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성장과 발전으로 경제 대국이 된 대한민국. 그 원동력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급격한 산업혁명을 거치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져 온 교육의 힘일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육의 형태도 변화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과 새로운 시도의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는 전혀 다른, 기존 교육에 없었던, 새로운 세상에 걸맞은 넓은 차원의 교육적 역할과 기능이 강조되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또한, 스마트 세대가 성장했고, 사람과 사물을 스마트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초연결 시대라는 것을 염두 해볼 때, 기존에 종이책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체 활용하기 시작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로 느끼는 요즘 세대와 소통하려면, 구세대의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 때문에 새로운 세대에 맞는 마인드와 매체를 가지고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요즘의 대세인 방탄소년단(BTS)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세계 팬들과 쉽게 소통한다. 지구 반대편에의 콘서트 현장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교육의 현장에서도 발전된 기술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계속 필요하다. 산업연구원(KIET)의 국내 키즈 콘텐츠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가 4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아동 교육 컨텐츠 산업은 인공지능(AI)과 가상∙증강현실(VR∙AR)등 신기술을 접목하면서 신(新)한류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교육기업이 개발한 영유아∙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서비스가 해외에서 잇달아 주목받고 있다. 교육과 기술을 융합한 에듀테크 분야에 투자가 몰리면서 에듀테크기업 성공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전통 교육에 미디어, 디자인, 소프트웨어(SW),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3D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된 산업을 의미한다. 이번기사는 아이들 교육을 위한 의미있는 접근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교육 콘텐츠를 몇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핑크퐁(Pinkfong)
언제 어디서든 아이의 일상을 즐겁고 재미있게!

한국의 대표적인 유아용 TV 애니메이션 뽀로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영유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는 2003년 첫 출시 후 지금까지 130개국에 수출되었고, 중국, 태국, 싱가포르에는 뽀로로 테마파크까지 세워질 정도로 인기 콘텐츠다. 핑크퐁 역시 독자적인 콘텐츠 기획력과 모바일 기술력의 조화로 뽀로로의 아성을 뛰어넘어 전 세계 1억 5천만 어린이가 열광하는 유∙아동 교육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핑크퐁을 개발한 삼성출판사의 자회사 스마트스터디는 2010년 6월에 설립된 글로벌 IP 회사로 우리에게는 상어 가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술력에 기반하여 유아부터 유년기, 청소년까지 재미게 즐길 수 있는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핑크퐁의 콘텐츠는 요즘 트렌드에 맞는 미니멀리즘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단색, 단순한 멜로디, 성인들도 지루해하지 않을 노래,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까지 이것이야말로 시각적 비용 최적화의 결과가 아닐까.

 

핑크퐁은 현재까지 4,000여 편의 동요∙동화 영상 콘텐츠로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각 나라 언어별로 제작하여 전세계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뿐만 아니라 125개 이상의 모바일 앱 시리즈, 유튜브, IPTV 등 디지털 채널과 스마트토이, 책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바일 앱은 전세계 112개국에서 교육 카테고리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대한민국의 한 아이돌이 미국 시장에 진출해 성공신화를 쓴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핑크퐁은 유튜브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조회수 기록을 앞질렀으며, BTS와 함께 3대 한국 콘텐츠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이러한 교육 콘텐츠 패러다임의 전환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한국의 키즈콘텐츠 산업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정부도 양질의 전문콘텐츠를 지속해서 개발하도록 에듀테크 분야의 관심과 지원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에누마(Enuma)
게임하듯 스스로 공부를 찾아서 하다, 킷킷스쿨(KitKit School)

최근 한국인 부부가 대표로 이끄는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가 전 세계 스타트업이 참여한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Global Learning XPRIZE)에서 대상을 차지해 이슈가 되었다.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는 엘론 머스크가 지원하는 XPRIZE(엑스프라이즈)라는 세계 최대의 비영리 벤처 기관이 UN과 함께 진행하는 경연대회이다. 학교도 교사도 없는 아프리카 오지의 아이들에게 태블릿을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되, 가장 의미 있는 학습 성과를 낸 스타트업에 1,500만 달러의 상금을 주는 글로벌 문맹 퇴치 경진대회이다. 여기서 에누마의 교육용 게임 킷킷스쿨을 개발하여, 학교도 교사도 없는 환경에서 태블릿릿으로 3세에서 7세 사이 아이들이 기초 언어와 수학을 배울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었다. 실제 현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영국 비영리단체 원빌리언(onebillion)과 공동 우승을 거머쥐었다.

