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영향에 의한 온난화는 명백한 사실이다.”
지구온난화는 허상이다? 지구온난화는 사실이다? 그러나 인류의 영향은 미미할 뿐이다? 올해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를 둘러싼 각종 의문에 해답이 될 보고서가 나왔다. 바로 UN 산하 정부 간 기후변화에 관한 협의체 IPCC의 6차 보고서 제1 실무그룹(Working Group I) 보고서다. 제2, 제3 실무그룹 보고서가 차례로 나올 예정이며 내년 9월에 6차 종합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제1 실무그룹 보고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인간과 지구온난화 사이의 연관 관계를 명백히 한단 사실이다. 해당 보고서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It is unequivocal that human influence has warmed the atmosphere, ocean and land. Widespread and rapid changes in the atmosphere, ocean, cryosphere and biosphere have occurred.”
“대기, 해양, 토양의 온난화는 명백히(unequivocal) 인간의 영향이다. 대기, 해양, 빙하권(氷河圈), 생물권에서 광범위하게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IPCC는 1988년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로, 창단 이후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규명과 각국 정부의 행동을 끌어냈다. 독특하게도 이 기구는 단순히 과학적 입장에서 자료를 제시하는 기관 외에도 총 195개 정부의 대표들로 구성되어 정부 간 참여를 이끌어 낸다. 전 세계 과학자가 참여 및 발간하는 IPCC 종합 보고서(AR, Assessment Report)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부 간 협상 근거 자료로도 활용될 만큼 기후변화 담론을 주도해 왔다.
1차 보고서(1990년)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1992년)으로, 2차(1995년)는 교토의정서(1997년)로, 5차 보고서(2014년)는 파리협정(2015년)으로 채택되었다. 불행하게도(?) 매해 거듭될수록 IPCC가 전망하는 기후변화와 인류의 미래는 암울하다. 기후변화 혹은 위기와 관련해 암울하다란 표현을 쓰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러움에도 IPCC가 전망하는 지구와 인류의 미래는 분명 암울하다. 그럼에도 이 글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우울과 냉소가 아니다. 기후 우울증, 기후 슬픔(Ecological, climate grief)을 겪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드러나듯, 기후 위기 시대 속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암울한 전망과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무기력함이 아닌, 멸망으로의 이행을 늦출 수 있는 희망과 행동이라는 비관적 낙관주의니까 말이다.
좌절하지는 않되,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IPCC 보고서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 2019년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10ppm을 기록했다. 이는 지금의 지구 생태계를 어느 정도 유지하기 위해서 넘지 말아야 하는 선, 400ppm을 훨씬 웃돈 수치이다. 앞으로 20년 안에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넘게 올라가리라 예측됐으며, 현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09도 상승해 1.5도까지 0.41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1.5도 넘게 올라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터키, 그리스 시베리아, 미국 서부를 휩쓸고 있는 대형 산불이 보여주듯 앞으로 우리는 극심한 폭염, 호우, 홍수 피해 등 다양하고 총체적인 재난을 일상처럼 맞이할 것이다.
무엇이 이 문제를 낳았으며 멸망으로 향하는 속도를 늦출 수 없게끔 만든 걸까? 경각심이 없는 채 관성적으로 생활하는 개인들이 문제일까? 연관 관계는 있겠지만 본 글의 목적은 텀블러를 사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며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생활 속 실천을 행하지 않는 개인을 비판하고자 함이 아니다. 작년 지구의 날, 기후변화주간을 맞이해 환경부가 내놓은 포스터가 환경 단체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은 것처럼 지금의 기후 위기는 일상 속 개인들의 실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환경부는 지구의 날을 맞이해 시민들에게 다음을 요청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안 쓰는 가전제품 플러그는 뽑고,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는 분리배출하고,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라. 아마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본 기후변화 해결책일 것이며 실제로 많은 이들이 여기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지금의 기후 문제가 더는 개인들의 십시일반 격인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 김지석이 SBSNEWS에 기고한 글처럼, 기후변화의 원인의 핵심은 온실가스 배출의 증가이다. 그 책임 소재는 화력발전소, 화석 연료 의존 산업과 공정에서 발생한다. 정부와 국회, 기업이 나서야 제대로 바꿀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ESG 경영이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호명되면서 여전히 진정성의 영역에서는 의구심을 불러오고는 있지만 어찌 됐든 기업에게 ESG 경영은 새로운 화두가 되었다. 투자 유치와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하든 적극적으로 이행할 사회적 책임이자 구체적 책무로 삼든, 기후 위기 시대 속 탄소배출 감축이라는 미션은 기업에게 넘어야 할 산이자 해결해야 할 사회적 책무로 제시됐다.
