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사회 전반에 대한 아티스트의 생각을 들어보는 인터뷰 프로젝트 <젊은 예술, 생각을 디자인하다>. 작가의 태도, 가치관, 창의성, 소통, 감성이 반영되는 작업이나 작품활동 이야기, 작가 개인의 생각을 따라가 보며, 문화예술이 우리 삶과 인간에게 주는 긍정적인 효과와 강점을 알아보고,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아티스트와 함께 예술의 미래를 그려봅니다.
논리적 사고와 추론, 학문적 콘텐츠를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디자인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크리에티브 그룹 <리즈닝 미디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심해보라는 질문을 던지며, 전시는 기술보다 전달하는 이야기가 중요함을 강조한 박진원 아티스트와의 인터뷰 지금 시작합니다.
PART 1. 아티스트를 소개합니다
Q. 리즈닝미디어는 어떤 그룹인지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리즈닝미디어에서 제작을 맡고 있는 박진원입니다. 리즈닝 미디어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와 논리적 사고를 가지고 전시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그룹입니다. 단순히 인터랙티브 미디어 전시를 한다기 보단 인터랙티브 미디어랑 논리적 사고 아니면 언어 같은 여러 가지 학문적인 콘텐츠를 알기 쉽게 설명하도록 만들기 위해 전시로 풀어내는 팀입니다.
Q. 인터랙티브 미디어 콘텐츠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저는 인터랙션 디자인과를 나왔고, 정실장님이 공대를 졸업하셨어요. 사실 인터랙션 디자인 공부하고 이런 작업 하는거 자연스러운거 아니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거든요. 저는 인터랙션 디자인 UI여도 물리적 인터페이스를 주로 많이 연구했어요. 예를 들자면 문 손잡이 같은 인터페이스를 공부한거죠. 처음엔 취업 생각은 없었고 대학원가서 물리나 인터랙션을 연구하는 학문을 더 공부하고 싶었는데.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미디어 회사에서 4년 정도 일을 하고 나서 정실장님과 팀을 만들어 전시 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인터랙션으로 전시 콘텐츠를 만들게 된 계기가?
처음에 뉴욕 출장을 갔는데 거기에 ‘모메스’라는 수학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쉽게 전시로 알려주는 공간이 있었어요. 그동안 수학이라 하면 학교에서 공부하는 딱 짜여있는 학문의 영역이잖아요. 그걸 전시로 재밌게, 하기 쉽게 사람들한테 이야기해주고 그걸 받아 들이는 거에요. 그리고 보통 부모님과 아이들이 올 줄 알았는데, 나이드신 할아버지도 혼자 오셔서 뭔가 꽁냥꽁냥 하고 계시는 걸 보고 문화충격을 받았죠.
전시라는게 어떤 콘텐츠냐를 생각 안 해봤구나. 콘텐츠는 A도 되고, B도 되고, C도 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전시영역의 확장을 이뤄보면 좋지 않을까?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때 당시에는 단순히 ‘추리’라는 키워드를 생각했고, 지금은 논리적 추론으로 많이 다듬어졌죠. ‘추리’ 딱 잘 와 닿지 않나요?
처음에 <모모! 논리와 미디어가 만나다>전시를 기획하고 만들게 된 것도, 어떤 공간, 어떤 사물, 어떤 사람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고 추리 해보자에서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런 추리 방법을 ‘A로 풀면 이렇게 나오고 B로 풀면 이렇게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한 거에요.
Q. 인터랙티브 미디어 전시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장점이 커요. 매체는 굉장히 많아요. 언어가 가장 오래된 매체고 세월이 어마어마하게 지난 다음에 책이 만들어졌잖아요. 인류 전체 역사로 따지면 책도 얼마 되지 않았고 다음으로 영상매체가 발명되고. 지금은 여러가지 매체가 많은데, 책과 영상은 일방적인 인터랙션이에요.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내가 인풋을 주면 거기에 맞는 아웃풋이 나오는 대화형 인터랙션이에요. 게임도 그렇잖아요. 게임도 인풋 아웃풋을 통해서 어떤 명령을 주면 거기서 정해져 있는 몇 가지의 인터랙션이 나한테 돌아오고. 이런 방식의 매체를 가지고 콘텐츠를 전달하는 게 사람들이 이해하거나 알기 조금 더 수월하겠다는 판단이었어요. 설명하는 것에 대한 이해를 돕는 툴?
