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미술시장 플레이어 7인과의 인터뷰

  • 모더레이터: 이경민 – 미팅룸 미술시장 연구팀 디렉터
  • 인터뷰 패널:
    미스터 미상 (Mr. Misang) – 일러스트레이터, 디지털아트 작가
    주연화 (Henna Joo) – 아라리오 갤러리 총괄 디렉터
    요한 쾨닉 (Johann König) – 쾨닉 갤러리 대표, 예술 매개자
    크리스티아나 보일 (Christiana Ine-Kimba Boyle) – 페이스 갤러리 온라인세일즈 디렉터
    린제이 하워드 (Lindsay Howard) – 파운데이션 커뮤니티 총괄 책임자
    마이클 코너 (Michael Connor) – 라이좀 예술감독
    캐슬린 김 (Kathleen E. Kim) – 법무법인 리우 소속 미국 뉴욕주 변호사

2021 KAMA 컨퍼런스를 공동기획한 미팅룸의 이경민 디렉터를 모더레이터로, 국내외 NFT 미술시장 분야에서 핵심적으로 활동해온 작가, 갤러리, 마켓플레이스, 기관, 법률가 등 국내외 전문가와의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전문가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경험하고 바라본 NFT 관련 활동과 성과, 계획, 가능성과 문제점, 전망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했다.

 

Q1.

 NFT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Mr. Misang: 대부분 외주 작가들은 의뢰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보니, 커리어를 탄탄하게 쌓아도 불안한 경우가 많다. NFT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작가 자신이 자기를 알리는 만큼 작품이 팔린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다양한 SNS와 플랫폼 등 최대한 여러 창구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소개해야 한다.

 

Q2.

갤러리는 NFT화하는 작가와 작품을 선정할 때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어떤 지원을 하는가?

주연화: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는 열려 있는 작가들, 그리고 NFT 유형의 작품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작가들과 함께 작업한다. 갤러리는 파트너가 되어 작품의 홍보와 판매 부분을 담당한다. NFT 작품이 팔리면 그에 관한 가상화폐의 정산 과정까지 맡고 있다.

Johann König: 기존 갤러리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NFT로 발행하는 경우도 있다. 작가가 스스로 작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범위를 넘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작업의 경우 그 프로젝트를 실현할 개발자나 기술자를 따로 찾기도 한다.

Christiana Ine-Kimba Boyle: 갤러리는 소속 작가들의 NFT를 선보이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열기도 한다. 화이트 큐브에서 벗어나 작가들이 새로운 시도를 해보도록 기회와 수단을 만드는 것이다. 갤러리 프로그램 밖에서도 작가들의 NFT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때는 마케팅이나 자문 등 일종의 협업이 이루어진다.

 

Q3.

NFT와 관련한 라이좀의 계획과 방향은?

Michael Connor: 라이좀은 뉴욕 뉴뮤지엄 산하 디지털아트 연구 기관이자 플랫폼으로서 디지털 아트의 창작과 보존을 지원해왔다. NFT는 매우 구체적인 디지털 오브제의 일종으로, 작품이 가진 사회적 맥락까지도 함께 담고 있다. 이런 부분까지 포괄할 수 있는 아카이빙 방식에 관한 고민과 실천을 이어가려고 한다.

 

Q4.

NFT와 메타버스 미술 시장에서 갤러리와 마켓플레이스의 역할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Christiana Ine-Kimba Boyle: 갤러리와 마켓플레이스는 작가들의 작품 창작을 위한 다양하고 풍부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 NFT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높은 기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과 프로젝트를 고민한다.

주연화: 갤러리는 소속 작가들이 NFT 거래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선보이도록 도움을 주는 중간자이자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 단순히 딜링을 주선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제작부터 프로모션, 인터내셔널 프레젠테이션까지 지원한다. 새로운 시장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작가들을 알리는 시도를 이어가려고 한다.

Johann König: 갤러리는 소속 작가들의 디지털 작업과 아날로그 작업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갤러리의 오랜 역할은 작가들에게 시장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사실 SNS가 발달한 현재 그 역할의 범위는 많이 축소되었다.

Lindsay Howard: 마켓플레이스는 자체적으로 네트워크를 만들기도 한다. 전시 기획을 오로지 기획자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작가들이 의사 결정권을 가진다. 작가들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 작품의 수준이 높게 유지된다. 이러한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점점 더 넓혀가려고 한다.

 

Q5.

NFT와 메타버스와 관련해서 비영리 기관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Michael Connor: 기관도 NFT 분야에 분명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사실 시장 주체가 아닌 기관이 시대적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단순히 시장의 원리만 고려하는 것이 아닌, NFT에서 문화적 가치와 지식을 만들어내고 공공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을 기관이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6.

갤러리들은 NFT 작품의 주요 컬렉터 층을 어떻게 설정하고, 지속 가능한 시장 형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Johann König: NFT는 거래가 용이하기 때문에 훨씬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컬렉터 층도 무척 다양하다. 크립토 아트를 구매한 컬렉터가 실물 작품을 구매하기도 하고, 실물 작품 컬렉터가 크립토 아트를 구매하기도 한다. 어떤 컬렉터가 있다고 일반화해서 말하기 어렵다.

