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AI는 외면할 수 없는 미래다. 미래는 늘 불확실하기에 경계의 대상이 된다. AI를 둘러싼 지난 몇 년간의 논의는 기대와 두려움이 밀물과 썰물처럼 반복되는 형태였다. 1997년 IBM 체스 프로그램 딥블루(Deep Blue)에 패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체스 선수 게리 카스파로프는 2016년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첫 대국에 패한 이세돌에게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남겼고 그의 불길한 예감은 알파고 4승 1패로 실현됐다.

 

카스파로프는 과학 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서 알파고의 승리를 예측하며 인간과 AI의 결정적인 차이는 흔들림 없는 일관성(relentless consistency)이라 언급한 적이 있다. “인간과 달리 기계는 안주 혹은 걱정하거나 지치지도 않는다” 체스와 바둑 같은 고도의 두뇌 대결에서 인간은 감정적이기에 불리하다는 예측이었다. 그의 예측과 불길함은 AI 앞에서 느끼는 인간의 무력감과도 맞닿아 있다. 고도로 발전하는 AI 산업을 바라보다 보면 쉬지 않는 AI를 인간이 따라가기란 불가능에 가까우며, 인간은 결국 AI에 대체 당하거나 지배당할 거라는 다소 디스토피아적인 불길함까지 느껴진다.

MusicLM에 명화를 묘사한 텍스트를 입력하자 생성된 30초 가량의 음악 예시 © producthunt

뜨거운 감자가 된 AI

2022년 12월 말, 챗GPT가 출시됐다. 챗GPT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2조 원을 투자해 화제를 모았던 OpenAI에서 개발한 생성AI 챗봇(인간이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참고로 챗봇은 크게 생성AI와 분류AI로 나뉘는데, 생성AI는 기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작문, 그림 그리기, 작곡 등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입력한 키워드와 묘사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미드저니(Midjourney), 달리2(DALL-E-2) 등이 있다. 구글에서 개발한 MusicLM은 입력한 텍스트를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거나 흥얼거린 멜로디를 다른 악기로 변환해 준다.

 

분류AI는 기존의 데이터를 특정 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것으로, 이용자가 던진 특정 질문을 그 카테고리대로 정리해 해당 질문에 맞는 답변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우리가 카카오톡이나 금융사 앱에서 문의하고 답변받을 때 활용되는 챗봇들이 주로 분류AI이다.

 

생성AI 중 언어 생성 인공지능 모델의 일종인 챗GPT는 대화 스타일의 텍스트를 잘 만들도록 설계되었다. 인간이 생성한 대규모 대화 데이터 세트로 훈련됐으며 인간이 대화에서 응답하는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용자의 질문(발화)에 대한 답을 만들어 낸다. 여기에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된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쓰이며, 그 결과 챗GPT는 언어 생성 모델의 수준을 급속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챗GPT를 둘러싼 반응은 말 그대로 폭발적이다. 공개된 지 5일 만에 이용자 100만 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넷플릭스가 3년 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10개월과 2개월 반, 스포티파이가 5개월 정도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한 달이 지난 40일 만에 하루 평균 일간활성이용자수(DAU) 1천만 명을 넘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참고로 인스타그램은 355일 만에 이 수치를 달성했다.

챗GPT 일간활성이용자수 기록 © 아크인베스트 브렛 윈톤 트위터

경향신문 기사 “챗GPT가 연 판도라의 상자”(2022-12-31)에 따르면 기자가 직접 챗GPT에 물어본바 챗GPT가 할 수 있는 용도는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ChatGPT를 사용할 수 있는 특정 작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챗봇 개발: ChatGPT는 사용자와 자연스럽고 일관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챗봇을 구축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챗봇은 고객서비스, 정보 수집 또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②언어 번역: ChatGPT를 사용하면 한 언어로 된 텍스트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여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용자 간의 실시간 대화가 가능합니다.

