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challenge)의 서막
2014년 미국에서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기억하는가?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해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SNS의 파급력과 함께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당시에는 공인이나 공인 급의 인플루언서가 주로 참여해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2021년에 들어서 챌린지의 참여 주체가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일반인 사이에서도 자신이 속한 사회와 개인의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챌린지가 등장했다. 심지어 MZ세대 사이에서는 누구든 도전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로 변주되기도 했다.
남들과 자신의 삶을 공유하는 데 익숙한 MZ세대는 연결을 통해 성취감을 느낀다. 리워드도 하나의 목표가 될 수 있지만 챌린지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얻는다는 특징이 있다.
–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책임연구원-
MZ의 챌린지
M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에 익숙한 디지털 노마드 족이다. 챌린지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소통하는 데 적임자다. 게다가 줄글보다는 영상이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이기에 짧고 굵은 영상으로 기억을 각인시키는 숏폼(SHORT FORM) 콘텐츠를 선호한다. 이들은 수동적으로 영상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주체가 되어 새로운 콘텐츠를 재생산한다. 코로나로 인해 답답한 일상 속에서 SNS를 통해 감정을 표출하고 세상과 연결되려고 한다. 챌린지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누구인지를 표현하려고 든다. 해시태그로 요즘 밈(MEME)을 따라 하며 소속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팬데믹으로 인해 단절된 상태 속에 고립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중심을 잡아 나간다.
다양한 표현 방식만큼이나 이들이 만들어가는 챌린지의 형태도 형형색색을 이룬다. 단순한 놀이 문화 챌린지부터 선한 영향력을 나누기 위한 캠페인형 챌린지, 매일 루틴을 알차게 다지는 일상력 챌린지 등 MZ세대의 챌린지 활용법도 점점 더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중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과 댄스 챌린지는 자기 개발에 대한 니즈와 숏폼 콘텐츠라는 트렌드가 맞물리며 MZ세대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
오하운은 오늘 하루 운동의 줄임말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코로나 시대에 떠오른 2021년 신축년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한 키워드다. 코로나로 인해 생활 패턴이 바뀌며 MZ세대 사이에는 일상 속 작은 습관과 루틴을 만들어 성취감을 쌓는 문화가 생겨났다.
특히 무기력함과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 운동을 일상화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들은 운동 후 SNS에 #오하운, #오하운챌린지 등 해시태그를 달고 꾸준히 인증하기도 한다. 플랫폼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홈 트레이닝을 따라 운동하거나, 본인만의 운동 습관을 만들면서 오하운챌린지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챌린지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만의 운동법으로 자기관리를 하기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과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혼자 함에도 SNS를 통해 함께 한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특별히 오하운 챌린지는 자기 개발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게 하는 실행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SNS상에서는 MZ세대들이 챌린지를 통해 운동과 대인관계를 동시에 확장하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댄스 챌린지
MZ세대가 주류를 이루는 또 다른 트렌드 중 하나로는 댄스 챌린지가 있다.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 시작에는 가수 비의 1일 1깡 챌린지가 있다. 비의 깡은 각종 SNS를 통해 패러디되기 시작하더니 커버댄스부터 개그 소재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재가공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그 뒤를 이어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가 시작됐다.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경쾌한 멜로디와 춤 동작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며 큰 인기를 얻었다. 안무가 어렵지 않고 동작이 쉬워 어디서든 쉽게 따라할 수 있기에 SNS를 활용한 대표적인 마케팅 성공 사례가 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가수 전소미의 신곡 Dumb Dumb이 숏폼 콘텐츠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며 인스타 챌린지로 번져 나갔다. 특히 MZ세대의 주도적으로 참여로 해당 음원이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결과를 낳으며 MZ세대의 챌린지 현상이 대중문화에 끼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종류의 챌린지는 특히 10·20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콘텐츠를 모방하고 재가공하며 새로운 콘텐츠로 재탄생시킬 때 큰 재미와 기쁨을 느낀다. MZ세대의 적극성과 높은 참여율은 단순히 물건만 구입하는 소비자의 개념을 벗어나 모디슈머(modisumer)로의 진화를 잘 드러낸다.
