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Dots
▪ 시상식은 일차원적인 수상의 자리를 넘어 산업과 사회 정체성 및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중요한 문화적 플랫폼이다.
▪ TV 중계가 중심이 된 전통적인 시상식이 대중의 관심을 점차 잃어가는 반면 온라인 스트리밍과 SNS를 적극 활용하는 ‘스트리미 어워드’, ‘숏티 어워드’, ‘더 게임 어워드’ 같은 참여형 시상식은 뉴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시상식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토니 어워드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혁신과 다양성을 수용하며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말이 되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저마다의 시상식이 열린다. 심사위원의 발표와 함께 수상의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은 그 자체로 드라마와 진배없다. 수상자의 감동적인 소감은 때때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켜켜이 쌓인 시상식의 역사는 수상의 의미를 확장시킨다. 그런 점에서 시상식과 트로피는 그 자체로 수상의 가치를 대외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산업 관계자들에게 동기부여와 기준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사회를 둘러싼 트렌드와 시대정신, 혹은 문화적 코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시상식은 해당 산업과 업계 전체의 정체성과 주류의 가치를 확인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창작자(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새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그러나 획일적인 기준이 존재했던 과거와 달리 다양성이 무엇보다 존중받는 요즘 시대에서 누가 최고인지 겨루는 시상식의 대중성과 설득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존 시상식의 경우, 공고했던 주요 시청자층이 점차 이탈하면서 시청률도 확연히 떨어지는 추세라는 사실이 이를 반영한다. 이러한 시상식의 주요 송출 방식이 TV 중계라는 점 또한 한계로 지적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시상식의 시대는 정말 저물어 가고 있는 걸까? 시상식의 권위와 트로피의 무게가 시대의 변화와 함께 점차 가벼워지고 있는 걸까?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을 맞추지 못한 채 그 권위가 흔들리는 시상식도 적지 않다. 그러나 변화를 기회로 삼아 새롭게 떠오르는 시상식도 분명 존재한다는 점에서 시상식의 권위와 그것을 바라보는 가치는 여전히 살아있다. 점차 파편화되는 매체의 다양성과 이에 따라 시상식을 소비하는 주요 시청자층이 움직이고 있을 뿐, 시상식이 드러내는 상징과 가치는 여전하다. 더 나아가 새로운 세대와 함께 새로운 전통을 쌓기 시작한 시상식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각 산업과 업계의 시류 변화가 한 눈에 들어오기까지 한다.


시상식의 역사적 역할과 의미
전통적으로 엔터테이닝 부문에서의 시상식은 업계·산업의 가치를 대외적으로 드러내는 무대를 의미했다. 업계 및 해당 산업의 공급자 측면에서 시상식은 해당 산업 종사자들에게 자신의 작품·활동·창작물이 정당하게 평가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영화 시상식의 경우, 감독과 배우 그리고 스태프들이 1년 혹은 그 이상을 공들인 프로젝트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며, 대중음악 시상식의 경우 수상한 뮤지션이 전 세계적인 관심과 판매고, 팬덤의 지지뿐 아니라 전문가들의 공식적인 인정 또한 받는 장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게임, e스포츠, 뮤지컬, 연극 등 어떤 분야든 함께 창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이 한자리에 모여 공식화되면서 업계 전체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해당 산업 내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시상식에서 특정 작품이 상을 받거나 후보에 오른다는 사실 자체가 시대를 관통하는 일종의 시대정신을 반영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새로운 시도가 싹트기도 하며, 활발한 담론의 장이 생성된다. 일반 대중과 소비자 측면에서도 해당 산업에 관심이 없던 이들이 시상식을 통해 대표작이나 아티스트, 크리에이터를 인지하게 된다. 기존 팬덤 내에서는 수상을 매개로 한 문화의 확장과 더불어 신규 팬층이 유입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산업 규모와 대중 인식을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셈이다.