 

③콘텐츠 생성: ChatGPT를 사용하여 기사, 스토리 또는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같은 다양한 스타일과 형식의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④텍스트 요약: ChatGPT는 뉴스 기사나 연구 논문과 같은 긴 텍스트의 간결한 요약을 생성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ChatGPT는 광범위한 대화형 AI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실제로 챗GPT에게 에미넴 스타일로 랩 가사를 써달라고 했더니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냈고, 작업 중인 코드를 입력해 오류를 잡아내 달라고 했더니 도움을 받았다는 등 생생한 이용 후기가 쏟아지면서 챗GPT는 단순한 검색 엔진과 정보 제공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실제로 “한국 MZ세대의 가장 큰 어려움은?”이라고 질문을 던졌더니 취업난과 부채, 내 집 마련의 어려움, 워라밸 추구, 정신 건강으로 꽤 체계적인 답변들이 나오기도 했다.

 

챗GPT 성공에 힘입어 오픈AI는 올해 2월 1일, 월 20달러(한화 약 2만 4,000원)의 구독 서비스형 챗GPT 유료화 계획을 발표했다. 서비스 시점은 이르면 수주일 내라 말하며 유료화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는 지금보다 더 빠른 응답을 받을 수 있고 사용자가 몰리는 때에도 AI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무료 서비스도 여전히 이용 가능하다.) 챗GPT 서비스는 그간 검색, 자료 분석, 작문 등 정보를 수집·분석·창작하는 인간의 노력과 시간을 대폭 절약한다는 점에서 2007년 맥월드에서 공개돼 인류의 삶을 대대적으로 바꾼 아이폰(스마트폰)의 탄생에 비견할만한 혁명이라고 평가될 정도이다.

빅테크 시장에 감도는 전운

챗GPT 오픈 소식에 빅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게임체인저 등장에 긴장하며 술렁이고 있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기존 계획을 모두 뒤집고 사내에 AI 개발을 본격 시작하라는 코드 레드 경보를 내리고 사내 여러 조직에 챗GPT가 구글의 검색 엔진 등 사업에 어떤 위협을 줄 수 있는지 분석 및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경영 일선을 떠난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도 급히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네이버 또한 챗GPT의 단점 및 신뢰성·최신성을 개선한 네이버표 서치GPT를 올해 상반기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검색 엔진 빅테크 기업들이 이렇게 발을 벗고 나선 것은 챗GPT가 모든 판도를 뒤집을 만한 가능성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용자가 직접 키워드와 문장을 입력해 정보를 찾던 검색창의 시대가 끝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가령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 월별 구독료 정보 및 할인 혜택을 알고자 할 때 우리는 각 플랫폼 구독료를 하나하나 검색창에 입력해 직접 비교하거나 관련 정보를 정리한 콘텐츠를 찾아야만 했다. 고로 블로그, 기사처럼 잘 정리된 콘텐츠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챗GPT는 바로 답변을 정리해 알려 준다. 이용자가 직접 정보를 추리는 게 아닌, AI가 직접 추려주기에 정보 습득 방식이 훨씬 용이하고 직관적이다. 현재 MZ세대 사이에서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과 같은 이미지·영상 중심 콘텐츠가 새로운 검색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검색 엔진이 정보 수집 플랫폼으로서 힘을 잃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챗GPT의 출현은 전통적인 검색 엔진의 종말을 고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종말은 검색 엔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이폰이 인터넷 기반 디지털 세상을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옴으로써 인류의 기동성과 효율성을 높인 하나의 도구로서 기능한다면, 챗GPT는 인류의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위협적 요소가 될 수 있다. 인사이더는 “챗GPT가 각계에서 전례 없는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하며 창의력과 정확성을 기반으로 하는 사무직과 전문직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조선일보 또한 AI 개발 가속화로 화이트칼라 직업들이 쇠퇴할 것이라 분석하며 교사, 금융 애널리스트, 낮은 수준의 코딩을 하는 엔지니어, 기자를 포함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그래픽디자이너 등이 대체될 수 있음 시사했다. 뉴욕포스트는 “AI가 사무직 노동자를 대체하고 있다. 이미 늑대는 문 앞에 있다”고 보도했다.

