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 전관에서 제28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열렸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건축, 인테리어, 가구 등 한국 리빙 산업과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박람회로, 400여 개의 브랜드가 참가하고 15만 명의 관람객이 찾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기획 전시, 부대행사, 세미나 등 다채로운 콘텐츠는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의 연장선에서 환경, 사회, 예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단순한 기능을 넘어 삶의 가치를 바꾸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다양한 리빙 브랜드와 이제는 어느 분야에서든 빠질 수 없는 환경 보호 실천과 친환경 신기술을 선보이는 각종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가장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부스는 단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전시 및 체험 공간이었다. 그중 LG전자가 선보인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MoodUp) 냉장고를 활용한 전시와 체험존은 가전제품이 보여줄 수 있는 최신 기술의 정점과 그 경험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제28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 LG전자 부스
18대의 냉장고가 선보이는 실험적인 빛과 음악의 퍼포먼스
LG전자는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팝업 스토어로 알려진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스튜디오 쇼메이커스와의 협업으로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216제곱미터(㎡) 규모의 전시관을 선보였다. 전시의 주제는 무드업 타임(MoodUP TIME)으로, LG 씽큐(ThinQ) 앱을 이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색상과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냉장고와 키네틱 아트, 음악을 이용한 인상적인 한편의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었다.
무드업 냉장고는 LED 도어로 되어있어 색상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가능한 색상 조합은 17만 가지나 된다. 분위기와 테마에 맞춰 바꿀 수 있는 다양한 색상 큐레이션이 준비되어 있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자신만의 색 조합을 만들 수도 있다. 패널을 직접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패널의 무분별한 폐기를 막아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빛뿐만 아니라 음악을 통해서도 무드를 바꿀 수 있다. 냉장고에 내장된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파티와 휴식 등 원하는 분위기에 맞춘 다양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물론 사용자가 듣고 싶은 음악을 연결해 듣는 것도 가능하다.
전시와 체험존을 통해 무드업 냉장고를 실제로 보니, 냉장고 한 대라고 해도 색상과 음악의 연출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뀔 만큼 존재감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간단한 터치와 음성 인식을 통해 모든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든 간편하게 그날의 기분과 분위기에 따라 공간 연출을 바꿀 수 있다. 가전제품이 튀지 않는 가장 평범한 모양새로 공간에 붙박여 있는 게 아니라, 가전제품 하나가 개인의 취향과 감성과 기분에 맞춰 그때그때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셈이다.
가전제품의 미래, 기능을 넘어선 새로운 감각과 감성을 깨우다
새로 출시된 냉장고를 박람회에서 본다고 생각했을 때, 냉장고의 빛과 음악을 이용한 전시는 분명 일반적인 관람객이 기대하는 방향은 아니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체험존 외에도 냉장고를 이용한 퍼포먼스라는 실험적인 전시를 굳이 따로 선보인 이유는 미래의 가전제품이 나아갈 방향성을 더 분명히 제시하기 위한 도전이다. 빛과 음악. 그 누구도 냉장고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 기능이지만, 무드업 타임 전시는 지금까지 우리에게 필요한지도 몰랐던 새로운 감각을 깨우고 감성을 불어넣는 힘을 발휘한다.
전시를 본 관람객의 반응도 대부분 신기하다와 냉장고로 이런 걸 하네, 이런 것도 되네라는 것이었다. 언뜻 보면 단순해 보이는 이 감탄사 안에는 LG전자가 전시 무드업 타임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분명한 목표가 담겨있다. 가전제품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인 최신 기술, 일상에 배경처럼 녹아있던 가전제품을 재발견하고 새롭게 만나는 경험, 더 나아가 앞으로 가전제품에서 상상할 수 있는 더 깊은 감성과 가치에 대한 고민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5년 사이 기본적인 기능뿐 아니라 소통과 교감 등 정서적인 부분에서 가전제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대세가 되었다. 실제로 가전제품의 권장 사용 기간은 최소 7년부터 최대 13년까지며, 냉장고의 경우 평균적으로 10년에서 15년 정도 사용한다고 한다. 그 긴 기간 동안 매일 일상을 함께하는데도, 가전제품과 새로운 경험, 소통과 교감, 감성이라는 키워드는 쉽게 연결되지 않았다. 냉장고와 같이 특히 더 오래 쓰는 가전제품에는 평범함이나 기본과 같은 무딘 감각이 디폴트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드업 냉장고는 그 이름처럼 전면에 감성과 경험을 내세운다. 가전제품에 따라붙는 무뎌지는 감각 대신 매일 새롭게 깨어나는 감각을 추구한다. 내가 어떤 색의 조합을 좋아하는지, 오늘 나의 기분과 분위기에는 어떤 색과 음악이 어울릴지, 기분이 안 좋을 때 어떻게 하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휴식을 취하거나 파티를 즐기고 싶을 때 공간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하고 선택하는 과정은 기능을 넘어선 감성의 영역으로 사용자를 이끈다. 그렇다고 기본적인 기능을 소홀히 여기지도 않는다. 삶의 질을 높이고 환경까지 고려한 신기술은 이제 당연해졌다. 가전제품의 미래는 기술과 기능을 넘어선 소통과 교감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현대인의 삶의 형태를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장이 펼쳐진다. 특히 LG전자에서 선보인 실험적인 전시는 빠르게 변화하는 가전제품에 대한 현대인의 시각과 그를 통해 얻고자 하는 새로운 정서적 경험의 형태를 잘 보여주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신중하게 고르고 오래 사용하는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에는 자동으로 가장 보수적인 기준이 적용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드업 냉장고가 선보인 빛과 음악, 키네틱 아트와 함께하는 퍼포먼스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그 기준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가장 익숙한 배경으로 물러나 있던 가전제품을 나의 취향과 감성과 연결하고 새로운 감각을 깨우는 통로로 써보지 않겠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