과 숲속 산책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한 쿠마 켄고의 작품 등 총 17곳의 공공 화장실이 재탄생했다.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하고 도시의 풍경과도 어우러지는 건축물들은 각각의 예술적 의미를 담고 있다. 시부야는 공공 화장실조차 관광객들이 몰려 사진으로 남기는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이 건축물들은 디자인적으로도 훌륭하지만 남녀노소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고 전문적인 유지보수 관리팀이 운영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 돋보인다. 편리함을 넘어 일상에 예술과 새로운 가치를 불어 넣으려는 시도다. 공공시설은 곧 공공예술이라는 믿음. 그것이 담긴 이 프로젝트는 시부야가 추구하는, 여러 면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시도하며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반 시게루의 투명 화장실 © The Tokyo Toilet
쿠마 켄고의 숲속 산책로와 이어지는 화장실 © The Tokyo Toilet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시부야 아크슈,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의 서관과 중앙동이 완공 및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시부야는 여전히 매년 변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10대들의 쇼핑 성지에서 시작된 시부야의 문화적 히스토리는 다양한 세대가 이용하는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더 나아가 유명한 관광지에서 미래형 업무 지구이자 주택가로, 동시에 테크놀로지와 공공미술의 현재를 보여주는 중심가로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자본의 흐름에 따라 보수적으로 고이는 쪽을 택하기보다 실험적이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아이디어에 더 많이 투자하며 스스로를 키워가고 있다.

 

한때 외지고, 더럽고, 불편하고, 복잡하다고 평가받던 고립된 도시는 변화의 폭을 넓혀가며 그 평가를 순식간에 뒤집어 버렸다. 꾸준한 노력이 불러온 자발적인 변화로 새로운 명성이 더해진 셈이다.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시부야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변화 뒤에 뒤따를 또 다른 변화를 향한 기대다. 그리고 그 변화된 공간과 도시 위에서 사람들은 오늘과 내일의, 기술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경험한다. 갈수록 모든 것이 미지수인 세상에서 고유한 도시의 매력을 뽐내는 시부야의 창의적인 발전이 지금도 계속되는 이유다. 

 

“100년만의 대개조”라는 표현에 이미 도시 시부야가 다음 세대와 함께 가꿔 나갈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있다. 이처럼 시부야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도쿄 시부야는 고유한 도시의 색이 녹아든 창의적인 공간을 어디까지 확장해 나갈 수 있을까? 스스로 실험하는 도시, 시부야의 내일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