 

일자리만 앗아가는 게 아니다. 인간의 사고력, 분석력, 창의력까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 기본 능력이 쇠퇴하는 건 아닐지 불길함이 엄습한다. 교육계와 학계에서 챗GPT 활용 여부를 두고 논쟁이 활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챗GPT를 활용한 과제, 논문 등이 속속히 보이기 시작했고 학생의 순수 학습 능력을 평가하기 더 힘들어졌다. 미국 뉴욕시는 공립학교 내에서 챗GPT의 접근을 차단하겠다 발표했고 조지워싱턴대는 AI를 이용할 수 없는 구술시험 및 그룹 평가를 늘리고 있는 상태다. 텍사스대에서는 AI에 관련 자료가 희소한 초기 셰익스피어 작품을 수업 교재로 선정하기도 했다.

 

종합과학을 다루는 국제학술지 양대 산맥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을 논문 공동 저자로 인정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네이처는 챗GPT 같은 도구가 과학의 투명성을 위협한다고 언급하며 인공지능은 논문 작성의 도구로서 연구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답했다. 사이언스 또한 과학적 기록은 궁극적으로 중요한 질문과 씨름하는 인간의 분투 가운데 하나라며 기계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고 결과를 이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챗GPT와 같은 생성AI가 위협하는 직업군 © 조선일보
구글 검색창에 적용된 AI 서비스, 검색 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요약한 텍스트가 상단에 뜬다. © 구글 블로그

새로운 기회일까? 종말의 위협일까?

사이언스지의 논문 공동 저자 불인정 발표문을 다시 뜯어보자. “AI는 사람을 위한 도구일 뿐.” AI가 인간의 일자리와 능력을 앗아간다는 디스토피아적인 시각의 반대 입장에서 챗GPT와 같은 생성AI를 우리 삶의 일부로 적극 수용했을 때, 오히려 인간의 사고와 창의력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잔업무와 기계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늘어난 시간과 여유, 두뇌 에너지를 보다 깊은 사고와 통찰력에 투자할 수 있지는 않을까.

 

실제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벤처 투자 회사 앤드리센호로위츠(a16z)는 생성 인공지능 모델이 게임과 같은 콘텐츠 창작 과정의 장벽을 낮춰 창작자들이 보다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게임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는 세상을 바꾸는 생성 인공지능과 일자리 및 임금의 미래라는 글에서 인공지능 콘텐츠 생성기는 창의적인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 하나의 창작물이 탄생하기까지 필요한 수많은 작업 중 많은 부분을 담당할 것이라 주장하며, 창작 활동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챗GPT로부터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창의적인 질문이 중요하다. 코딩의 원리를 아는 개발자가 던지는 질문과 비전공자가 던지는 질문은 현격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마치 한 분야의 전문가와 1:1 인터뷰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 사람으로부터 깊은 통찰력이 담보된 답을 얻고 싶다면 그만큼의 리서치와 배경지식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거대하거나 원론적인 질문들은 현재 챗GPT 수준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 “상반기 주가가 오를 유망주는?”, “집값이 뛸 지역은?”, “삶의 의미는?” 같은 질문에서 챗GPT는 그저 원론적인 답변을 줄 뿐이다.

 

그러나 특정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근거를 모을 때 챗GPT는 그제야 힘을 발휘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상반기 주가가 오를 유망주에 대한 답을 찾고자 산업별 전년도 실적 비교 분석을 진행할 때 챗GPT와 같은 생성AI 툴은 우리의 시간과 수고로움을 훨씬 덜어주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결국 질문을 던지고, 가설을 세우고,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하나의 창의성과 사고력이라 규정한다면 인간의 창의성은 쇠퇴한다기보다 AI를 발판으로 진일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AI를 활용해 궁금증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이 미래에는 주목받을 것이다.