이처럼 챌린지 문화는 다양한 방식으로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으며, 홍보나 마케팅 분야에도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지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다 해도 챌린지 문화는 모양을 달리하며 계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SNS 챌린지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문어지지마 캠페인
LG유플러스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특히 이제 막 취업했거나 자취를 시작해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회초년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문어지지마 캠페인을 기획했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삶이 무너지면 1인 가구 사회초년생의 즐거운 일상도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되었다.
무너(MOONO)라는 귀여운 문어 캐릭터를 활용한 문어지지마 브랜드는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우리의 오프 문어지지마! 무너이야기 편은 유튜브 공개 이후 1150만 누적 조회 수와 약 900개의 댓글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무너(MOONO) 캐릭터에 대한 뜨거운 반응과 함께 무너의 퇴근 후 모습과 제모습이 너무 닮아있네요. 참신한 소재로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올랐어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인스타그램의 릴스, AR필터, 틱톡 챌린지를 통해 유플 문어 Song을 따라 부르는 셀피 영상, 무너티콘 등이 자발적으로 생성되면서 엄청난 호응을 이끌었다.
이 인기 힘입어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에 무너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숙명여대 축제인 청파제를 메타버스 공간 스노우버스에 구현하고 무너를 내세워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청파제 메타버스에 등장한 귀여운 무너 캐릭터는 재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축제 기간 설치된 유플 충전소에서는 아바타가 방문할 경우 1GB 데이터 사용권을 선물하는 데이터 충전, 코로나와 학업으로 지친 학생들을 무너가 응원하는 마음 충전 이벤트 등을 제공했다. 챌린지에서 큰 성공을 거둔 무너를 MZ세대 사이에서 떠오르는 메타버스에 등장 시켜 홍보하고 캐릭터화한 것이다. 챌린지에서 메타버스까지 진출한 무너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혼자 하면 4%, 함께 하면 80% – 한달어스
집에서 혼자 도전할 수 있음에도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의욕을 북돋우고 싶은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일지도 모른다. 사실 무언가 도전해 본 사람이라면 혼자만의 힘으로 도전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실제로 무언가에 도전했을 때 혼자 시도하면 4%에 불과한 성공 확률이 함께 하면 80%로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와 본능을 간파하고 매일의 실천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있다. 바로 한달어스다.
한달어스는 커뮤니티를 이뤄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고 성장을 독려하는 챌린지 커뮤니티다. 한달어스는 작심 3일을 벗어나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사용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반달, 7일, 3일 같은 단거리 챌린지도 제공한다. 예를 들자면 7일 명상, 3일 책 한 권 읽기 프로그램과 같다. 이 중에는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박한 프로그램도 있고 함께 하면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프로그램도 있다.
한달어스에서 참여할 수 있는 챌린지 분야는 2022 목표지도 만들기에서부터 한 달 브런치 작가 되기, 한 달 미라클 모닝 등 다양하다. 가장 인기가 많은 챌린지는 브런치 작가 되기와 같은 글쓰기 관련 챌린지이며 대부분의 챌린지는 인기가 많아 모집이 금방 마감된다. 이렇게 다양한 영역으로 세분되어 있는 것이 바로 한달어스만의 매력이다. 함께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거창한 것이 아닐지라도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내면의 힘을 쌓을 수 있다. 게다가 사용자의 목표까지 함께 뛰어 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훨씬 더 쉽게 첫걸음을 뗄 수 있다.
뿌리 깊은 나무
MZ세대는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며, 자신의 가치관을 더욱 견고히 만들어 가는 시기이다. 하지만 2020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는 젊은이들의 외부활동을 크게 제한했고 크게는 직장 및 사회생활부터 아주 사소한 일상생활까지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열정 가득하고 당당한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방식대로 돌파구를 찾았다. 다양한 챌린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선호 분야를 알아갔다. 실제로 만나지 못해 생긴 사회생활의 공백은 관심 분야가 같은 사람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메워 나갔다.
이처럼 MZ세대는 단단한 나무가 되어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나무를 보면 바람에 이리저리 줏대 없이 흔들리는 것 같지만 실은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기에 쓰러지지 않는다. MZ세대도 나무와 같다.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흔들리는 것 같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중심을 잡기 위해 더욱더 튼튼한 뿌리를 내린다. 그렇게 묵묵히 오늘도, 내일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바로 그것이 팬데믹 시대를 지나는 MZ세대만의 생존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