더 나아가 시상식은 해당 산업의 문화·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한 해의 트렌드를 집약하거나 1년간의 흐름, 즉 시대정신과 문화적 코드를 압축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수상을 통해 어떤 장르가 새롭게 떠오르며 주목받았고 그 안에 담긴 어떤 메시지가 주목받았는지 시대의 흐름이 읽힌다. 최근에는 여성 창작자·소수자 아티스트, 다양성(Diversity)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시상식에서의 연설과 작품 선정 역시 그 흐름을 반영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결국 시상식은 한 해 동안 축적되어 쌓아온 문화적 맥락의 결과이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커리어 전환점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창작 방향을 고민하게 만들며, 관객·팬들에게는 다음 문화적 여정을 이끄는 안내서가 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시상식에 주목하고, 때론 시상 결과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 또한 시상식의 가치와 무관하지 않다. 시상식은 단순히 상패와 트로피를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업계 전체의 정체성과 가치를 확인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새 에너지를 불어넣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존 시상식들의 경우, 시청률 하락과 광고 수익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점차 파편화되는 매체의 다양성도 그렇거니와 그에 반해 여전히 실시간 TV 중계가 주요한 수단인 시상식들이 새로운 세대를 포용하지 못하면서, 또 TV 매체의 영향력이 감소하며 흥행 면에서 점차 내림세를 그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경우, 미국에서 방영되는 실시간 TV 중계 기준으로 2000년대 초중반 4천만 명 이상 시청한 것으로 집계되던 수치가 2020년대 들어서는 1천만~2천만 명대(혹은 그 이하)로 급격히 줄었다. 특히 2021년 시상식은 약 1,000만 명대 시청자 수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시상식들도 분명 존재한다. 역사와 전통 대신 스트리밍 시대 속 새로운 세대에 발맞춰 함께 호흡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시상식으로는 대표적으로 스트리미 어워드와 숏티 어워드를 꼽을 수 있다.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의 대표 시상식, Streamy Awards
스트리미 어워드(Streamy Awards)는 2009년에 시작된 온라인 비디오 콘텐츠 제작자(주로 유튜버·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온라인 숏필름 제작자 등)를 위한 시상식으로, 초기에는 비교적 작은 규모였으나 유튜브·틱톡 등의 크리에이터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지도와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시상식이 TV 중계를 중심으로 송출한 것과 달리 스트리미 어워드는 온라인 스트리밍(유튜브, 트위치, 페이스북 라이브 등)에 최적화된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를 통해 매년 수백만 명 이상의 시청자가 생중계·클립·SNS를 통해 관전하거나 투표에 참여하고, 주요 수상 장면은 유튜브 트렌딩이나 SNS 바이럴을 타고 빠르게 확산된다. “인터넷 셀럽”에 관심이 높은 MZ세대나 알파세대가 주 시청층이기에 전통적 TV 시상식 시청자 하락 추세와는 반대로 인터랙티브(Interactive) 참여 지표는 계속 상승 중이다. 시상식 자체도 밈(meme) 문화나 팬 투표를 적극 반영하고 게스트로 초청되는 이들도 대부분 인터넷 유명인이라 젊은 층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진다. 시상 부문 역시 베스트 크리에이터, 베스트 숏폼 시리즈, 베스트 브랜디드 콘텐츠, 베스트 버추얼 프로덕션 같은 뉴미디어 중심 부문이 존재해, 전통적인 영화·TV 시상식과 확연히 구분된다.
이러한 흐름 아래 스트리미 어워드는 디지털 영상·소셜미디어 분야에서 활약하는 크리에이터들을 공식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디지털 크리에이터 업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아 왔다. 포브스(Forbes)가 스트리미 어워드를 “문화의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결정적 무대”라고 평가했듯, 스트리미 어워드는 매해 게이밍·뷰티·푸드·음악 등 폭넓은 카테고리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의 혁신성과 영향력을 발굴해 왔다.