PART 2. 아티스트가 작품으로 전달하는 메시지
Q. ‘추리’라는 주제가 전시로 풀기 까다로웠을 것 같은데.
‘추리’는 저희한테 특별한 단어에요, ‘추리’라는 게 “나는 이렇게 추리할거야”도 있지만 무엇을 가지고 그걸 밝혀낼지가 더 흥미로운 부분이거든요. 근데 외부의 무언가가 아닌 나 자신, 스스로 생각으로 그것을 밝혀내는 거요. 예를 들면,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 나는 남자고, 30대고, 한국 사회에 살고 있어 그러면 갖게 되는 기본적인 사고방식이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죠. 혹은 내가 알지 못하지만 낯선 이와 대화를 통해 남이 나를 판단하게 되는 여러 가지 생각들 그게 어디서부터 왔냐 가 너무 궁금했어요.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스스로 습득한 건지 누군가가 알려줘서 은연중에 내재화 된 건 아닌지 아니면 학습을 통해서 그냥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건지 궁금했거든요. 다시 말하면 생각이 나한테 어떻게 왔고,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들었는지, 내가 그 생각을 통해 남한테 어떻게 얘기하고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 궁금증에서 ‘추리’라는 주제를 시작했어요. 이러한 사고방식과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툴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줄 수 있을까? 가 논리적 추론까지 간 계기가 된 거죠. 어떻게 받아들일지 말지는 스스로 결정하는 거고요.
Q. 전시를 통해 내 생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왜 나는 그런 판단을 하고, 행동하는지 질문하는 거네요?
저는 사람들한테 모든 상황을 의심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의심해보라는 거죠. 당연한 건 없거든요. 그런건 있을 수가 없어요. 당연한 것은 그동안 암묵적인 합의를 거쳐 모두에게 어떻게 퍼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법칙처럼 따르고 있는데 아주 엄밀하게 쪼개서 보면 당연하다는 기준이 모호할 때가 많아요.
사람은 남자와 여자 두가지 성별만 있어 라고 굳게 믿는데 법적으로 다른 나라는 남자 여자 외에 다른 성별이 있어요. 생물학적으로도 더 따지고 들어가면 남자와 여자 명확하게 나눌 수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의심해보라는 거죠. 저희 전시를 통해 내 생각이 누군가한테 생각을 강요받은 건 아닐까? 나는 이거에 대해서 궁금해 이거에 대해서 의심해볼래! 라고 생각이 떠오르면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Q.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전시라는 점이 특이해요.
처음부터 아이들에 초점을 맞춰 콘텐츠를 만들려고 한건 아니에요. 원래는 아이와 어른의 경계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제작하는게 방향이었거든요. 그래서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풀려다 보니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야해 생각했고,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아이들을 위한 작업을 많이 했어요. 좋은점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대상이 전 연령이다보니 다양한 연령이 다 같이 즐거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Q. 아이들이 전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해서 신경 쓸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아이들은 아직 어른들 만큼 사고가 닫혀있지 않아요. 어른은 삶을 살면서 얻은 경험, 실패를 통해 조금 더 효율적인 방식을 따라가잖아요. 이렇게 하면 실패 할거야 를 알게 되면서 생각을 축약해요. 아이들은 그런게 없어요. 자신이 이해하고 원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해보고, 반응을 얻어내요.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사고가 편협하지 않아서, 더 다채로운 대화를 할 수도 있고요. 아이들은 어떤 단어나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데 A로 튈 수도 B로 튈 수도 있어서 더 흥미로운 결과를 낼 수 있어요 .이 부분을 알고 있으면 우리가 생각하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대화가 가능한게 아이들이에요.