 

엑스프라이즈의 최종 후보 다섯 팀은 2017년부터 1년 3개월간 탄자니아 300개 마을에서 필드테스트를 거쳤다. 아동의 학업 성취도 변화를 관찰하는 시범 사업으로 승부를 가렸다. 에누마는 실리콘 벨리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으로 엔씨소프트에서 일하던 이수인, 이건호 공동 대표가 2012년 설립한 교육 스타트업이다. 2014년 수학교육용 게임 토도수학(Todo Math)을 출시하여, 미국에서 무려 1,000여개 초등학교가 토도수학을 정규 수업 교재로 채택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킷킷스쿨의 우승은 교육용 게임의 가치와 가능성을 재증명하게 된 셈이다.

 

우승이라는 타이틀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것이다.국제사회가 오랫동안 매달렸는데도 퇴치하지 못한 개발도상국 문맹 문제를 해결할 길을 제시했다는 점이 기쁘다.

– 이수인, 에누마 대표

 

교육 앱 자체를 개발하는 것보다 교육이 닿지 않는 아프리카 오지 아이들의 상황에 맞게 현지화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아이들이 어떠한 환경에 처해있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는것을 증명한것이기 때문이다. 에누마의 종합 기초 교육 프로그램 킷킷스쿨은 학교 밖 아이들이 교사 지도 없이 학습 성과를 향상하는데 효과를 보여주었다. 현재 탄자니아에서 필드테스트를 거쳐, 케냐와 우간다의 난민촌에서도 판매가 시작되었으며 코이카(KOICA) 등 다양한 기관과 함께 더 많은 국가와 문화권으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나아가 사회에 기여함은 물론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 에누마의 지향점이라는 것을 볼 때, 지구상에 존재하는 교육격차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멋진 글로벌 기업이 될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브러쉬 씨어터(BRUSH THEATRE) 두들팝 공연
아이들의 일상에 문화예술이 스며들기를

연극은 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아주 많은 공연예술 콘텐츠이다. 아이들이 공연에 참여하면서 직접 보고 생각하고 상상하고 행동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러쉬 씨어터는 기존 공연 제작 및 기획 방식을 벗어난 독창적인 매니지먼트로 해외 네트워크 구축하여 주목받았다. 국내 공연 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며 새로운 공연 창작 방식을 도모하는 극단이며, 국내보다 해외에 더 알려져 있다. 최근 어린이 공연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브러쉬 씨어터의 두들팝(Doodle Pop) 공연은 상상력 넘치는 드로잉아트와 프로젝터 영상이 만난 가족극 무대이다. 아이들에게는 자극적이지 않고 서정적인 감성과 체험하는 공연으로 통통 튀는 상상력과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무대를 꽉 채운다. 다양한 악기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가족극으로 주인공들이 아무렇게나 그은 선 한 줄, 얼룩 한 점으로부터 얼마나 무한한 꿈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두들팝 공연은 2018년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Edinburgh Festival Fringe)의 아시아 아츠 어워즈 베스트 코메디상, 가디언지 선정 베스트 쇼 등의 성과를 얻은 공연이다. 2019년 에든버러 페스티벌까지 연속 초청작이며, 2019년 터키 이즈미르국제연극제, 캐나다 토론토주니어페스티벌, 인도 인코센터 기획공연 등 세계 투어를 앞두고 있다. 기존 공연과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브러쉬 씨어터의 두들팝공연 오픈은 30분전부터 시작한다. 공연 전 아이들이 직접 색연필과 사인펜으로 다음 공연사람들의 티켓을 만들기도 한다. 브러쉬 씨어터의 차기작인 꿈을 주제로한 공연 자료의 수집을 위해서 아이들 자신들의 꿈을 열심히 그려보는 시간도 구성했다.

낙서가 살아나서 예술이 되는 공간, 화려하지는 않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선하고 기발한 소재로 아이들과 직접 소통한다는 것, 그리고 더 이상 공연을 완성하는 것이 무대위의 주인공이 아닌 참여하는 관객(부모와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좋은 경험과 교육이 될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뒤쳐질까 걱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식적으로 풍족하기보단, 다양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통해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멋진 꿈을 키워갈 수 있는 교육의 시간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