스트리미 어워드는 크리에이터 중심의 시각을 바탕으로, 전통 미디어 시스템과는 다른 인터랙티브(Interactive)하고 팬이 주도하는 디지털 생태계를 시상식에 그대로 반영한다. 과거 브레이크아웃 크리에이터(Breakout Creator) 수상자들이 엠마 챔벌린(Emma Frances Chamberlain), 찰리 디멀리오(Charli D’Amelio), 미스터비스트(MrBeast) 등으로 이어지며 전 세계적 스타로 성장해 온 사례는 스트리미 어워드가 크리에이터들의 대중적 인지도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진출에 얼마나 큰 발판이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최근 3년간(2020~2022)의 지표를 봤을 때 스트리미 어워드의 평균 시청 수는 약 640만 뷰를 기록하며 매년 온라인 중심의 혁신적인 소통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2022년에는 호스트인 에어랙(Airrack)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트리미 어워드를 생중계하기도 했는데, 이는 크리에이터 플랫폼이 곧 시상식 무대가 되는 시대 흐름을 잘 반영한 결과이기도 했다. 또한 마크 로버(Mark Rober), 미스터비스트(MrBeast), 찰리 디멀리오(Charli D’Amelio) 등의 온라인 스타들이 대거 참여해 시상식 자체가 글로벌 팬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미 알레시아 카라(Alessia Cara), 도자 캣(Doja Cat), 퓨처(Future), 하일리 스타인펠드(Hailee Steinfeld), 킴 페트라스(킴 페트라스), 노르마니(Normani) 등의 아티스트도 무대에 올라 디지털과 전통 음악 산업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일반적으로 비슷한 포맷으로 진행되는 여느 시상식들과 다르게 매년 시상식마다 구성과 프로그램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 역시 스트리미 어워드만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또한 해마다 팬들과 만나는 채널을 다변화하거나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며 수상 영역을 추가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왔다. 2015년도부터 Instagram, Snapchat, Vine과 같은 소셜 웹사이트 내 비디오 부문도 시상 영역에 포함하는 등,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와 팬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확장된 디지털 문화를 크리에이터와 팬 모두에게 재확인시키는 계기 또한 만들어 가고 있다. 12회 Streamy Awards(2022)는 처음으로 개인 크리에이터(Airrack)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독점 스트리밍되기도 하며 색다른 변주를 이어 나가고 있다.
2017년 Streamy Awards에서 트위터 실시간 생중계라는 색다른 도전과 함께 팬 페이보릿(Fan Favorite) 부문에서 팬들이 실시간 트위터 투표를 통해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 또한 주목할 만하다. 당시 #StreamyFanVote 해시태그가 트위터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그 결과 예상치 못한 후보가 수상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팬들이 단순 관객을 넘어 수상자 선정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기존의 권위를 내려놓게 만든 파격적 실험이기도 했다. 시상식 직후에는 수상작·공연 장면·밈(Meme) 문화가 대대적으로 확산됐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 크리에이터 경제가 또 한 단계 성장하는 동력을 제공해 달라진 시대 속 달라진 시상식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스트리미 어워드는 단순히 최고의 영상을 뽑는 것을 넘어, 크리에이터와 브랜드·음악 업계·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담당한다. 2023년 신설된 롤링 스톤 부문 역시 소셜미디어상에서 주도적으로 음악을 소비·재해석하는 팬들의 문화를 인정하고 공식화를 선언한 새로운 분야로, 아티스트가 소셜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길을 더욱 공고히 만들었다. 딕 클라크 프로덕션의 오랜 경험과 튜브필터의 디지털 노하우가 결합돼 크리에이터들이 주류 엔터테인먼트로 진입하는 관문이자 새로운 미디어 트렌드를 선도하는 무대로 자리 잡은 것이 스트리미 어워드의 가장 큰 성과이기도 하다.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의 혁신을 기리는 Shorty Awards
디지털 시대의 창의성과 혁신을 상징하는 숏티 어워드(The Shorty Awards, The Shortys)는 브랜드, 광고 대행사, 그리고 크리에이터들이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룬 작품들을 기리는 시상식이다. 스트리미 어워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단기 콘텐츠에 중점을 두는 이 시상식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치 등 다양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서의 콘텐츠 창작 성과를 평가한다.
2008년에 시작된 숏티 어워드는 초기에는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독립 크리에이터들의 성과를 인정하기 위해 출범했다. 2009년 2월, 첫 공식 시상식이 개최되면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으며 이후 매년 봄마다 트위터를 넘어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치 등 다수의 플랫폼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며 디지털 콘텐츠의 다채로움을 반영하게 되었다. SNS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숏티 어워드 역시 후보·부문·시상 규모가 매년 확장되고 있다. 유명 크리에이터나 브랜드 캠페인, 사회적 이슈 관련 캠페인이 수상하면 SNS상에서 바로 바이럴이 일어나 대중적 화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금은 소셜 미디어의 오스카로 불릴 정도로, 서구권을 중심으로 한 인지도와 권위가 높아진 상태다.