그래서 저는 어린이용 책이나 장난감 이런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어요. 아이라면 이런 생각과 사고방식을 가져야 해 라고하는 어떤 하나의 틀을 만들어주는 것 같은 거에요.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사고를 가질 수 있어요. 근데 아이의 사고방식을 가두는 거에요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저렇게 만들어져도 재미있지 않을까? 우리끼리 신나서 만들었는데 굉장히 재미없어하는 콘텐츠도 있었고. 이게 뭐가 재밌지? 왜 이거에 대해 열심히 30분째 놀고있지? 하는 콘텐츠도 있어요. 몇 년동안 전시하면서 겪어보니까 깨닫는 부분이 생겼죠.
PART 2-1 자발적으로 반응하는 놀이 콘텐츠
Q. 리즈닝미디어 작품 중에 가장 좋았던 콘텐츠는 무엇이었나요?
제일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는 ‘색깔 블럭’인데 사실 기술실험을 위한 콘텐츠였어요. ‘색깔 블럭’은 규칙이 없어요. 시작과 끝이 없고 규칙도 없는 상태로 아웃풋을 냈기 때문에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단순한 인터랙션이거든요. 색깔 블럭을 놓으면 그 주변에 다른 색깔이 생기고, 색깔 블럭과 색깔 블럭 사이에 중간색의 몬스터들이 움직이는게 다예요.
규칙이 없는 의도하지 않는 반응에서 아이들이 굉장히 큰 재미를 느끼더라고요. 색깔 블럭을 굴리니까 다양한 색이 별똥별처럼 나타는 거예요. 색깔 블록을 위로 쌓기도 하고. 저도 몰랐는데 이렇게 가지고 노는 방법도 있구나 알게됐어요. 내가 생각한 놀이규칙이 아닌데 그들만의 방법을 찾아서 더 재밌게 놀더라고요. 스스로 어떤 규칙이나 방법을 터득 하면서 놀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반응이 좋았고
Q. 예상외로 반응이 좋지 않았던 콘텐츠는요?
반응이 안 좋아서 처음에 전시하고 폐기한 콘텐츠도 있는데. 시작과 끝에 제약을 두고 규칙성을 만들어 놓았던 거에요. 아이들에게 규칙을 설명하고 “이렇게 놀아” 라고 하니까 한번 만져보고 흥미를 잃더라고요. 그리고는 우리가 만들어 놓은 규칙을 부수고,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놀이를 이어가요. 인터랙션은 어쨌든 반응하니까요. 그때 느낀 게 규칙을 만들어 놓는 건 아이들을 귀찮게 하는 제약이구나 생각했어요.
Q. 그렇다면 전시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고려하고 표현하려는 부분은?
아이들을 관찰하고 연구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우리도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했지만, 아이의 사고방식을 다 잊어버렸기 때문에 미지의 영역이거든요. 아이들이 스스로 놀 때 무엇을 재밌어하는지 어떤 반응에서 자기 이야기로 만들어내는지 좀 더 연구하고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시공간에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이야기를 풍부하게 하고, 아이들에게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체험하게 해주고 싶어요. 저희가 처음 <모모! 논리와 미디어가 만나다> 전시에서 했던게, 손전등을 벽에 비추면 비추는 공간에 영상이 나오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스크린에 돋보기를 갖다 대면 돋보기 안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이거든요. 그것도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했어요.
Q. 클라이언트와 협업은 어떻게 풀어가나요?
저희 전시는 하고 싶은 명확한 주제와 이야기가 있으니까 정해져 있고, 보통 클라이언트와 협업하게 되면 그들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듣고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적합한지 영상으로 풀어내는 게 맞는지 다시 제안드려요. 주제가 있으면 꼭지를 몇 개 잡아서 인터랙션이 필요한 정보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일방적으로 전달해도 되는 정보는 중요 스팟에 영상을 상영하거나 벽에 시트를 출력해 붙여 놓는 식이죠.