본 글은 그 초점을 푸드테크(foodtech)로 좁혀 식품 산업군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푸드테크는 말 그대로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이 융합한 신산업을 지칭하는 용어로 식품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생산, 보관, 유통, 판매 등 식품 관련 전 분야의 혁신을 꾀한다. 동물 사체(고기)가 아닌 공기와 물을 활용해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기술, 커피와 맥주 찌꺼기를 활용해 만드는 에너지바, 기후 친화(Climate Friendly)를 모토로 식품 제조와 판매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식품 분야 스타트업의 노력이 모두 해당된다. ESG 경영과 시장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며 식품 산업의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이들은 과연 씬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전통 식품 산업 시장에서 재밌는 실험으로만 그려지는 플레이어에 머물 것인가?
#1 EAT
푸드테크의 첫 번째 유형은 먹거리의 변화다. 잡식으로 대표되는 인간에게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기보다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찾는 게 더 힘들다. 최근에는 기후 위기와 동물권 인식이 널리 퍼짐에 따라 비거니즘(Veganism)을 지향하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대체육 시장 또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주요 대형 육류 가공 공장 조업이 중단됨에 따라 육류 공급 부족 및 가격 인상이 대체육 시장의 성장을 촉발하고 있다. 대체육에는 콩고기로 대표되는 식물성 단백질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도 있다. 그럼 공기로 단백질을 만드는, 일명 에어 프로틴(air protein)은 어떤가?
직관적으로 말이 안 된다. 공기에 단백질이 있다고? 그러면 단백질 섭취에 그렇게 열을 올리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허망하지 않은가. 일차적으로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에서 어떻게 단백질이 발생한다는 말인가? 공기에서 단백질을 얻는 아이디어는 21세기에 나오지 않았다. 20세기 NASA에서부터 출발한다. 미항공우주국에서 말이다.
1969년, 인류를 최초로 달에 보낸 곳답게 당시 NASA에서는 우주비행사에게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이산화탄소가 없는 곳에서 식품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 원리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설명하겠다. 일명 폐쇄 육류 시스템(Closed-meat system)으로 이산화탄소를 대사할 수 있는 단세포 생물 수소산화세균에 착안해 물이나 우주비행사가 쏟아낸 이산화탄소를 수소산화세균에 부여해 다시금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로 변환하자는 아이디어다(좀 더 쉬운 설명이 필요하다면 아래 테드 토크 영상을 참고하길 바란다).
1960~70년대 당시 기술로서는 한계가 있었고, 시간이 흘러 머나먼 행성을 항해하기 위한 음식이 아닌 지금 여기(지구)의 탄소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대가 도래했다. 잊혀진 우주 시대의 기술로 곡물을 생산하자는 이가 나왔으니 이름은 리사 다이슨(Lisa Dyson)이다(다이슨 헤어드라이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물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햇빛, 이산화탄소, 수소를 모아 포도당이라는 에너지원을 생성한다. 이 과정을 모방해 미생물을 활용한 광합성을 통해 단백질을 만들자는 게 에어프로틴의 핵심이다. 하이드로제노트로픽(Hydrogenotropic)으로 불리는 미생물은 마치 식물처럼 이산화탄소를 음식으로 전환한다. 리사 다이슨은 마치 이 과정이 요구르트를 제조하는 것과 유사하다고는 하는데, 다만 발효 과정 없을 뿐이다.