숏티 어워드는 팬덤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후보 추천 방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후보자 투표에 들어가고 분야별로 5명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투표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트위터 사용자가 후보다. 트위터상에서 짧은 추천의 이유와 함께 트윗을 보내는 간단한 방식이다. 최종 후보자 가운데 트위터 투표와 리얼타임 아카데미(Real-Time Academy of Short Form Arts & Sciences) 회원들의 평가를 합산해 최종 우승자를 결정한다. 리얼 타임 아카데미(Real Time Academy)는 숏티 어워드가 전문성, 업계 지식, 개인적 성취도를 기준으로 선정한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분야별 최종 우승자는 숏티 어워드 시상식에 초대되며, 최종 우승자의 수락 연설은 숏티 어워드 시상식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연설을 140자 이내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대중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오디언스 아너 투표(Audience Honor Voting)라는 공공 투표도 도입되어, 팬들의 의견을 수상자 선정에 반영한다는 점도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만한 색다른 시도의 하나로는 매년 진행 중인 추가 시상 프로그램, 숏티 임팩트 어워드(The Shorty Impact Awards)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 대행사, 조직의 디지털 및 소셜 미디어 기반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시상식이 단순히 상을 주는 것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격려하는 역할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숏티 어워드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콘텐츠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키는 주요 행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 시상식이 대중의 관심을 다소 잃어가는 가운데 숏티 어워드는 젊은 세대와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주목하는 창작자와 브랜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과잉 시대에서 중요한 큐레이션과 필터링의 역할을 하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지털 콘텐츠의 발전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스트리미 어워드와 더불어 숏티 어워드는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 콘텐츠의 빠른 변화를 반영하며, 크리에이터들과 브랜드가 그들의 역량을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공정하고 혁신적인 무대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도 숏티 어워드가 디지털 창작 생태계의 중심에서 그 영향력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자 근거이기도 하다.


모두가 즐기는 참여형 엔터테인먼트의 장, The Game Awards
디지털 미디어 업계에서 스트리미 어워드와 숏티 어워드가 급부상하고 있다면, 게임 분야에서는 빠르게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 시상식으로는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가 있다. 어느덧 게임은 젊은 세대만의 향유물이 아닌 전 세대가 모두 함께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세대를 넘어 그리고 세계를 넘나들며 함께 경쟁하거나 협력하는 커뮤니티이자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가며 열렬한 지지 기반을 빠르게 확대해 가는 중이다.
매년 열리는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는 게임 산업의 최정상에 선 작품을 기념하고 그 성과를 축하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작년 2024년의 더 게임 어워드는 제프 케이글리(Geoff Keighley)가 주최하고 프로듀싱한 11번째 시상식으로, 로스앤젤레스의 피콕 극장에서 12월 12일 생중계되었다. 이번 시상식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었으며 음악 공연과 유명 인사들의 참여로 더욱 화려하게 꾸며졌다.
더 게임 어워드는 2014년 처음 개최된 이래로 게임 업계의 주요 이벤트로 성장해 왔다. 제프 케이글리는 게임 저널리스트로서 이 시상식을 통해 게임 문화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 그 결과 매년 다양한 게임과 개발자가 참여하며 게임 산업의 발전과 혁신을 상징하는 자리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4년에 개최된 시상식에서는 아스트로봇(Astro Bot)과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Final Fantasy VII Rebirth)가 각각 7개 부문의 후보로 올랐으며, 아스트로봇이 총 4개의 상을 받으며 게임 오브 더 이어(Game of the Year)를 포함한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특히 아스트로봇의 수상은 게임 내에서의 혁신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사용자 경험이 업계 내외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이번 시상식에서는 아미르 삿바트(Amir Satvat)에게 최초로 시상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상이 주목받았다. 이는 대규모 해고 속에서도 게임 산업 종사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도록 도운 그의 공로를 인정하는 의미 있는 상이었다. 이 외에도 엘든 링 나이트레인(Elden Ring Nightreign), 인터갤럭틱: 더 헤러틱 프로펫(Intergalactic: The Heretic Prophet), 더 위쳐 4(The Witcher IV) 등의 신작 게임이 발표되며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2024년 더 게임 어워드는 1억 5,400만 명 이상의 시청자가 시청했는데, 이는 그동안의 더 게임 어워드 역사상 가장 많은 수치로 전년 대비 31%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다른 산업 분야와 비교해 보면 이 수치는 슈퍼볼(Super Bowl) 평균 시청자 수를 3천만 명 넘게 앞섰으며,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의 7배, 그래미 시상식(Grammy Awards)의 9배, 월드시리즈(World Series)의 10배에 달하는 폭발적인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트림스 차트(Streams Charts)에 따르면 시상식은 최대 4백만 명 이상의 동시 시청자를 기록하며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2023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이 수치는 1,498개의 채널에서 집계되었으며, 그 중 유튜브 공식 방송에서는 125만 명, 트위치(Twitch)에서는 39만 7천 명이 시청했다. 또한 15,900명 이상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이 이벤트를 공동 스트리밍했는데, 그중 11,000명 이상은 트위치에서, 기록적인 4,500명은 유튜브에서 스트리밍을 진행했다. 유튜브상에서는 시상식이 2백 170만 명의 동시 시청자를 기록하며 28% 증가했으며, 공식 채널에서는 130만 명 이상으로 35%의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트위터(Twitter) 내 해시태그 #TheGameAwards의 사용량 또한 150% 증가하여 1백 590만 건 이상의 게시물이 67억 9천만 회의 노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상식에서 발표된 다양한 신작 게임들은 게임 개발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한편 팬들에게는 새로운 기대감을 제공한다. 제프 케이글리는 “더 게임 어워드는 게임 커뮤니티와 산업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장”이라며, “시상식을 통해 게임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더 게임 어워드는 앞으로도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중심 무대로서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게임들이 등장함에 따라 시상식에서도 이러한 혁신적인 작품을 인정하고 시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편, 환경보호나 사회적 책임과 같은 주제를 다루는 게임들도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다.