주연화: NFT 컬렉터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고객층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이해가 있고 사용에도 능숙한 사람들이다. 3D 이미지, 디지털 작품, 광고, 애니메이션, 게임 등 주로 새로운 시각 문화에 익숙한 MZ세대가 대부분이다.

Christiana Ine-Kimba Boyle: 갤러리의 기존 컬렉터 층에서도 NFT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가상화폐와 관련된 다양한 거물들이 새로운 컬렉터로 유입되고 있다. 갤러리는 이러한 다양한 컬렉터 층과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어떤 컬렉터 층이 계속 등장할지 꾸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Q7.

아직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 NFT 미술 시장에서, 창작자가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때 유의할 점은?

Mr. Misang: 사실 NFT 미술 시장은 국가로 나눌 수 없다. 국내의 플랫폼과 작가들은 정확하게 말하면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다. 사실 NFT 시장은 어떻게 변할지 예측이 어렵다. 창작자들은 당장 어떤 작품을 판매하려 애쓰기보다는 자신의 작업 방향성과 비전을 먼저 세워야 한다. 그 후에 시장의 변화를 읽어도 늦지 않다.

캐슬린 킴: NFT 시장에서 창작자들은 저작권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어떻게 행사할 것인지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권리와 저작권을 양도할 것인지, 아니면 이용권을 넘기고 수익을 분배할지 선택해야 한다. 저작권은 세분화해서 양도하거나 이용을 허락할 수 있고, 기간이나 장소를 특정해 권리를 양도하거나 이용을 허락할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을 알고 활용해야 한다. 실제로 NFT와 메타버스 시장이 커지면서 지식재산 관련 분쟁이 커지고 있다. 계약 체결 등 이와 관련된 법률도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

주연화: NFT 작품의 판매가 등 수치적인 부분이 크게 다가오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작품성에 관한 고민이다. 창작자들은 작품의 금전적 가치 외에도 역사적, 미학적,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Q8.

NFT는 소통 가능한 유동적인 디지털 작업의 가능성을 열었다. 예술가의 창작을 확장하는 NFT의 가능성에는 무엇이 있는가?

Mr. Misang: NFT라는 시장 자체의 다양성은 그만큼 창작에서 다양한 실험을 가능하게 했고, 한계를 자연스럽게 넓혔다.

Michael Connor: 전통적인 관행이나 물리적 공간을 메타버스와 NFT와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현실 공간과 가상 공간을 구분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Lindsay Howard: NFT는 시장 역학뿐 아니라 인터넷의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창작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증명할 수 있고, 모든 정보를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창작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NFT 작품을 만들 것이다.

 

Q9.

NFT와 메타버스는 다양한 가능성과 동시에 단점과 한계도 갖고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여겨지는 개선점이 있다면?

캐슬린 킴: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시간, 공간, 국경의 제한이 없다. 이처럼 제약이 없는 게 장점이자 한계이기도 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 문화에는 익명성이 존재하고, 당연히 그에 따른 범죄 문제도 잇따른다. 전 세계의 법률가나 입법 행정 전문가들은 익명성 뒤에 숨은 범죄자들을 어떻게 특정할지 고민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는 아직 합의된 법적 정의가 없기 때문에 여전히 수많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Mr. Misang: 이더리움이 작업 증명에서 지분 증명으로 성공적으로 넘어간다면 환경 문제는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해킹과 보안 문제는 계속 꾸준히 보완될 것이고, 저작권 이슈도 점점 더 정리될 것이다. 위조 창작자를 근절하는 게 아니라, 창작자가 더 쉽게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Michael Connor: 현실 세계를 디지털 형태로 메타버스에 옮기는 건 큰 의미가 없다. 메타버스에서 미술을 감상하려는 새로운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

 

Q10.

각 분야에서 NFT와 메타버스 산업은 어떤 미래를 그려볼 수 있나?

Mr. Misang: 우리는 이제 NFT가 없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의 변동은 있겠지만, 메타버스는 나중에는 굳이 따로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개념이 되지 않을까 한다.

캐슬린 킴: 메타버스 안에서는 무엇이든지 실현해 볼 수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 다양한 분야의 관련 산업, 인간의 상상이 만나면서 유발 하라리가 말했던 것처럼 신이 되고 싶은 인간인 호모데우스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앞으로 메타버스는 훨씬 더 다양한 영역에 걸쳐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주연화: NFT는 거래하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디지털 베이스의 작가들 역시 작품 판매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새로운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점은 미술 시장을 크게 바꿨다.

Johann König: NFT는 현재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버스표와 같은 훨씬 일상적인 부분까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NFT를 활용하는 범위는 점점 더 넓어질 것이다.

Christiana Ine-Kimba Boyle: 사실 단기간에 큰 인기를 끄는 것은 늘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NFT는 미술 시장을 바꿔놓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컸다. 블록체인과 NFT 기술은 점차 그 활용 범위를 넓혀 일상적인 거래에도 사용되기 시작할 것이다.

Lindsay Howard: NFT는 일시적인 유행도 아니고, 단일한 플랫폼이나 프로토콜도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미술계에 영향을 끼칠 핵심 트렌드다.

Michael Connor: 현재 NFT가 새로운 시장에서의 일종의 투기성 개체로 인식되는 점은 아쉽다. NFT는 훨씬 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