이렇게 형성된 공기 단백질 분말은 동물성 단백질과 유사한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다. 호르몬, 항생제, 살충제, 제초제, 글루텐, 유제품이 안 들어가며 채식으로는 섭취하기 힘든 비타민 B, 비타민 B12, 니아신, 티아민 등이 포함되어 있다. 외형은 옅은 갈색 분말이며 맛은 없다. 정말 맛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의 단백질 파우더처럼 음료에 타 먹거나 음식에 섞어 먹을 수 있다.
축산업이 야기하는 산림 벌채, 가뭄, 토지 오염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특히 공장식 축산업과 온실가스 사이의 연관 관계는 이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혹여 잘 모를 독자를 위해 잠시 말하자면, 옥스퍼드대 조지프 푸어 교수 연구팀이 2018년에 게재한 사이언스지 논문에 근거하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4분의 1이 식품에서 발생하고 그 중 약 58%가 동물성 제품에서 발생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소고기와 양고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말 그대로 우리는 지금 고기를 먹음으로써 죽어가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대체육 시장이 하나의 대책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리사 다이슨이 2019년에 설립한 스타트업 키버디(Kiverdi)는 현재 에어 프로틴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세계 최상급 팀을 꾸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언제쯤 시장에 출시될지는 공표된 일정이 없기에 현재로서는 상용화된 에어 프로틴을 만나기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2 WASTE
푸드테크의 두 번째 유형은 먹다 남은 음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단 이때의 활용은 리사이클링의 재활용이 아닌 기존의 것에서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업사이클링에 가깝다. 먹다 남은 음식을 새롭게 먹자는 개념의 음식들이 도래하고 있다. 남은 맥주 원료 찌꺼기를 활용해 만든 에너지바가 그 예다. 작년 국내 주류업체 오비맥주가 카스의 부산물로 만든 에너지바 리너지바(RE:nergy bar)를 출시했다. 국내 푸드 업사이클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협업해 에너지바, 그래놀라, 시리얼 등을 개발한 것이다.
그간 맥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맥주박은 영양분이 풍부함에도 규제 때문에 식품 원료로는 사용되지 못했다. 리하베스트는 맥주 제조 과정에서 꼭 필요한 단계인 맥아를 짜고 난 후의 보리 부산물(맥주박)을 수거해 바로 살균-건조-분쇄의 과정을 통해 에너지바의 원료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료의 이름은 BSG(Barley Saved Grain)이며 일반 밀가루보다 평균 1.4배 많은 단백질, 약 18배의 식이섬유를 지니고 있다.
먹는 것을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커피 찌꺼기를 친환경 연료인 디젤 혹은 펠렛으로 변환하는 기업의 이야기다. 영국의 바이오빈(Bio-bean)은 커피 찌꺼기에 있는 15% 정도의 기름을 바이오 에너지로 변환한다. 커피 찌꺼기를 압착해 나온 기름을 바이오 디젤로 변환하고 그 후에 남은 찌꺼기로 고체 형태의 연료인 펠릿을 만든다. 바이오 디젤은 자동차의 연료로, 펠릿은 가정에서 장작 대신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바이오빈은 영국 정부, 글로벌 에너지 기업 로열더치셸과 합작해 바이오 디젤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이는 런던의 일부 버스와 운송 트럭에서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빈 홈페이지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매일 9,500만 컵의 커피가 소비되는데 이는 매년 수십만 톤의 커피 찌꺼기를 생성한다. 이 버려진 자원의 대부분은 매립지에 묻혀 온실가스를 방출한다. 바이오빈은 단순히 연료에만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인피카프(Inficaf)로 불리는 커피 찌꺼기를 업사이클링한 원료를 개발해 자동차 부품, 화장품, 섬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활용하고자 한다. 이처럼 버려진 것을 재가공해 활용하는 이 순환 경제 모델은 기존의 있던 것을 쓰고 버리는 선형 모델에 대한 대안으로 불리며 우리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에 희망을 가져다 준다.