팬들의 관심과 시선을 붙잡아 끄는 더 게임 어워드만의 주요 특징으로는, 시상식을 통해 미공개 신작이나 발매 예정 신작의 트레일러 영상을 깜짝 공개하는 경우가 많고 시상식을 진행하면서 게임 광고를 틀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요소가 사람들로 하여금 더 게임 어워드를 시청하도록 붙드는 매력적인 동기가 되며, 단순 시상식으로만 한정하기보다 축제의 장이 되는 배경이 된다. 2019년 시상식에서는 Cyberpunk 2077의 인상적인 예고편이 공개되었는데, 이 발표는 전 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 즉각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예고편이 수없이 공유되고 토론되며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극대화되었다.
시상 분야 역시 게임 장르와 제작상, 각본상, 미술상, e스포츠상 등 굉장히 다양하고 방대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대형 게임들뿐만 아니라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인디 게임에도 큰 무게를 둔다는 점이다. Best Independent Game 같은 부문에서는 인디 개발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돋보이며, 이들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다양성 포용은 게이머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와 스타일의 게임을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만족감을 준다는 점에서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중 단연 백미로 꼽히는 것은 오케스트라 연주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GOTY 후보작 시상 직전에 후보작의 OST를 모두 섞어서 오케스트라가 메들리로 연주하는 공연으로, 2017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게임을 하며 듣곤 했던 추억의 음악들을 아름답고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실시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 때문에 후보작이 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게이머들도 많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더 게임 어워드는 게임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는 중요한 행사로, 게임 개발자, 팬들, 업계 관계자들에게 큰 의미를 제공한다. 1억 5,400만 뷰 이상의 기록적인 시청률과 함께 다양한 게임과 혁신적인 콘텐츠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시상식은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앞으로도 더 게임 어워드는 게임의 발전과 창의성을 축하하며,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이끄는 주요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매년 게임 산업의 흐름을 반영하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게임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공정한 무대를 제공하고 있는 더 게임 어워드는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는 데 주요하게 기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와 전통 너머 새로운 변화를 향해, Tony Awards
앞서 소개한 시상식들과 달리 유구한 전통을 쌓아왔지만 새로운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시상식도 존재한다. 그중에서 토니 어워드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토니 어워드(Tony Awards)는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과 뮤지컬 분야에서 최고의 영예를 상징하는 시상식으로, 1947년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시상식은 브로드웨이 작품과 아티스트들의 우수성을 인정하며 미국 연극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토니 어워드는 단순한 시상식을 넘어 미국 연극계의 발전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 매년 6월에 개최되는 시상식을 통해 브로드웨이의 새로운 작품과 재능을 조명하며 연극과 뮤지컬의 예술적 성취를 기념한다. 이를 통해 대중은 최신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극장 관람에 대한 관심을 높이게 된다. 또한 토니 어워드는 수상작과 아티스트들에게 막대한 흥행을 제공해 왔다. 토니 어워드에서 수상의 영예를 거머쥘 경우, 해당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을 지속할 확률이 세 배로 증가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토니 어워드는 예술적 인정뿐만 아니라 상업적 성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브로드웨이 산업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매체의 급부상을 비롯한 다양한 시대적 변화를 겪은 최근 몇 년간 토니 어워드는 새로운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해 왔다. 특히 2024년 시상식에서는 록 밴드의 앨범 제작 과정을 다룬 연극 <스테레오포닉(Stereophonic)>이 최우수 연극상을 포함한 다수의 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바 있는데, 이러한 작품의 수상은 전통적인 연극 주제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소재와 스토리를 다루는 작품들이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최근 브로드웨이 시즌에는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 덴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 사라 스눅(Sarah Snook) 등 영화와 TV에서 활약하는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여하며 브로드웨이 무대의 다양성과 대중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토니 어워드의 후보작과 수상작에도 영향을 미치며 대중의 관심을 더욱 끌어모으는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토니 어워드의 시청률은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2024년 시상식의 경우, 시청자 수가 전년 대비 14% 감소한 350만 명을 기록하였다. 이는 변화하는 미디어 소비 패턴과 관객의 관심사 변화 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며 토니 어워드가 앞으로 어떻게 이러한 도전에 대응할지 주목된다. 그러나 그 전망이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건 토니 어워드가 변화를 수용하는 방식과 태도가 유연하다는 데 있다.