 

반면 AI를 활용할 수 없는 이들이 처한 정보 격차는 더욱 심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AI미래전략센터는 미래세대에선 결국 인공지능을 얼마나 잘 다루는가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앞으로 아이들은 궁금증을 인공지능으로 해소하고 인공지능으로 여가를 즐기는 AI네이티브로 성장한다. 이들 세대는 큰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기회와 위기의 사이에 위치해 있다.”

 

다가오는 미래 앞에서 글로벌 빅테크는 미래 시장을 선점하고자 챗GPT 열풍에 합류하고 있다.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에 한 방 먹은 구글은 올해 안에 20개 이상의 AI 서비스를 대거 공개한다는 방침이며, 지난 6일(현지 시각) 챗GPT와 유사한 서비스 바드(Bard)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챗GPT와 달리 웹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할 거라고 설명했다. 구글 대화 응용 프로그램용 언어 모델(LaMDA) 기반인 이 서비스는 2021년 자료까지만 검색이 가능한 챗GPT보다 최신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더 우수할 것으로 예상이 되며 구글 검색창과 연동될 예정이다.

 

중국 최대 검색 엔진 기업 바이두도 오는 3월에 유사한 AI를 출시할 계획이다. 검색 서비스뿐만 아니라 업무에도 적용되는 형태다. 삼성과 포스코 또한 업무 자동화 솔루션에 애드테크(AdTech, 광고와 기술을 결합한 것을 지칭)를, 기업 와이더플래닛도 광고 운영 및 실적 관리 업무에 챗GPT를 도입할 계획이다. 카피라이터 문구를 학습해 상품의 문맥과 상황에 맞는 광고 문구 제안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정수동 와이더플래닛 최고기술책임자는 밝혔다. 포브스가 챗GPT를 두고 골드러시가 시작됐다고 묘사한 것처럼 현재 AI 서비스 시장은 장기적으로 1조 달러(한화 1,200조 원)가 넘을 것으로 주요 투자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챗GPT와 같은 생성AI가 일으킬 수 있는 윤리적 문제 © 동아일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세계 산업 질서를 재편하는 챗GPT를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챗GPT와 같은 AI는 PC나 인터넷의 등장만큼 세상에 영향을 줄 것이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 또한 “챗GPT는 무섭도록 좋고 위험 수준의 강력한 AI 등장이 머지않았다”며 신기술에 대한 경외를 드러냈다.

 

그렇지만 동시에 챗GPT는 표절, 신뢰성, 정확성, 혐오 표현과 편향성 등 윤리적인 문제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 정보의 출처를 알 수 없기에 가짜뉴스인지 아닌지 판별이 어려우며, 혐오 표현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 챗GPT에게 스탠드업 코미디를 작성하라고 했더니 성차별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 소설을 창작하라고 했더니 서구식 이름의 등장인물이 많았던 점 등 학습된 데이터에 따라 성별, 인종 편향성을 지닌 것도 확인이 된다. 마치 과거 국내 이루다 AI 챗봇이 소수자와 약자 혐오 발언 및 성차별적 고정 관념을 그대로 드러내 서비스가 중단된 것처럼 챗GPT 또한 유사한 문제가 발견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 미라 무라티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챗GPT 또한 규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참여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규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결국 AI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지금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는 AI가 우리의 창의력을 소멸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아닌, 일자리를 뺏을 거라는 무력감이 아닌, 더 많은 혐오와 편견을 조장할 거라는 냉소가 아닌 우리가 새로 만들어낸 이 도구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변화를 수용하되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논의와 비판을 여유롭게 받아내는 것이다. 그게 바로 문제에 끌려가지 않은 채 바람직하게 해결하며 방법을 찾아내는 인간의 창의력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