#3 CHAIN
마지막으로 소개할 푸드테크 유형은 식품 공급망에서의 변화이다. 직관적으로는 푸드테크의 유형 중 하나라고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앞서 소개되지 않은 다른 푸드테크 유형들로는 로봇이 음식 서빙을 하거나, 3D 프린터로 음식을 만드는 것 등이 있다. 그에 비해 공급망에서의 푸드테크는 왠지 과학적 혁신이 덜해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 글은 기후 위기와 푸드테크의 대응이라는 연관성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기에, 식품 공급망에서 데이터 혁신을 통해 기후 친화를 달성한 기업들의 사례에 집중하고자 한다.
식품 스타트업 문샷 스낵(Moonshot Sncaks)은 탄소 중립을 목표로 유기농 재료로 만든 과자를 판매한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바로 뜨는 기업의 문구도 반갑다. 어서 오세요. 기후 친화적인 음식 환경 운동으로! 문샷 스낵과 같이 작은 제조 설비를 갖춘 중소기업은 자체 브랜드를 만들기보다 OEM(주문자위탁 생산, ODM(제조업자개발 생산) 방식 납품을 선호한다. 그러나 탄소 제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문샷 스낵은 유기농 농가와의 협력부터 제조, 판매까지 모든 것을 기업 스스로의 힘으로 한다.
문샷의 공급망 혁신은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지킨다. 명확한 재료 소싱 업체를 정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짧은 공급 체인망을 구축해 이동 시간 줄이기, 재생 농업 기술(윤작 재배, 경운 줄이기, 덮개 작물)을 활용해 토지를 오염시키지 않기. 이를 통해 문샷은 지속가능한 식품 공급망을 구축했다.
또 다른 예로는 파타고니아가 있다.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작년부터 식품 분야에서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식품 사업을 담당하는 파타고니아 프로비전(Patagonia provisions)은 화학 소재의 비료, 농약 대량 사용과 유전자 조작에 반대하며 재생 유기농업을 지향한다. 이는 단순히 친환경 식품을 만드는 것을 뛰어넘어 식음료 제품을 통해 친환경적인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에 출시한 연어 어포의 경우, 캐나다 스키나강 토착 원주민 부족들이 전통적으로 포획한 야생 연어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환경오염을 조장하는 양식 연어 대신 소규모의 야생 연어에 대한 수요를 창출해 시장이 좀 더 연어 개체를 보호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란 의도 속에서 출시했다.
마찬가지로 버펄로 육포의 경우도 버펄로들을 자유 방목해 기르는 프로젝트였다. 버펄로는 자유롭게 들판의 목초를 먹고 목초는 다시 다라나면서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끌어모으며, 기존의 사료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오염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이처럼 식품을 공급하고 재배하는 영역에서 거창하게 스마트 농장까지 아니더라도 기존의 구조가 지닌 문제점을 짚어내며 그 운용 과정을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 또한 혁신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앞서 소개한 푸드테크에서의 핵심은 기후 위기라는 아젠다를 끌어안은 기술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그 상상력이 지향하는 지점은 하나이다. 수익의 기회를 모두가 공생할 가능성에서부터 찾는다는 것. 단기간의 수익에 매몰되면 결국 지속가능한 수익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요원해 보이는 영역도, 수많은 투자와 개발이 이뤄져야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영역들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어느새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온 미래도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최근 발표한 단백질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과 북미의 경우, 2025년 육류 소비량이 정점을 맞이하며 점차 전통적인 육류 소비는 감소할 것이고, 2023년에는 식물 기반 대체육 가격과 품질이 기존 고기와 겨룰 정도의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그 속도를 따라가보면 2035년 즈음에는 대체육 시장이 전체 고기 시장의 22%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어쩌면 먼 미래에는 대체육 앞에 붙은 대체란 단어가 더 이상 필요 없을 수도 있다.
IPCC 보고서는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좌절감과 비관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시에 변화를 견인하고 그 속도를 더욱 촉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늦었을 때가 정말 늦었다는 명언이 있지만, 늦었다고 포기하기에는 우리는 여전히 이 지구에 살고 있지 않은가. 결국 살아있는 한, 선택은 존재한다. 앞서 소개된 푸드테크들은 다들 어떤 선택을 내렸다. 그 물결을 보며 우리도 선택을 내릴 수 있다. 그 어떤 선택을 지지하는 쪽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