토니 어워드 측은 시청자 수 감소를 반등시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먼저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력을 강화한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더 많은 관객에게 접근하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훌루 등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협력을 통해 시상식 관련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시상식의 주요 공연이나 독점 인터뷰를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제공하여 온라인 시청자들의 유입을 증가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TV 시청자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와 글로벌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셈이다.
또한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여 시상식 전후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실시간 소통을 통해 관객의 참여를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라이브 업데이트, 백스테이지 영상, 인터뷰 등을 공유해 시상식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팬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부문을 신설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통한 팬 아트 공모전 등을 개최해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팬들의 관심을 높이고 시상식에 대한 개인적인 연결감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토니 어워드에서는 공식 해시태그(#TonyAwards2018)를 중심으로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실시간 반응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것 역시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색다른 시도로 평가받았다. 관객들은 공연 중 인상 깊었던 순간들을 즉각 공유하며 무대와 온라인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2020년 시상식에서는 “A Day in Broadway”와 같은 비하인드 더 씬 콘텐츠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 콘텐츠를 통해 관객은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제작 과정과 배우, 스태프들의 노력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으며 공연예술의 진정성과 인간적인 면모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밖에도 2022년부터는 시상식이 끝난 후 수상 소감, 인터뷰, 공연 하이라이트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SNS와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적극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TV 시청 외에도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재소비와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며 시청률 반등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토니 어워드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 전략을 도입하며 전통적인 시상식의 틀을 넘어서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디지털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에서의 참여도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시상식의 온라인 스트리밍 시청자 수는 전년 대비 20% 증가하였으며, 소셜 미디어에서의 해시태그 언급량도 25% 증가했다. 토니 어워드 측은 앞으로도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관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략을 개선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시청자와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야말로 전통 매체 속 시청자 수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고, 브로드웨이 연극과 뮤지컬의 매력을 더욱 널리 알릴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토니 어워드는 그동안 미국 연극계의 발전과 대중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이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작품과 재능을 발굴하고 다양한 관객층의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토니 어워드가 연극과 뮤지컬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하고 브로드웨이의 활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시상식 문화에 회의적인 시선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발을 맞춰가는 시상식이 있다. 단지 역사와 전통에만 기대지 않고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관계를 쌓아가며 새로운 권위를 쌓고 있는 시상식의 면면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시대적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빠르게 다변화, 그리고 파편화 되고 있는 개개인의 관심사와 그에 기반한 대중성의 쇠퇴는 시상식이라는 플랫폼이 갖는 가치와 한계를 동시에 생각하게 만든다. 시상식은 단순히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고 상을 수여하는 행사가 아니라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문화적 플랫폼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시상식이 직면해 있는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 가치는 점차 퇴색할 것이다.
따라서 시상식의 권위를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대중의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디지털화, 대중 참여 확대, 콘텐츠 다양화, 지속가능한 지원 프로그램 구축 등의 노력을 통해 미래의 시상식은 더욱 발전된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시상식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산업을 활성화하고 창작자들에게 지속적인 영감을 주는 진정한 문화적 아이콘이자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앞서 소개한 시상식들처럼 기꺼이 변화를 수용하고 권위보다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