Q. 인터랙티브 미디어만 하는 게 아니라 전시의 내용에 따라 표현방법이 바뀌네요
전시 분야는 콘텐츠에 집중을 많이 해요. 일본 사례를 보면 기획팀을 구성할 때 콘텐츠, 스토리부터 출발해서 아웃풋을 인터랙티브, 영상, 포스터 어떻게 표현할 지까지 고민하거든요. 그래야 예산도 줄일 수 있고, 이야기와 정보에 맞게 전시를 보여줄 수 있어요. 저희도 왜 이 전시를 하려고 하는지, 목적을 더 생각하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식으로 관점을 가져가려 노력하고 있어요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사실 돈이 되게 많이 드는 콘텐츠에요. 장비도 많이 들고 설계도 해야 하고 사람도 많이 필요하고 그런데 그 정도까지 감당할 만큼의 수요가 많이 없죠. 게다가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이제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기술이에요. 그렇다 보니 축적된 데이터도 거의 전무하죠. 어디서 자료를 받고, 기술을 발전시키고 해야 하는데 아직 초기 단계라 여러 가지 다른 기술을 접목하거나 이 기술을 완전히 이해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 정보를 담는게 어렵죠
책이랑 비교하면 책은 언어로 된 문법이 있고, 그 문법에 내 생각을 넣어 잘 다듬고, 그걸 교열해주고 마무리해주는 전문가들이 있어 완성된 결과물이 나오잖아요. 근데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그런 과정이 없어요. 역사가 짧다 보니, 그래서 이게 과연 완성된 결과물인가? 최선인가? 더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항상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PART 2-2. 리즈닝미디어가 전시를 대하는 자세
Q. 다음 전시나 작업을 위해 아이디어를 발전 시키거나 새로운 작업 준비는 어떻게 하세요?
내부적으로 프로젝트를 발생 시킨다거나 다음 전시를 기획할 때 저희가 만들었던 콘텐츠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고, 다른 나라로 리서치를 많이 다니는 편이에요. 특히나 일본 같은 경우에는 미디어나 전시 쪽으로 앞서있는 선진국이거든요. 유럽이랑 거의 비슷한 수준을 갖고 있어요.
먼나라를 못 가면은 가까운 일본이라도 주기적으로 찾아가서 새로운 전시물이나 그런 환경들을 많이 보고 리서치하고 있어요. 컵누들뮤지엄도 전시쪽 대가분이 기획을 잘 하셨다고 해서 보러 갔는데 깜짝 놀랐어요. 어쩜 저렇게 잘 만들었는지
Q. 다른 인터랙션 전시를 주로 보시나 봐요.
인터랙션 전시만을 찾아다니진 않아요. “콘텐츠를 잘 표현했다”라고 얘기하는 전시를 주로 찾아다니거든요. 거기 인터랙션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어요. 결국, 전시의 핵심은 콘텐츠거든요.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 그게 전시를 하는 목적이죠.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어떤 표현방법에 먹혀버리거나 전시를 하고 싶은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빈약하면 그거는 어떻게 화려하게 돈을 많이 들여서 만들었건 되게 볼품없어요.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아주 크게하는 전시도 있어요. 그 전시를 구경하고 나면 공허한 느낌이 있어요. 기술자랑이구나 영상을 잘만드네 이런 생각이 들지 우리한테 전달하려는게 도대체 뭐야? 무엇, 이야기가 없는 상태이니까요.
Q. 전시는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군요.
전시에는 콘텐츠 밖에 없어요. 우리가 하는 기술은 도움을 주는 대상이지 콘텐츠가 없는데,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데 무슨 전시고 무슨 기술이에요. 그건 아무 의미 없죠.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영상으로 풀었을 때 훨씬 더 전달력이 좋은 경우가 있으면 그럴땐 과감히 인터랙티브를 빼야해요. 전달하는 이야기가 책으로 보여주는게 더 명확하면 다 빼고 책을 써야 하는 거죠 그렇게 전달하는 이야기에 따라서도 매체선택이 달라져야 해요
PART 3. 우리가 바라보는 예술교육
Q. 논리와 추리를 주제로 다룬 리즈닝 미디어 콘텐츠를 보면 아이들이 있던데요.
교육까지 가긴 어려워요. 저희는 교육한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 정도만 생각하고 있어요. 이게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저도 예상이 안 돼요. 아이들한테 A라는 인풋을 주면 A’, A” 라는 정량적 인풋대비 아웃풋을 강요하는게 아니거든요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결과가 나와야 더 재밌거든요. 우리가 배워 왔던 교육, 수능을 위한 배움이 인풋 아웃풋이 굉장히 명확하죠.
저희는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게 아니라, 물음표를 던지는 거에요. 내 사고방식을 추리할 때, 스스로 만든 걸까? 아니면 남의 생각을 받아들여서 만들어진 걸까? 판단할 근거는 없어요. 그냥 물음이 생길 뿐인 거죠. 그리고 각자가 다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이 다를 꺼에요. 그 누구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저 저희가 어떤 물음을 제시하면, 각자가 다양한 방법으로 질문하고, 거기서 자기가 스스로 뭔가 얻어내는 거죠 그리고 그게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지 않았고,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면 반응이 있는거죠. 우리가 제시한 컨텐츠 안에서 참여자들이 역으로 놀아보고 내가 이런 반응을 했더니 저쪽에서 어떤 피드백이 왔네 근데 그게 어떤 의미일까? 라고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Q.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예술을 통한 교육은 어떤 방향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교육이라는 단어의 고정관념 들어내고 예술을 아이들한테 어떻게 전달 해줄 것인가 를 생각하면 그게 예술교육이지 않을까 싶어요. 교육이라는 방법론적 사고방식에 예술을 가져다가 아이들에게 가르쳐 봤자 이해하지 못할 거에요. 그냥 예술이라는 학문의 어떤 챕터로 갇혀서 역사적인 정리 밖에 못해주거든요.
저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배움이 극명하게 나뉘어요. 대학 때 저희 교수님은 특히나 전공까지 올라왔을 때 저한테 무엇을 가르쳐주신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그냥 계속 질문을 던져요 “너가 이 전공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거 아니야 이 전공이 뭐라고 생각해?” “그럼 이 전공을 가지고 네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정리한 답이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제가 받은 대학교육은 저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거에요.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인터랙션 디자인은 A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에 이 결과물은 이런 방향으로 나올 것 같아요. 그걸 로 다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유도해요. 그리고 제 결과물에 주변 사람들이 질문을 하는 방식이었어요.
정보를 학습하는 교육에서 벗어나죠. 어떻게 보면 질문만 던지는데 이게 교육일까 할 수 있지만 저는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교육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누군가가 질문하면 저는 그 사람이 질문을 던진 이유를 생각해야 하고, 거기에 맞는 답을 주려면 내가 그 부분을 학습 해야 해요. 인터넷이든 전공서적을 찾아보던 무엇을 하든 그렇게 자연스럽게 교육이 일어나니까요. 내가 궁금한 것을 찾아가는게 공부죠.
PART 4. 공식질문
Q. 앞으로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보여주고 싶은 전시가 있다면?
해보고 싶은 부분은 “세계 10대 과학실험”이에요. 이게 과학사에서 되게 유명한 10대 실험이거든요. 이건 책이나 영상으로 설명하기 매우 어려워요. 영상으로 설명해 놓은 게 몇 개 있긴 한데, 오랫동안 집중해서 보고 있어야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보지도 않아요
그거를 전시로 풀면 재미있어하지 않을까요? 단순히 원자를 던져 놨는데 파동 이면서 입자야를 설명할 수 있는 미디어가 있어 근데 그게 재밌어. 그러면 재미있는 무언가를 하면서 정보를 얻어갈 수 있으니까. 그 전시를 보러오는 입장에서는 유익하지 않을까 싶네요.
Q.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아티스트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어른을 믿지 마라, 예술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이야기, 어른을 믿으면 안 돼요. 어른은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 동안 굉장히 많은 모순과 고정관념을 계속 습득하면서 지금까지 와온 존재에요. 그리고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사회에서 통용되는 가치일 수도 있지만, 그 사회를 벗어나면 되게 이상한 사고방식일 수도 있거든요.
어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던 어떤 교육을 가르쳐주든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죠. 그걸 저도 심지어 아이들한테 이야기를 할때 되게 당연한 듯이 얘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굉장히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른들의 생각이 옳다고 믿지 않으면 아이들은 조금 더 좋은 교육을 받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